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소담스런 정원을 산책한다. 분홍색 난이 바위틈에서 아리따운 자태를 뽐낸다. 애리조나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어른 키보다 큰 선인장도 돔 위에서 쏟아지는 햇볕을 만끽하고 있다. 어디선가 타잔이 치타와 함께 나타날 것 같은 정글도 펼쳐진다. 어? 저기 바나나도 달렸네.
틈틈이 이끼 사이로 안개비도 내리고…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초봄의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수림 사이로 난 계곡에서는 자갈 위를 구르는 물소리가 정갈한 봄의 소리 마냥 들려온다.
바로 가까운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위튼에서 즐길 수 있는 온실 속 봄의 향연이다.
■D.C. 국립식물원(The United States Botanic Garden)
D.C. 나들이의 필수 코스인 의사당 건물 바로 앞에 있다. 스미소니언이나 의회 건물의 위용에 눈여겨 보지않으면 이 유리 돔 건물을 놓치기 십상이다.
D.C. 보타닉 가든은 1820년 설립된, 2백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제임스 메디슨등 건국의 일꾼들이 처음 제안한 것을 훗날 의회가 그들의 뜻을 기려 세웠다.
현재 식물원이 보유한 식물은 총 2만6천여종. 그 중 일부가 가든 코트, 정글, 약용식물실, 난초실, 양치식물실, 선인장실등 온실 내에 전시돼 있다.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대를 지나 처음 만나는 룸은 첫번째 정원인 가든코트(Garden Court). 가정에서 기르는 수선화등 관상용 꽃과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났다. 작은 분수와 벤치가 아름다운 정원을 연상시킨다.
중앙은‘정글(Jungle)룸. 바나나, 야자수, 파파야, 파인애플 나무가 마치 적대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각종 열대 관엽식물들도 쭉쭉 시원스레 뻗어있다. 숲 사이에는 오솔길이 나있어 산책하기 제격이다. 수림 사이로 물소리가 나 들여다보면 깨끗한 개울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보인다.
3층 높이의 온실 가장자리로는 2층 철제 통로가 설치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한바퀴 돌면서 아래를 감상할 수도 있다.
난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난초실을 지나칠 수 없다. 옅은 바람에도 꽃잎이 하늘거리는 흰색 서양난, 은은한 향기의 동양난, 아프리카산 선홍색 케틀레아 등 청초하고도 우아한 난초꽃이 바위틈에서 서식하며 산책가들의 발길을 떨어지지 않게 한다.
서부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선인장들이 키를 자랑하는 룸도 있다. 그 옆에는 1억5천만년전 주라기시대부터 생명력을 유지해온 키 낮은 양치식물류들이 자리하고 있다.
식물원 내에는 각종 화려한 도자기, 식기등을 전시하는 별실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식물원 건너편에는 바르톨디(Bartholdi Park)라 불리는 3에이커 규모의 야외정원도 있다. 식물원 서쪽에는 퍼스트 레이디스 수중정원, 장미정원 등이공사중으로 2004년 개장된다.
입장료는 무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가는 길/몰에서 바라보면 의사당 건물 바로 앞 오른쪽에 위치. 인디펜던스 로드 선상에 있다. 식물원 앞 주차장도 있으나 협소하므로 의회 인근도로에 스트릿 파킹을 해야한다.
지하철 이용시는 Federal Center SW나 Capitol South 메트로 역에서 내려 의사당 방향으로 걸으면 5분 거리.
▲주소/ 245 First St. SW Washington DC 20024. 웹사이트 www.usbg.gov
▲문의/ 202-225-8333.
■브룩사이드 가든(Brookside Gardens)
몽고메리 카운티 위튼 리저널 파크 내 마련된 50에이커 규모의 식물원. 온실 자체는 볼품없으나 잘 정돈된 옥외 정원이 볼만하다. 1969년 설립됐다.
브룩사이드 가든 내 유리온실에는 다년생 열대 식물과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봄에는 조각전시회, 여름에는 살아 있는 나비 전시회 등 계절별 특색이 두드러진 각종 행사가 개최된다.
이 식물원의 하이라이트는 롱우드 가든처럼 옥외에 꾸며진 정원. 장미, 수중, 향기 정원 등 12개의 테마별 정원이 공원 주위의 무성한 나무들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다.
초봄에 감상할 수는 없으나 6월이면 만개하는 장미꽃밭을 지나면 호수와 운취있는 동양풍 정자가 조화를 이룬 ‘수중 정원’이 나타난다.
향기정원에서는 4백여 종류의 아잘리아꽃들이 숨을 막히게 하고 짙은 향기의 허브와 관목들이 가꾸어져 있다.
이 향기나는 정원에서 결혼식이나 각종 연회를 할 수 있게끔 장소를 빌려준다.
비지터센터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각종 시설과 강좌가 마련돼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가는 길/ 495번 도로 31번 출구로 나오면 조지아 애비뉴. 북쪽 위튼 방향으로 가면 한아름을 지나 랜돌프 로드를 만나면 우회전한다. 첫 신호등인 글레날랜 애비뉴에서 우회전하면 곧 공원을 만난다. 비지터센터와 식물원 입구가 따로 있다.
▲주소 Brookside Gardens
1800 Glenallan Ave.
Wheaton, MD 20902
홈페이지(www.brooksidegardens.org)
▲문의 301-962-1451. 또는 962-1400.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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