하와이 한인사회도 한인들의 고령화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노령화 문제는 주거, 건강, 경제 ,언어소통, 여가활동등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영어소통에 문제가 있는 한인들을 위해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풀어갈 수 있는 노인들의 주거문제와 노인들을 위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노인들을 위한 주거형태에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정한 노인들을 위해서는 구태여 한인사회가 개입할 부분이 없다
다만 이들 노인들을 위해서는 건전한 여가 프로그램 개발에 커뮤니티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독자적으로 요리, 보행, 목욕, 화장실사용, 옷갈아입기 또는 침대에 오르내리기중 어느 하나라도 할 수 없을 때에 가족들과 같이 살지 못하면 성인 양호원(Adult Residential Care Home)에 거주해야 하는 노인들이다. 그런데 한인커뮤니티에 이런 한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시설이라고는 27명을 수용할 수 있는 ‘릴리하 한인양로원’뿐이다. 그나마 인종차별을 할 수없기 때문에 이 양로원도 한인이 아닌 다른 식구들도 받아드려 지금 40%가 비한인이다.
구태여 한인들을 위한 시설이 필요한 이유는 언어와 음식 때문이다. 흔히들 영어 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로컬양호원에는 갈 수없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언어소통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음식에 있다. 언어소통은 간혹 한인 쇼셜워커나 한인봉사자들이 있어 통역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국 음식 특히 노인식단의 특성상 노인들은 국을 먹어야 하는데, 매일 무국, 미역국,된장국등을 끓여주는 로컬양호원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양호원이 적은 규모로 필리핀인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한인노인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고 있다.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고 한국말을 하고 한국인의 정서를 아는 직원들이 항상 곁에 있는 한인을 위한 양호원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노인 그룹은 신체적으로 의료진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정도에 이르러 널싱홈에 들어가야 하는 노인들이다.
대부분의 경우 널싱홈에 가게되면 한국음식을 고집할 정도는 지났기 때문에 음식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널싱홈의 문제는 무엇보다 경비문제이다.
한인사회가 지혜와 재정적인 힘을 모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라고 본다.
첫 째는 양호원 시설의 확장이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양호원 시설의 추세는 되도록 개인주택이나 개인주택단지의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1980년도이전에 지어진 양호원들은 운영경비에 치중하여 대형시설을 고집해왔으나 심리학적, 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작은 규모의 시설이 좋다는 결론에 이르러 80년대 후반부터는 30-40평 많아야 50명을 위한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오레곤주가 이런 추세를 이끌어간 대표적인 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양호원 시설은 커뮤니티 중심가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 한인커뮤니티의 중심가는 시내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질수록 한인들의 입주 가능성이 적어진다.
현재 릴리하 한인양로원은 한인기독교회 소속 부설기관이다. 1에이커가 조금 넘는(36,942평방피트)개인 주택용도로 지정된 부지에 1954년에 지어진 목조건물은 도시계획이나 빌딩코드에 저촉되는 부분들이 많으나 ‘옛날집’이라는 명목으로 묵인되어(grandfathered) 전기나 화재등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키며 운영되고 있다.
이 부지에 시설을 확장/신축하려면 시정부의 ‘필요시설’이라는 특별허가를 받고 아파트 용도로 변경하여 4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신축할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 이 한인양로원 확장 신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시설이 너무 노후하고 노인들이 살기에 불편하여 불원간 다시 지어져야 한다. 한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방 하나를 개조하려고 하는데 건축법에 저촉되는 사항들이 너무 많아 거의 2년이 넘도록 시정부의 허가 과정을 거치고 있다.
방 하나를 고치는데 드는 경비만도 10만달러가 넘는다. 방 하나 하나 고친다고 해서 전체시설이 노인들이 편안하게 지낼수 있게 되는것도 아니다.
집집마다 계단이 있어 지팡이, 보행보조기등을 사용하는 노인들의 불편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또 집들이 따로 떨어져 있고 식당이 있는 본관까지 지붕이 덮여있지 않아 비가 오면 노인들을 일일이 우산을 받치고 도와주어야 식당에 모일 수 있다.
둘째로 이만한 크기의 부지를 새로 구입해 양호원을 짓는다면 프로젝트의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호놀룰루 시내에 1에이커내지 1.5에이커의 아파트용도로 지정된 부지를 찾아내기도 힘들뿐더러 부지 구입비만도 400만달러가 넘는다.
현 한인양로원 부지에 49명 새시설을 짓는다면 부지 구입비가 들지않고 건축비로 600만달러를 예상하면 된다. 600만달러라면 한인사회에서 300만달러를 모금하고 (1년에 1만달러씩 3년을 내고 매해 세금혜택을 받는 독지가 100명을 찾아낸다는 가정), 100만달러는 와인버그재단에서 받으며 나머지 200만달러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싼 이자 융자와 후원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49명의 거주자이외에 낮동안에 20명을 돌보는 데이케어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운영경비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재정상으로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선 한인기독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두 번째로 한인사회가 주력해야 할 과제는 노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쇼셜워커와 간호사가 너무 부족하다. 이들 전문가양성은 오랜시간을 필요로 하며 많은 경비가 들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장학금을 주어 그 분야를 전공하도록 해야한다. 동시에 여러 교회, 사찰단체들이 협동하여 노인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교육,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들도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일반집에서 노인을 봉양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는 식으로 자원봉사에 임하는 것은 안된다.
이러한 교육과 훈련은 매년 여러차례 정규적으로 운영되어 보다 더 많은 봉사자들을 양성해야 한다. 한인을 위한 양호원을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노인들의 여가활동 프로그램은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며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나오면 한인노인들이 모여사는 노인 아파트에도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있다.
세 번째로 현재 호놀룰루에는 6개의 노인회가 셋방을 얻어 운영되고 있는데 자체 건물을 가지고 있는 교회나 사찰들이 이들 단체를 수용하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주중에 비어있는 교회나 사찰시설을 노인회가 사용하게 함으로 노인회의 경비를 줄이며 동시에 노인회 프로그램 자체가 그 교회나 사찰의 프로그램으로 연계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노인학 이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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