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보잉 밀어내고 항공기업계 새 강자로
총여객기 수주 64%…연비개선등 기술혁신 결과
민간 항공기 제조업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테러, 지역 분쟁, 전염병 사스 공포, 경기 침체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이같은 불안정한 배경 속에서도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추세가 있다. 그것은 에어버스가 세계 상업용 항공기 제조업계의 선두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년 파리 에어쇼에서 세계 항공기 제조업계의 양대 산맥 에어버스와 보잉의 팽팽했던 균형은 무너지고 말았다.
보잉이 제트 여객기 제작사의 재력 척도인 와이드바디, 즉 대형 여객기 경쟁에서 더 이상 승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 사실은 시애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최대의 상업용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게 심각한 뉴스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툴루즈에 자리잡고 있는 에어버스가 규모가 작은 항공기는 더 많이 판매하고 있지만 대형 제트여객기 주문은 항상 보잉이 석권했기 때문이다.
사실 보잉은 대형 항공기 제작의 시조다.
보잉은 747 점보기 제작에 사운을 걸었고 결국 커다란 승리를 거뒀다. 나중에 보잉은 쌍발 엔진 대형 여객기 2종을 더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230석 규모의 767과 300석 규모의 777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화려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보잉은 에어버스와의 선두 경쟁에서 최근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선 숫자부터 비교해 보자.
6월 중순현재 에어버스는 금년 여객기 주문량의 64%를 거머쥐었다. 에어버스는 161대를 확보했지만 보잉은 92대에 그쳤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문 총액 비교.
여기에서도 에어버스는 267억달러로 전체의 무려 76%를 차지했고 보잉은 82억달러에 머물고 말았다.
만약 지금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에어버스는 3년 연속으로 전체 여객기 주문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대형 여객기 부문에서도 선두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에어버스는 항공기 제조업의 라이벌인 보잉사의 홈그라운드로 여겨졌던 시장에서도 이제 리드를 잡게 됐다”
에어버스의 CEO 노엘 포저드는 말한다.
포저드의 말을 확인이라도 하듯 에어버스는 이번 파리 에어쇼에서 대형 수주를 따냈다.
중동 지역 항공사 에미레이츠가 41대의 에어버스 여객기를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총 규모 125억달러에 달하는 이 거래는 수퍼점보 A380 21대를 비롯, A340-600 18eo, A340-500 두 대를 포함하고 있다.
“에어버스 A380의 탁월한 경제성과 월등한 탑승 능력에 깊이 만족하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노선에 투입하고 싶다”
에미레이츠 회장 아메드 빈 사이드 알마크토움은 말한다.
에어버스는 현재 여러 측면에서 보잉에 앞서 있다.
200명에서 250명을 태울 수 있는 중형 여객기 A330은 뛰어난 연료 효율성과 긴 항속거리로 보잉 767을 완전히 압도, 767 시대는 사실상 끝나고 말았다.
또 하나의 커다란 장점은 에어버스 항공기들의 조종실 설계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종사들의 다른 모델 여객기 조종이 용이해 운항 스케줄을 잡는 데 있어서 놀라운 융통성을 제공한다.
A320과 A330 모델을 취항시키고 있는 노스웨스트 항공사의 최고 경영인 리처드 앤더슨은 “이같은 융통성은 경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대형 항공기 수주에서도 에어버스는 보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에어버스가 지금까지 확보한 A380의 주문량은 모두 129대. 2006년부터 운항을 시작할 2층 구조인 A380의 주문은 쇄도하고 있지만 라이벌 기종 보잉 747 판매는 거의 고갈된 상태다. 현재 747기종은 여객기가 아닌 주로 수송기로 팔리고 있다.
그렇다고 보잉이 에어버스의 약진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보잉은 에미레이츠를 설득, 여객기 신규 주문량의 절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계약에는 신형 장거리 여객기 777-300도 포함돼 있다. 또한 보잉은 파리 에어쇼에서 대한항공에게 아홉 대의 대형 여객기를 판매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잉은 A330에 대적하기 위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7E7 드림라이너라는 여객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7E7의 취항이 빨라야 2008년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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