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포츠계 최고의 드라마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
오늘 개막…켄터키 우승후보 0순위
매년 3월 미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미 스포츠계 최고의 드라마 ‘3월의 광란’(March Madness) NCAA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20일 막을 올린다.
올 64강 토너먼트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파죽의 23연승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켄터키와 애리조나. 그러나 둘은 각각 중서부조와 서부조의 탑시드로써 4강의 외나무다리에서 충돌할 코스에 올라있어 뚜렷한 강자가 없는 남부와 동부조의 결과가 관건이다.
남부조 탑시드 텍사스와 동부 1번 오클라호마의 희망은 간판스타 가드들에 달려있다. 텍사스의 T.J. 포드와 지난해 4강에 올랐던 오클라호마의 홀리스 프라이스는 작년 메릴랜드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끌어올렸던 후안 딕슨에 버금가는 특급 가드지만 소속팀들의 전력은 1번시드 받았다는 그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전통의 강호 듀크와 캔사스, 빌 셀프 감독의 일리노이, 릭 퍼티노 감독의 루이빌도 과소평가할 수 없고, 데이튼은 대진운이 좋아 지난해 UCLA를 탈락시켰던 미주리 등과 함께 다크호스로 꼽힌다. 반면 팩-10 챔피언 오리건은 2회전에서 켄터키와 맞붙는 대진운이라 눈앞이 캄캄하다.
초반 탈락의 이변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는 간판스타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피츠버그와 간판스타가 신입생인 시라큐스 등이 거론된다. 스탠포드도 샌디에고전에서 고전이 예상되지만 토너먼트 플레이에 강한 팀이라 얕볼 수 없다.
"신데렐라는 숏 스토리"
이변속출 NCAA 토너먼트
우승은 보통 "실력대로"
신데렐라 스토리는 매년 연출된다. 그러나 해피엔딩 없이 주로 짧게 끝난다.
NCAA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데는 이유가 있다. 매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팀이 파란을 일으키며 신데렐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년전 아킴 올라주완-클라이드 드렉슬러의 ‘파이 슬래마 재마’(Phi Slamma Jamma) 휴스턴을 고꾸라뜨렸던 노스캐롤라이나(NC) 스테이트와 같은 신데렐라 챔피언은 ‘희귀종’이다.
작년의 신데렐라 팀은 인디애나(5번시드)였다. 그러나 4강에서 챔피언 메릴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 보면 지난 83년 짐 발바노 감독의 NC스테이트가 휴스턴을 꺾고 챔피언에 오른 뒤 해피엔딩으로 끝난 신데렐라 스토리는 85년 8번시드로써 패트릭 유잉의 조지타운을 침몰시킨 빌라노바밖에 없다.
이변은 주로 1∼2라운드에서 속출한다. 패기 하나만으로 정상에 오르기는 힘들고 16강에서부터는 주로 "실력대로"다. 정규시즌 10패 이상 기록했던 팀이 챔피언에 오른 것 역시 83년 NC스테이트가 처음이었다. 그 뒤로는 ‘파이널 4’에 오른 76개 팀 중 10패 이상의 팀은 작년 인디애나, 88년 챔피언 캔사스, 85년 챔피언 빌라노바 등 단 9개 팀밖에 없다. NC스테이트 이후 6번 이하로 4강에 오른 팀도 85년 빌라노바를 비롯해 86년 LSU(11번시드)와 2000년 각각 8번시드였던 위스컨신과 노스캐롤라이나밖에 없다.
그렇다면 83년 NC스테이트의 재현은 과연 가능할까. 플로리다의 빌리 다나븐 감독에 따르면 3점슛이 있는 한 "예스". 운이 따라 3점슛이 펑펑 터지는 날이면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다나븐의 플로리다는 지난 2000년 마이크 밀러의 버저비터로 간신히 1회전을 통과한 뒤 결승전까지 진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험이라고 한다. ‘수퍼 신입생’보다는 시니어가 많은 팀이 유리하다. 83년 NC스테이트도 시니어 가드들이 토너먼트의 6승중 4승을 2점차 이하 박빙의 승부에서 끄집어내며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결승전 종료 직전 가드 데릭 위튼버그가 날린 ‘에어 볼’이 로렌조 찰스의 결승골로 돌변, 올라주완이 코트에 쓰러져 울던 장면은 대학농구 역사의 클래식으로 남아있다.
위튼버그는 올해 웨그너 칼리지를 사상 첫 NCAA토너먼트로 끌어올려 2번시드 피츠버그와의 1회전 대결을 앞두고 있다. 역대 최고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감독으로써 광란의 무대에 복귀한 것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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