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 구단주 스털링, 재산증식 귀재
1,250만달러 매입후 2억500만달러 구단으로
부동산 투자방식, NBA 접근… 재산 5억달러
NBA 프로농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가 마침내 지난 주말 시작됐다.
비록 플레이오프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월드챔피언 레이커스와 함께 LA를 프랜차이즈로 두고 홈코트도 레이커스와 함께 스테이플스 센터를 사용하고 있는 클리퍼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레이커스 경기에는 배우 잭 니콜슨, 다이앤 캐넌 등이 항상 참석, 관전하지만 클리퍼스 경기에는 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니콜슨, 캐넌같은 할리웃의 거물들은 레이커스의 경기를 선호한다.
명사들이 클리퍼스의 경기를 외면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클리퍼스는 지난 21년 간 NBA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클리퍼스가 승률 50%를 넘었던 적이 단 한 번있었다. 지금까지 패배가 승리보다 두 매나 많다. NBA 29개 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만 클리퍼스는 여지껏 불과 세 번 플레이오프에 올랐을 뿐이다.
클리퍼스는 이처럼 형편없는 경기를 벌이고 있지만 구단주인 부동산 거부 도널드 스털링은 행복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구단이 돈을 잘 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클리퍼스는 1,600만달러의 경영 수입을 올렸다. 이 숫자는 NBA 평균보다 두 배나 많은 것이다.
그러면 경기에서는 항상 꼴찌를 하는 클리퍼스가 돈은 어떻게 많이 버는 것일까.
그 비결은 바로 구단주 스털링의 경영 스타일에 있다.
부동산 투자의 귀재인 스털링은 좋은 동네에 있는 허름한 건물만을 골라 매입한다. 현금 투자를 가능한 적게 하고 장기간 잡고 있는다. 시간이 흐르고 경기가 좋아지면 부동산 가치는 뛰게 마련이다.
스털링은 프로농구 세계에서도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
원래 1,250만달러를 주고 매입한 구단이 현재 2억500만달러가 됐는데 시즌 승패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구단의 연간 가치 상승율이 무려 14%를 기록하고 있다. 29개 NBA팀 가운데 클리퍼스보다 가치 상승이 빠른 팀은 불과 여섯 팀이다. 미이클 조던이 왕조를 연 시카고 불스를 비롯, 필라델피아 76ers, 워싱턴 위저즈, 마이애미 히트, 인디애나 페이서스, 토론토 랩터스가 그들이다.
지난 1961년 LA에서 변호사로 출발한 올해 66세의 스털링은 베벌리힐스의 볼품없는 부동산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많은 투자를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남가주 부동산 가치가 폭등하면서 스털링이 매입한 건물들의 값도 함께 하늘높이 치솟았다. 현재 스털링의 재산은 말리부 요트클럽, 베벌리힐스 콤스탁 호텔, 수많은 베벌리힐스 아파트 등 약 5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스털링이 1981년에 클리퍼스를 구입했을 때 구단은 샌디에고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당시 LA는 레이커스가 완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털링은 1984년 클리퍼스의 무대를 LA로 옮겼다. 농구에 별로 관심이 없는 중급 도시에서 1등이라고 활개를 치느니 돈많고 농구 열기가 뜨거운 LA에서 2류팀으로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레이커스가 수퍼스타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에게만도 각각 1년에 2,400만달러, 1,200만달러씩을 주고 있지만 클리퍼스는 지난 시즌 선수 총연봉이 3,400만달러로 NBA 최저였다.
NBA에서 두 번째로 연봉규모가 작은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보다도 800만달러가 낮다. 선수 연봉이지독한 수전노인 스털링은 1998-99년 시즌 선수 노조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감독을 임명하지 않았다. 스털링은 감독 연봉 수십만 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 돈은 절약했지만 일단 시즌이 개막되자 팀은 예상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클리퍼스는 NBA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다. 41패를 기록했다. 승리는 불과 아홉 번.
구두쇠 구단주가 NBA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자존심과 명예 추구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털링은 클리퍼스 선수가 스타로 발돋움하면 그 선수에게 적절한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지체없이 다른 팀에 팔아넘긴다. 시카고 불스의 NBA 타이틀 3회 석권에 기여한 론 하퍼, 현재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데릭 앤더슨도 모두 클리퍼스에서 기량을 쌓은 선수들이다.
그러면 누가 클리퍼스의 졸전을 구경할까.
스포츠 열기가 드높은 LA에서 입장료가 싸고 표도 구하기 쉬운 클리퍼스 경기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레이커스 입장료는 평균 71달러를 호가하지만 클리퍼스는 40달러선이다.
레이커스와 클리퍼스는 모두 스테이플스 센터가 홈코트다. 레이커스 경기는 항상 매진이지만 클리퍼스 경기는 언제나 10%정도 빈 좌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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