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매트릭스등 화제작 즐비
“I’ll be back!” 12년 걸렸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졌다. 엄지손가락 치켜들고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며 ‘돌아오겠다’고 하던. 올 7월 <터미네이터>가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매트릭스>도 돌아온다. 미래 액션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수많은 마니아와 패러디를 양산했던 <매트릭스>가 4년 만인 올 5월과 12월, 연달아 2편과 3편을 선보인다.
올 여름 유난히 거센 속편 바람의 배경과 전망을 속편의 주인공들 목소리를 통해 짚어본다. 물론 가상 스토리다.
◆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증언
환갑이 겨우 3년 남았다. 솔직히 한쪽 손으로 총 들고 있는 것 힘들다. 그런데도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찾아와 “약속을 지키라”고 압력을 넣었다. 10년도 지났는데 그냥 무시하려고 했다. 누구 망신당할 일 있나.
그런데 30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주겠다고 한다. 최첨단 특수효과로 얼굴 주름은 지우고 액션 장면은 멋지게 포장할 수 있다고 안심시킨다. 게다가 젊은 스타급 여자 연기자도 등장시키겠다고 한다.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이참에 최연장 액션배우 기록도 세워버려야지. 누가 알아, 환갑 넘어서도 <터미네이터 4> 찍을지.
◆ <터미네이터 3> 제작자의 항변
솔직히 아놀드로 액션영화 찍기엔 좀 찜찜하다. 남들이 웃는다. 그런데 우리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속편영화는 전편의 3분의 2만 벌면 성공이었다. 그런데 2001년 ‘이변’이 일어났다. <미이라 2> <쥬라기 공원 3> 등 9편의 속편이 미국 전체 극장수익의 14.3%를 벌어 버렸다. 1년에 300여 편 상영되는 미국산 영화 기준으로는 15% 수준이다. 전체의 2~3%가 매출의 15%를 삼켜버린 것이다.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002년에도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속편도 대단했다.
이런 상황이니 아놀드라도 아쉬울 수 밖에. ‘브랜드 파워’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아시아에선 더욱 그렇다.
◆ 키아누 리브스의 증언
<매트릭스> 1편 찍을 때 “목에 깁스 했냐”는 소리를 들었다. 인정한다. 솔직히 많이 뻣뻣했다. ‘총알신’ 등의 특수효과 덕분에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속편도 그렇게 찍을 수는 없다. 그래서 동양무술을 많이 연마했다.
21세기 액션 블록버스터는 할리우드와 중국영화의 합성품이다. 곡예에 가까운 중국식 액션과 자본, 기술이 집약된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장점이 잘 조화를 이뤄야 한다. <매트릭스>에 사람들의 넋이 간 이유다.
이번에도 원화평 무술감독의 도움이 컸다. 젊은 시절 <취권>을 만들었고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의 무술감독을 하신 분이다. 이제 기다란 봉도 다룰 수 있게 됐고 5단 킥도 거뜬히 할 수 있다.
◆ <매트릭스> 시리즈 제작자의 설명
할리우드는 여름 시즌이 가장 중요하다. 연 매출의 40% 이상을 거둬들이는 시즌이다.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여름마다 제작비 1억 달러(약 1200억 원)가 넘는 대박급 타이틀을 2개 정도 개봉해야 한다. 대박을 바라지는 않는다. 쪽박 차지 않으려면 ‘브랜드 파워’를 지닌 ‘스타’가 있어야 한다.
솔직히 속편이 무조건 좋은 장사만은 아니다. 1편이 성공하면 2편을 만들 때 제작비가 5~6배는 더 든다. 감독이나 배우들이 이미 스타가 되어 있으니 개런티를 높이 부르고, 러닝 개런티까지 요구한다.
하지만 여름에서 다른 스튜디오를 이기려면 이런 요구는 받아줘야 한다. 올해도 브에나비스타와 유니버셜을 제외한 4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각각 1~2편의 대작 후속편을 들고 나왔다. <람보 4> <인디애나 존스 4> <다이하드 4> 이야기도 솔솔 들린다.
◆ 출전 선수들
<엑스맨 2>(4월 30일, 20세기 폭스): 특수효과의 종합선물세트. 히어로 한명에 의존 않고 다양한 필살기를 지닌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해 다채로운 특수효과를 보여준다. 2편은 전편에 비해 엑스맨의 수가 늘었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이야기.
<매트릭스 2: 리로디드>(5월 23일, 워너브라더스): 최근 나온 광고는 이 시리즈?자신감을 보여준다.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니. 원래부터 3부작으로 기획됐다. 자신이 인류의 메시아임을 깨달은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가 더욱 강해진 요원들과 싸운다. 모니카 벨루치가 추가투입됐다.
<미녀삼총사_맥시멈 스피드>(6월 27일,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섹시한 세 미녀 카메론 디아즈, 드류 베리모어, 루시 리우에 데미 무어와 대니 글로브가 합세했다. 특히 데미 무어는 3년만의 영화 출연,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에는 이후 5년 만이다.
<터미네이터 3: 기계들의 반란>(7월 25일, 워너브라더스): 이번에도 존 코너를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상대할 대상은 여성 터미네이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클레어 데인즈가 합세했다. 이 영화의 흥행에 실베스타 스탤론, 해리슨 포드, 브루스 윌리스가 주목하고 있다.
<툼레이더 2>(7월 25일, 파라마운트): 더 이상 섹시하기 힘든 안젤리나 졸리가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다. 안젤리나 졸리는 후속편을 위해 세계 최대의 서커스단 ‘써끼 뒤 솔레이’와 함께 연습을 해왔다.
<나쁜 녀석들 2>(8월 1일,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8년 만의 컴백이니 ‘녀석들’이 ‘아저씨’가 돼버린 것 아닐까. 흑인 버디 무비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마이클 베이 감독과 윌 스미스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 흑인 최고의 스타덤에 올라있는 윌 스미스의 위력을 기대해 볼만.
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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