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관련 업종엔 안성맞춤”
피코에는 건축 및 빌딩관리 관련 한인업소들이 유별나게 많다.
숫자상으로는 유리와 간판업소들이 가장 많으며, 건축 설계와 시공 업소, 바닥재전문점 등은 물론 건물관리에 필수적인 플러밍, 터마이트, 공구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소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이 분야의 한인들이 피코길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부터. 84년 개업한 ‘피코 건축자재’를 비롯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업소들이 적지 않다. 발전 가능성을 보고 들어오는 새내기 업소들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래 전부터 상업지역이었던 피코에는 본래 유대인 소유의 건설관련 업체들이 많았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전한다. 많은 업종에서 그랬듯이 이들이 떠난 자리에 한인업소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렌트가 저렴하고 비즈니스 성격상 넓은 작업장이 필요한 업소들이 적당한 공간을 찾기가 용이할 뿐 아니라 조닝 규정상 다른 곳에서는 어려운 영업허가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서라는 게 주된 이유다.
15년 피코 붙박이인 ‘로얄카펫’의 엄윤중사장은 “주택 관련 업체는 굳이 번화가에 자리잡을 필요가 없다”며 “넓은 장소에서 렌트 등 고정비용 지출을 최소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귀띔했다.
현장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는 주로 전화로 고객들과 상대한다는 ‘가주간판 코리아’의 이병수 사장은 “편해서 피코에 들어왔다”며 “타운 중심과도 가까운데다 교통체증도 없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장래성을 높이 평가, 피코에 투자를 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크렌셔에서 불과 0.6마일 거리인 피코와 샌비센트 교차점에 내년 가을 ‘피코 플라자’가 완공돼 ‘코스코’와 ‘홈 디포’가 들어서면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92년 피코 사람이 된 ‘라인텍 플러밍’의 변덕수 사장은 “자체 건물을 구입할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타운과 불과 몇블록 거리
렌트는 비교도 안되게 싸
대부분의 정비업소들
타운 포화로 넘어 들어와
“비즈니스에 좋은곳” 자찬
LA시가 산업지역으로 지정한 탓에 환경오염 및 소음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허가를 받기 어려웠던 자동차 정비소나 바디샵등이 오래 전부터 흔했던 피코 길에 한인들이 자연스럽게 눈을 돌린 것이다.
이미 차정비등의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업소가 매물로 나오면 한인들이 재빨리 구입하여 하나 둘씩 자동차 관련 업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타운이 비좁아지기 전에 이미 피코에 자리잡은 한인업소들도 있다. 그중 하나인 피코와 아드모어 코너의 오리엔탈 바디샵은 21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주들은 타운 포화와 함께 들어온 케이스. 피코와 웨스트몰랜드에 있는 피코 자동차 정비(2415 W. Pico Blvd.)의 짐 이(60) 대표는 11년 전 진출했다.
이 대표는 “한인타운 중심지에서 불과 몇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렌트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해 지금의 자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함께 붙어 있는 타이어샵도 경영했으나 7년 전부터 다른 사람한테 리스를 주고 지금은 정비소만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50%가 라티노”라는 이대표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이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피코와 윌튼에 있는 센트럴 오토 센터의 김학기(53) 대표는 피코에서 영업을 한 지 6년이 넘었다. 웨스턴 길에서 영업을 하다 좋은 가격에 넓은 장소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부지 1만5천 스퀘어피트 규모의 현재 업소를 구입했다고 한다.
자동차 정비만 15년 이상했다는 김대표는 “이미 손님이 확보가 되어 있으면 어디를 가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라며 “타운에서 가깝고 복잡하지 않아 손님이 찾아오기 쉬운 피코는 비즈니스 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전한다.
정비외에 다른 자동차 관련사업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렌트카 업소인 에이잭스(Ajax)를 운영하다 2년 전 피코와 알링턴 코너에 카 렌트 디렉트(Car Rent Direct)을 오픈한 스티브 오(47) 대표는 “피코는 장차 제2의 올림픽 길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한인타운 북쪽으로는 아파트와 집들이 많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권은 피코 쪽으로 개발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대표의 말이다. “지금 값이 헐한 피코 건물들을 미래를 내다보고 구입하는 것도 좋은 투자”라고 조언하는 오대표는 “자신의 부동산을 시험삼아 매물에 내놓아 봤더니 일주일 동안에 무려 40통 이상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귀뜸했다.
이들 업소 외에도 한인이 운영하는 카워시, 토잉회사, 차부속 판매점 등이 있어 앞으로 피코는 자동차 딜러만 들어오면 차에 관련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오토 스트릿’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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