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의 온라인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호황과 더불어 바이어와 에이전트의 인터넷 이용이 급증하면서 오프라인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부동산 시장에서도 온라인 파워가 커지고 있다.
한인 부동산 시장의 경우 주류사회에 견줄 정도는 못되지만 대형 부동산업체를 시발로 전문 웹사이트가 하나 둘 늘고 있으며 아예 거래 가능성이 높은 매매자를 선별해 에이전트와 연결해 주는 전문업체까지 등장했다. 한인 부동산 웹사이트 현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한인들에 다양한 정보제공
이민사회의 특성상 주택구입 수요가 많은 한인 1세들에게 간절한 것은 한국어로 된 부동산 정보다. 지난해 9월 이 틈새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것이 ‘24시 부동산 정보센터’(24re.com). 한국어 웹사이트로서는 처음으로 부동산 회사의 소유가 아닌 정보센터 형태로 8명의 관련분야 전문인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민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미국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를 한국어로 체계적으로 전달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웹사이트 개설자 토마스 박씨가 밝힌 취지대로 특정 비즈니스보다는 제반 지식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수백 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융자, 변호사, CPA, 에이전트 등 각계의 8인이 팀을 구성해 부동산 서비스에 관련된 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물론 웹사이트를 방문한 고객들이 각 전문가들에게 신뢰를 갖고 고객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씨는 “웹사이트 개설 이후 무료 상담이 실제 고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거래의 디딤돌
2002년 11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오프라인 서비스를 3월부터 시작한 ‘글로벌 리얼티 네트웍’(GRN·대표 스티브 이)은 거래 가능성이 높은 매매자를 선별, 에이전트와 연결해 주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네트웍 회사다. 지금까지 나온 한인 온라인 부동산 회사로서는 가장 진보된 형태로 미국 내 부동산 매매자와 에이전트의 연결뿐 아니라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한국 내 잠재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매물정보, 매물맞춤 서비스, 부동산 가이드까지 각종 자료가 준비돼 있으며 은행, 타이틀 등 관련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대한 공인중개사협회(KREBA)와 제휴를 맺어 한미간 상호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GRN측이 에이전트로부터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GRN에 따르면 웹사이트 개설 이후 현재까지 가입한 회원이 1,100명을 넘어섰다.
■오프라인도 온라인으로
온라인 부동산 마케팅의 가능성이 수치로 입증되면서 한인 부동산 업체들도 회사 차원에서 또는 개인이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것도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 웹사이트를 개설한 ‘ERA 뉴스타 부동산’(www.4989newstar.com)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온라인 웹사이트와 상호 보조를 취하고 있다. 누적 방문객은 5만 명을 넘었다.
개인 웹사이트를 준비중인 ‘콜드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의 제시카 홍씨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가게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 진열을 하는 것으로 바이어의 샤핑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브로커까지 등장
실제로 온라인을 통해 집을 사는 것은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 거래되는 매물을 빼 놓고는 극소수. 하지만 주택구입을 하게 되기까지 온라인을 거쳐가는 인구는 급증해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002년 주택구입자의 41%는 집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했다. 대표적인 업체는 ‘홈스토어 닷컴’(Homestore.com), ‘홈게인 닷컴’(HomeGain.com), ‘집리얼티 닷컴’(ZipRealty.com) 등으로 이중 ‘홈스토어’는 업계 최대 방문객을 자랑한다. ‘홈스토어’의 주 수입원은 ‘아이-리드’(i-Lead.)라는 웹사이트 템플릿 판매로 이는 10만명에 이르는 브로커와 에이전트가 사용중이다.
‘집리얼티’는 실질적으로 웹사이트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브로커로 고용된 300명의 풀타임 에이전트가 1인당 연평균 24건의 거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사이트는 고객들의 선호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새로운 리스팅이 이에 적합하면 이메일로 리스팅을 보내주고 고객들은 관심 있는 주택에 대한 방문을 요청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로부터 3%의 수수료를 받아 이 중 0.85%를 바이어에게 돌려준다.
■오프라인, 위기인가 기회인가
현재 부동산 웹사이트 중에는 인터넷 이용자가 원하는 리스팅을 찾으면 예비주택구입자의 이름과 등록 정보를 해당 지역의 에이전트에게 보내주고 거래가 성사될 경우 판매 수수료의 최대 35%까지를 소개비(referral fee)로 요구한다.
소개비를 받는 방식은 전통적인 부동산 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는 요소다.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소유하고 홈스토어가 운영하는 ‘리얼터 닷컴’(Realtor.com) 등의 웹사이트에서는 바이어가 매물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소개비를 부과하진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NAR은 오는 5월 셀링 에이전트가 MLS(multiple-listing system)에서 리스팅 정보를 빼내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에 올리는 것을 금지시킬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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