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뉴스가 또 다시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전쟁을 향해 치닫고 있다. 양측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전쟁 상황에 돌입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의 주장이다. 경고는 계속 된다. “북한은 곧 핵무기를 확보한 후 핵을 테러리스트들에게 수출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도시에 원폭이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폐 핵 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끝낸 사실을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를 시인했다. 또 ‘매우 중대한 문제’라는 논평과 함께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어떤 선택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 였다.
미 국방부가 김정일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려는 전쟁 예비단계 작전계획인 ‘작전계획 5030’을 수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가 밝힌 것으로 ‘작전계획 5030’은 미군의 저강도 무력시위로 북한정권을 무너뜨린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므로 북한에 대해 극히 ‘도발적’이라는 내부의 비판이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보도가 부시 미 행정부는 탈북자 수천명의 미국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혹시 지나친 과민반응은 아닐까.
미국과 유럽인의 생명과 자유에 가장 중대한 위협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의 결혼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핵 9.11’이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든 이런 사태는 막아야 한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관계가 없다. 이 점에 관한 한 미국은 부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나가 돼 있다는 말이다.
최소한의 인명피해로 최대의 선전효과를 올리는 게 테러리즘의 본령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 주장에 동조한다는 계산에서다.
이 공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알 카에다는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한 400만의 미국인을 살해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9.11사태 후 오사마 빈 라덴의 대변인이 한 선언이다.
테러의 모티베이션이 달라졌다. 무차별 대량살상이다. 그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테러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핵 테러는 그래서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면 어디서 핵을 구할 것인가. 러시아가 그 가능 지역이다. 파키스탄 등 회교 이슬람 과격파 온존지역도 가능 후보다. 그리고 북한이다.
북한의 핵 개발에 미국이 과민할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대륙간 핵미사일이 두려운 게 아니다. 한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은 더 그렇다. 그런 건 부차적이다. 페리가 지적한 대로 ‘미국의 도시에서 원폭이 폭발할 수 있는 명백한 위협이 두려운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이 반입한 북한산 원폭의 폭발 가능성이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다. 맞다. 적어도 9.11사태 이전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백일몽이 아니다. ‘핵 9.11’이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란의 핵 전문가가 최근 평양을 방문했다. 이 사실을 미국 측은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이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를 거론했다고 한다. 그만큼 심각하게 사태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런 말이 나온다. 북한 핵 사태는 미국 대통령에게 있어 이제 단순한 해외정책상의 문제가 아니다. ‘조국안보(homeland security) 이슈’가 됐다.
다른 말이 아니다. 북한 핵 사태는 미국의 안보, 미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대통령은 조국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어떤 조치든 불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을 선택할 것이냐, 뉴욕이냐. 어려운 질문이다. 동맹국 한국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될 때는 서울포기, 뉴욕선택으로 기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북한 핵 위협이 레드 라인을 넘을 때 워싱턴이 궁극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암시다.
북한 핵 뉴스는 계속 이어진다. 이번에는 월 스트릿 저널 보도다.
“…정선조치 등의 고압정책이 정권 교체의 효과를 불러오지 않을 때 미 행정부는 직접적인 군사적 옵션을 고려할 것이다. 그 계획은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제한된 폭격이 아니고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폭격이 될 수도 있다. …7∼10월의 기간이 가장 위험 하다.”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그리고 답답하다. 핵 불감증에 걸린 한국의 모습이 여전해 보여서다.
옥 세 철<논설실장>
secho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