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리딩 CEO들
소네트사 조 병 태 사장
미 모자시장 7-10% 점유, 업계 실질 1위
28년을 한 길… 작년 매출 9,000만달러
1978년 야구모자 개발로 사업확장 전기
리복·나이키·퀵실버 등 OEM생산
1998년 독자 브랜드 ‘플렉스핏’개발 인기
뉴욕에 본사를 둔 한인 스포츠 모자 업체 ‘소네트’(대표 조병태). 이 회사가 1년에 주로 미국에 내다파는 모자는 3,500만개에 이른다. 미국 모자 시장의 7~10%를 점해 실질적으로 스포츠 모자 업계의 세계 1위 업체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라 할 수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 공장과 방글라데시, 베트남,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모자 매니아인 미국인들에게 팔려나간다. 대표적 납품업체인 리복, 나이키, 퀵실버, 오클리 등 다양한 브랜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무늬 없는 ‘블랭크 캡’(Blank Cap)으로 올리는 1년 매출은 2002년 기준 9,000만달러에 달한다.
모자왕국의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은 1975년 미국에 건너온 조병태 사장. 그 역시 CEO로 성공을 거두기까지 녹록치 않았던 시간을 견뎌야 했다. 한국에 형 조병우(현 ‘유풍’회장)씨가 설립해 운영중이던 방직 관련 업체 ‘유풍’에서 생산된 모자를 미국에서 팔아보려던 조사장의계획은 바이어들을 만나면서 어느새 좌절로 바뀌었다.
조사장에게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준 해는 1978년. 토마스 프로모션(Thomas Promotion Co.)을 설립하고 선명하게 프린트되는 야구모자를 개발하자 좋은 반응을 얻어 커미션을 주고 쿼터를 구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미 30개 구단의 이름이 새겨진 야구모자는 30%의 마진을 남기면서 창고를 얻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1984년 양키즈 스타디움과 처음으로 단독 납품계약을 맺어 9년간 20만개씩의 모자를 공급하기도 했으며 이후 나이키, 나사항공우주국, 시바스 리갈, US 오픈, 마스터스 골프 등 모자가 필요한 곳은 어디라도 공략해 들어갔다.
연간 25% 이상의 고속성장을 바탕으로 1988년에 도미니카 공화국에 세계최대규모(직원 3,850명)의 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재 전체 판매량의 70%는 이곳에서 생산된다.
‘소네트’란 사명은 1999년 생산공장 ‘유풍’과 판매법인 ‘토마스’를 합치면서 만들어졌다.
특히 1996년 개발돼 1998년 특허를 얻은 소네트의 독자 브랜드 ‘플렉스핏’(Flexfit)은 회사를 매년 30%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든 대표 브랜드가 됐다. 3년간의 개발을 거쳐 시장에 나온 ‘플렉스핏’은 크기 조절장치가 없지만 원단과 땀받이가 탄력성 있는 재질로 만들어져 머리 크기에 관계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모자다. 최근에는 ‘플렉스핏’이 고급 모자로 인기를 얻자 이를 복제해 유사한 이름으로 판매하는 회사들이 여러 생겨났다. 소네트는 그중 대표적인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대형업체 ‘H&C 헤드웨어’를 상대로 특허권침해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연방지법에서는 소네트사의 승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정해 ‘플렉스핏’의 유사품인 ‘뉴제너레이션누핏’의 미국 내 생산과 판매를 재판이 끝날 때까지 중시시킨 판매중지가처분 결정을 내린 상태다.
조사장은 “모자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야외 활동이 많은 미국적 생활문화의 필수품일 수밖에 없다”면서 “품질만 좋다면 무한한 시장이 열려 있다”는 시각으로 모자업계를 바라보고 있다.
저가 중국제품의 침투 속에 대안은 품질의 차별화밖에 없었고 그 결과물이 ‘플렉스핏’였던 것이다.
조사장은 “초반 실패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28년 동안 한 우물을 판 것이 리딩 컴패니로 자리잡을 수 있던 이유”라고 ‘짧지만 굵직한’ 성공비결을 밝혔다.
조병태 사장 일문일답
“끊임없는 제품개발 1위 지킬것”
-미국 땅에서 정상기업으로 키워내기까지 기업경영의 신조가 있다면.
“파는 것은 물건이지만, 비즈니스는 사람이다. 소송도 사람이 한다. 회사직원에게 나의 부하직원보다는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강조한다. 고객도 사람이다. 신뢰를 주고, 고객의 요구를 맞춰주는데 최우선을 뒀다”
-앞으로 ‘소네트’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모자만 30년 가까이 팔았다. 실제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다. 끊임없는 제품계발과 시장조사 외에는 대안이 없다. 타이거 우즈도 1등 자리를 지키려면 계속 연습하지 않겠는가. 저가 중국제품이 밀려오는 통에 고급화로 방향을 잡았고 이를 뒷받침하려면 과감한 투자로 업계 트렌드를 바꿀 제품계발 밖에는 없다”
-‘플렉스핏’의 특허침해 소송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판매중지 가처분결정은 캘리포니아에서 유례 없는 일이라고 들었다. ‘H&C 헤드웨어’는 우리가 신제품을 개발하면 비슷한 컨셉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빠르게 성장해 왔다. ‘플렉스핏’을 흉내내 싸게 파는 업체가 많아져 피해가 컸다. 본보기로 삼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인데, ‘H&C 헤드웨어’쪽에서 배상금액을 줄이기 위해 네고를 제안해 왔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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