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 티켓 싸게 사는법
△특정한 시간에 여행하고 싶다면
가능하면 빨리 예약할 것. 피크 타임이라면 더 서둘러야 한다. 왕복 스케줄은 모두 주중으로 하는 편이 낫다. 디스카운트 티켓은 더 빨리 팔린다.
△저가 티켓을 구입하고 싶다면
가능하면 경유 항공편을 이용하고 피크 시간이나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똑같은 일반석도 수 십개 요금으로 분류
전화회사 ‘벨사우스’의 매니저 윌리엄 해리스는 지난 겨울 앨러배마 버밍햄에서 노스캘로라이나의 샬롯으로 출장을 떠나기로 하고 항공권 가격을 알아보다 기겁했다. 수 곳의 항공사를 알아봤지만 가장 싼 요금은 왕복 950달러에 달했다. 직원 4명과 함께 떠나는데 필요한 예산은 5,000달러. 결국 항공여행을 포기하고 그들은 자동차로 400마일 출장길에 나서야했다. 그는 “유럽노선 왕복 비행기요금도 300달러선을 웃돌기도 하는데 2시간 내외 국내선 요금이 이 정도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항공여행 성수기를 맞아 이처럼 ‘터무니없는’ 요금에 당황해 본 여행객들은 한 둘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항공요금을 마치 퍼즐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체계도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의 요금 차는 아니다. 그렇다면 한 비행기, 동일한 등급의 좌석인데도 요금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수 십여개의 요금 체계 구축
한 가지 예로 똑같은 LA-뉴욕 왕복 항공권의 경우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티켓을 구입했느냐에 따라 요금은 무려 500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이유를 살펴보자. 항공사들은 수 백 만달러를 투입, 대규모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해놓았다. 이 시스템은 어떤 고객에게 어느 요금을 적용할 지를 수 십가지 케이스로 구분해준다. 이 과정을 항공사에서는 ‘수익 관리’(revenue management)라고 부른다. 항공사들은 ‘수익 관리’ 과정에서 복잡한 예측 모델을 각기 다른 타입의 고객들과 그에 맞는 요금과 결합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전 좌석을 다 팔아야하겠지만 완전한 가격(full price)으로 티켓을 구입하는 막바지 여행객들을 잡기위한 좌석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 항공사들이 가장 쉽게 사용하는 방법은 가격과 유용성에 따른 좌석 분류다. 주로 출발 21일전 혹은 14일전, 7일전 등에 판매할 좌석 수와 요금을 설정한다. 여행사에서 어느 가격대 티켓이 다 팔렸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당연히 ‘마지막 순간’에 티켓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요금만 내는 것이 아니라 항공사가 다른 승객들에게 티켓을 팔지 않고 좌석을 보전해준 시점까지의 대가를 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이 같은 ‘게임’이 항상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항공사측이 5-10개의 좌석을 남겨놓았지만 마지막에 항상 다 팔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금 체계 30년전 시작
항공사들의 이 같은 ‘매출 관리’ 전략이 시작된 것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2년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캐네스 리틀우드가 저가 티켓 판매 과정의 원칙을 결정하면서 부터다. 리틀우드의 컨셉은 비교적 간단했다. 많은 사람들이 디스카운트 된 티켓을 구입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감안, 소량의 정가 티켓을 다 팔았을 경우의 예정된 수익과 실제 수익이 합치할 때까지 할인된 티켓을 계속 판매하는 것이다. 단 판매가 가능한 풀 프라이스의 티켓 판매량을 결정한다.
하지만 여러 항공사들이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컨셉에 동참하면서 매출 모델에 대한 방정식은 한층 복잡해졌다. 이들 업체들은 요금 체계를 다르게 책정하는 것은 물론 각종 제한 사항도 집어넣었다. 예를 들어 ‘토요일 밤 규정’(Saturday-night rule)의 경우 레저 여행객들을 차단함으로 수익면에서 더 유리한 비즈니스 출장객을 더 유치할 수 있게 했다. 환불 불가(non-refundable) 티켓의 경우도 비슷한 이유다.
지난 90년대 초만해도 요금 옵션의 범위는 상당히 복잡했다. 아메리칸 항공의 경우 이코노미 클래스만 해도 편당 여러개의 요금 체계와 코드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현찰 정가 구입시 ‘Y’, 저가 티켓은 ‘M’하는 식으로 그 요금이 적용되는 날짜까지도 포함시켰다. 같은 비행기의 동일한 등급의 좌석이라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여러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여행을 코앞에 두고 티켓을 구입한 사람과 피크타임을 피해 30일 전 ‘넌-리펀더블’ 티켓을 구입한 경우는 엄연히 다른 상품을 판매한 것이다.
동일한 항공편의 최고와 최저 사이의 요금 차는 20대1정도.
■기업 예산 감축, 항공사 타격
지난 수년간 항공사들은 디스카운트 티켓 판매에 따른 수익차를 기업들의 비즈니스 출장 판매분으로 상쇄해왔다. 기업들의 경우 비싼 가격에 대규모로 티켓을 구입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비즈니스 출장 예산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출장 수요도 디스카운트 티켓쪽으로 몰리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저가 티켓 혹은 넌-리펀더블 티켓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복잡한 요금 체계도 점차 단순화되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의 경우 많은 요금 코드를 포기하고 호가(bid price)시스템으로 변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라이스라인’(Priceline) ‘핫와이어’(Hotwire)와 같은 온라인 디스카운터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경우 10년전과 비교할 때 티켓 샤핑 방법은 더 많아지고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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