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런던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며 일주일 동안 여행 할 기회가 있었다. 앤드류와 니콜라스는 쌍둥이인데 그들은 세인트 폴 성당에서 멀지 않는 런던 시내 중심 가에 산다. 그들의 아파트는 바로 “새 서울”이라는 한국식당 옆집이라 아내와 나는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어 버렸을 때 형제들 집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쌍둥이들은 런던 북쪽에 있는 엔 필드라는 도시에 있는 타운하우스를 우리들에게 빌려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머물렀던 타운하우스에서 런던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우리는 하루 종일 사용 할 수 있는 지하철 승차권을 사서 매일 출근하듯이 런던 시내로 들어가서 구경 다녔다. 국립 박물관과 런던 박물관에도 가고 템즈 강가에 세워진 새 천년 구름다리도 구경하였다. 관광지를 찾아 우리 둘이서 하는 관광도 재미있었지만 런던 태생인 앤드류가 거미줄처럼 이어진 런던 길거리를 곡예사처럼 운전하는 자동차 뒷좌석에서 앉아서 구경하는 관광도 재미있었다.
런던 거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관광 안내역을 맡은 앤드류는 대로를 통하지 않고 이 골목 저 골목으로 우리들을 데리고 다녔다.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잠깐 멈추어 사진을 찍고 버킹햄 궁전으로 가서 사진을 찍고 관광객들의 발이 미치지 않는 샛길로 빠져서 런던을 구경시켜 주는 덕분에 우리들끼리 여행하였을 때 보지 못하였던 런던을 이번에는 구경할 수 있었다.
관광지마다 아시안들이 많았다. 앤드류와 니콜라스는 중국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 사람들을 마주칠 때 또는 우리 뒤에서 걸어오는 아시안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아내는 웃으면서 “한국 사람이군요”하면서 인사를 건네었다. 상대 쪽에서도 웃으면서 “네, 한국사람입니다”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쌍둥이 형제들에게 우리는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지나가는 동양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하면 낯선 아시안 관광객들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인사에 한국말로 답례하면 “한국사람이다” 하면서 기뻐하였다.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스치면서 쌍둥이 형제는 중국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다고 장담하였다. 우리들은 “잘생긴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이다”라고 말하면서 런던거리에서 만나는 동양사람들이 한국사람인지 중국사람인지 일본사람인지 추측하면서 런던 거리를 구경하였다.
마지막 날 우리는 템즈 강변을 걷고 있었다. 잔디밭에서 전깃불이 반짝거리는 모자를 쓴 영국인 할아버지가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 한국 태극기를 잔디에 꽃아 놓고 풍선으로 만든 동물 장난감을 팔고있었다. 우리 일행은 왜 한국 태극기를 전시하는가 하고 물었다. 한국관광객들의 눈을 끌기 위해서 태극기를 꽂았다고 했다. 강변에 앉아 있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며 한국사람들이라며 지난주에는 200명도 넘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강변에 앉아 타워 다리를 구경하였다면서 그곳이 “코리언 코너“라고 일러주었다. 한국 여행객들이 예의가 바르다고 칭찬하면서 빨간 불이 번쩍이는 모자를 가리키며 “Reds” 팬이라면서 한국 태극기를 흔들었다.
우리는 쌍둥이 형제네 아파트로 저물어서야 돌아왔다. 마지막 날이기도 하여 한국음식으로 송별식을 하기로 하였다.
한국식당 옆에 몇 년을 살면서도 한국음식을 먹어 본적이 없다고 하는 형제들과 식당에 들어서자 수십 명의 아시안 젊은이들이 왁자지껄하면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너무도 소란하여 우리는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영국에서 버릇없는 한국사람들을 보게 된 것인가? 하면서 우리는 한인 웨이트리스에게 저 젊은이들이 한국 여행객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시끄러운 식당분위기를 사과하면서 런던에 사는 중국사람들이라면서 한국말로 낮게 속삭이면서 미안해하였다.
그들이 떠나자 식당은 조용하여졌고 우리는 앤드류와 니클라스에게 젓가락질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한국 음식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며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다. 전에는 흥미로운 것들을 보기 위해서 여행을 하였는데 지금은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여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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