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핫 이슈
‘청부론’VS‘청빈론’
화제의 책들
최근 한국 기독교계 핫 이슈는 ‘청부론 vs 청빈론’ 공방이다. 높은 뜻 숭의교회 김동호 목사에 의해 ‘깨끗한 부자-청부’(2001)가 출판된 이후 브루스 윌킨스의 ‘야베스의 기도’(2002)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 현대인들을 성취지향주의로 이끌면서 청부론은 기독교인들의 뜨거운 관심사가 됐다. 그러나 올해 초 김영봉 교수가 ‘바늘 귀를 통과한 부자’를 발표, 청부론을 성경에 비추어 비판하고 부유한 삶의 참된 의미를 모색하는 청빈론이 제기되면서 깨끗한 부자와 자발적 가난, 어느 쪽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물질주의와 성장주의가 지배해온 기독교계에 부의 참다운 의미와 교회의 역할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 화제의 책들을 모아봤다.
▲‘깨끗한 부자’
(김동호 목사 지음, 규장문화사 출판)
‘크리스천이 고민하는 돈 문제의 명쾌한 해답’이란 부제가 있는 이 책은 돈에 대한 기독교의 원리는 청빈이 아닌 청부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김동호 목사가 “하늘에 보물을 쌓는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라”고 쓴 책이다. 십일조와 기타 헌금, 저축하는 문제에서부터 크리스천이 돈과 관련해서 균형 잡힌 지침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평소 “공부해서 남 주자” “진리가 밥 먹여준다”는 식의 탁월한 역발상 메시지로 현대인에게 복음과 말씀의 진수를 전달해온 저자가 제목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희망하는 ‘부자 되기’에 대한 성경적 원리와 돈에 대한 크리스천의 자세를 명쾌하게 다루며 편향된 시각을 조율해준다.
돈 자체를 죄악시하여 마치 청빈이 크리스천의 미덕인 양 주장하는 일부의 논리를 일축하고 반대로 부는 복이 아니라 은사라는 주장과 함께 부자가 크리스천의 축복인 양 착각하는 부류의 기복적 신앙관도 강하게 꼬집고 있다.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
(김영봉 교수 지음, IVP 펴냄)
‘청부론과 청빈론을 넘어서는 가난과 부에 대한 영적 사색’이란 부제가 의미하듯 인간의 부패한 본성을 물질을 통해 집요하게 농락하여 죄의 책략을 정밀하고도 감동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기독교 청부론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대해 매우 염려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소명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깨끗한 부자’가 되는 것이 생의 목표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부유한 삶이 아니라 거룩한 삶으로 부르셨다. 거룩한 삶은 언제나 부유한 삶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용하여 거룩한 삶에로의 부르심을 완성하도록 부르신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은 전면적이고 철저하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부르심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내게 있는 것’
(이재철 목사 지음, 홍성사 출판)
‘모두가 부자를 꿈꾸는 시대의 청년들에게 띄우는 세 번째 청년서신’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최고·최대가 되어야 한다는 거대주의,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성공지상주의, 인간의 인격마저 물질로 가늠하는 황금만능주의로 대변되는 매머니즘의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물신의 시대’와 그 시대 정신을 거슬러 오르라고 갈파하는 깨움의 메시지다.
이 시대 청년들을 가슴에 품고 꾸준하게 본질 회복을 권고해온 저자는 사도 베드로가 앉은뱅이를 손잡아 일으키며 한 말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에서 책제목을 따왔다.
이 책은 “장차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 지금 이토록 수고하는가?”를 물으며 ‘내게 있는 것’, 곧 우리 중심의 목표와 소유의 본질을 돌아보라고 말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도 오직 야망에 뿌리를 둔 출세와 성공만이 관심사라면 지금부터 신앙의 내면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질책한다.
▲‘역전 인생’
(미타니 야스또 지음, 토기장이 펴냄)
하나님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성공한 가네보 CEO의 신앙과 인생 성공리포트다.
일본 최고의 제약회사인 가네보 약품의 신화를 만들어낸 미타니 야스또 회장은 45년 동안 가네보에 재직하면서 많은 좌절과 도전 끝에 역전드라마를 만들어내 일본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높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부인의 전도로 크리스천이 된 저자는 항상 ‘하나님 최우선’이라는 경영전략으로 정면 도전해 가네보 최고직에 올랐으며 ‘출세보다 하나님이 먼저’라는 분명한 신앙노선이 있었기에 위기의 순간순간 마다 하나님 편에서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곤 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저자를 역전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든 부인 미타니 키미꼬는 항상 남편에게 승진보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 중심’으로 살 것을 강조한 내조로 유명하다.
▲‘심플라이프’
(리처드 포스터 지음, 규장문화사 출판)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기독교적 단순성이 주는 마음의 참 평안과 기쁨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으로 영성 신학자인 리처드 포스터가 단순한 삶의 기반과 실천을 통해 물질주의에 물들고 찌든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청정한 메시지다.
저자는 자신의 삶과 교회사 속의 신앙 인물들의 행적,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단순한 삶의 가치와 유익을 실제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예수께서 놀랍도록 단순한 삶을 사셨다는 것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없다.
그분은 하나님께 중심을 두셨다. 하나님께 대한 그분의 투명함이 모든 것을 지배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됨의 의미는 단순성을 빼면 생각할 수 없다”며 단순성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 반대 방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더욱 어렵다고 일축한다.
▲‘형통의 원리를 상속하라’
(강준민 목사, 두란노 펴냄)
형통한 삶을 살았던 이삭에게 배우는 형통의 원리와 비결을 쓴 이 책은 형통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5가지로 분류, 제시한다.
첫째,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승리 의식, 풍부 의식, 즉 형통의식을 갖고 살라.
둘째, 긍정적인 태도를 생명처럼 여기라.
셋째, 원리를 적용하는 데 탁월해야한다.
넷째, 다른 사람을 형통케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라. 저자는 “잘못된 방법으로 성공하는 것은 오히려 비극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성공해야 한다.
성경의 원리를 따라 형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조건 성공하고 보자’라는 잘못된 성공 지향의 삶을 지양하고 형통의 참된 의미를 깨닫도록 추구하고 있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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