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26학군이 학군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의학연구 프로젝트인 `2002~03학년도 주니어 펠로스 프로그램’에 한인학생 4명이 선발됐다. 지난 4월초 개최된 주니어 펠로스 결산 행사에서는 전체 25명의 학생 가운데 한인 박영우군이 학생대표로 전문의학인들 앞에서 연구보고회 자리를 갖기도 했다. 주니어 펠로스에 참여한 한인학생들을 만나본다.
■박영우
MS 158 중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인 박영우(13·미국명 존 박·사진)군의 장래 희망은 의사. 평소 질병이나 의학분야에 관심을 가져오던 중 지난해 가을 퀸즈 26학군 주니어 펠로스 프로그램에 학교 대표로 선발됐던 박군은 연구주제도 성인 당뇨병의 원인분석에 관한 것이었다.
가족 중 당뇨병으로 고생해 온 조부모와 삼촌 등을 보면서 발병요인이 유전적인 것인지 아니면 식습관 때문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던 것. 유전적 요인이 크다면 당연히 자신도 성장한 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사실 또한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수개월 동안 주말마다 뉴욕 의학 아카데미와 노스쇼어 대학병원의 의학박사, 과학교사 및 도서관 사서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자료수집과 분석을 되풀이했고 그 결과 박군은 성인 당뇨병의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결론짓게 됐다. 또 미국 인구의 약 7.3%인 1,600만 명이 당뇨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8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박군의 연구보고서는 참가학생 중 가장 우수한 보고서로 뽑혀 의학박사와 전문가들 앞에서 주니어 펠로스 학생 대표로 단독 연구보고회를 갖기도 했다.박군은 "연구 진행과정은 힘들었지만 보람있었고 효과적인 연구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스타이브센트 고교에 진학할 예정인 박군은 장래 의료선교사업에 봉사하길 희망하고 있으며 오는 6월30일부터 7월10일까지는 볼리비아 단기선교 의료봉사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앤젤라 박
MS 158 중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인 앤젤라 박(14·사진)양 역시 박군과 함께 학교 대표 5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됐던 재원. 박군이 성인 당뇨병에 초점을 맞췄다면 박양은 아동 및 청소년 당뇨병의 발병원인을 집중 연구한 케이스다.
박양은 타입 I 당뇨병이 선천적인 질병인 반면 타입 II 당뇨병은 성인 경우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의 타입 II 당뇨병도 같은 발병요인을 갖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바로 박양의 어머니가 당뇨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군이 성인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결론지은 것과 달리 박양은 아동·청소년의 당뇨병은 식사습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결론지었다. 연구 결과, 아동 및 청소년 당뇨병 환자들의 대부분이 과체중이었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 따라서 운동과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아동 및 청소년의 당뇨병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장래 약학박사를 꿈꾸는 박양은 "주말마다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개인시간을 포기해야 했지만 투자한 시간만큼 값진 경험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이디 박
MS 74 중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인 하이디 박(14·사진)양의 연구 주제는 고혈압이었다. 박양은 평소 고혈압에 시달리는 이모를 걱정해오던 중 성인 고혈압 예방을 위해 청소년기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었고 마침 주니어 펠로스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를 얻어 연구주제로 선정하게 됐다.
거듭된 연구를 통해 박양은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소금과 불포화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예방법이었던 것.
박양은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서 도서관에서 참고자료를 뒤적이며 연구에 몰입했고 때로는 심한 스트레스와 좌절도 맛보았지만 연구 과정 자체는 무척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구결과를 이모에게 전해 치유의 희망을 전하길 원한다는 박양은 장래 심장 또는 혈액전문의가 될 꿈을 키우고 있다. 사람의 신체 중 가장 흥미로운 기관이 바로 심장과 혈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혜미
MS 67 중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인 김혜미(15·미국명 세라 김·사진)양은 평소 `내 사전에 포기란 단어는 없다’며 강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인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실패와 거듭된 도전을 겁내거나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양의 연구주제는 신체 일부가 붙어 출생한 기형 쌍둥이의 분리에 관한 것으로 분리수술을 결정짓는 이슈를 다루는 문제였다. 연구를 위해 김양은 인형 2개를 바느질로 연결, 몸이 붙은 쌍둥이를 직접 제작해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구결과 김양은 그대로 둘 경우 둘 다 사망할 위험이 있다면 쌍둥이의 신체분리는 반드시 행해져야 하며 한쪽을 희생해 다른 한쪽이 온전히 생존할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이 한쪽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장래 의사를 꿈꾸는 김양은 연구기간 중 의사들과 나눈 대화시간이 가장 소중했다며 "연구라기보다는 의학을 너무 재미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김양의 또 다른 꿈은 자신의 태어났던 한국 땅에 고아원을 설립하는 일. 미래의 꿈나무들이 올바로 자라 한국사회를 위해 봉사할 일꾼으로 키워내는 일을 맡고 싶다는 것. 자신을 위해 한 일은 죽어서 모두 묻히게 되지만 남을 위해 행한 선한 일들은 영원하다고 믿기 때문이
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 주니어 펠로스 프로그램이란?
퀸즈 26학군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주니어 펠로스(Junior Fellows)는 매년 학군내 중학교별로 5명의 우수학생을 선발해 진행하는 의학연구 프로젝트.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하고 전문의학자들의 조언을 참고하며 학생들은 스스로 자료수집과 분석을 통해 자신들이 던진 의문에 대한 연구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퀸즈 26학군의 주니어 펠로스 프로그램은 현재 시내 공립중학교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매김 했고 일부 타 학군에서는 이를 도입,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추진중이다.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뉴욕 노스쇼어 대학병원과 뉴욕 의학 아카데미 등을 방문, 연구를 진행하게 되며 특히 올해는 총 25명의 학생 중 4명이 한인학생이었고 연구발표회의 학생 대표 역시 한인 박영우군이 맡아 한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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