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샌디에고 인근 칼스배드 라코스타 리조트 앤 스파코스에서 막을 올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처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1대1 매치플레이로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총상금이 600만달러나 되고 우승상금만도 108만달러에 달하는 이 메머드급 대회는 매치플레이라는 경기방식으로 인해 ‘이변이 곧 정상’일만큼 파란이 속출한다. 지난해 64명 출전선수 가운데 뒤에서 3번째인 62번 시드였던 케빈 서덜랜드가 우승을 하고 탑 시드였던 세계최강 타이거 우즈는 1회전에서 64번시드인 무명의 피터 오말리에 덜미를 잡혀 탈락한 것은 그 좋은 예.
올해도 랭킹 1위 우즈와 2위 어니 엘스가 결승에서 만나는 드림 파이널이 상사될지 여부에 기대가 모아지면서도 현실적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대회 대진표를 통해 1라운드 경기 중 관심이 가는 매치업을 살펴본다.
◎바비 존스 그룹
우즈에 이어 파드렉 해링턴, 크리스 드마코, 저스틴 레너드가 2∼4번 시드로 포진했다. 당연히 우즈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하지만 지난해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마신 우즈로선 1회전 상대 칼 페터슨부터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룹의 다크호스는 8번시드 최경주와 9번시드 프레드 펑크. 두 선수 모두 올해 2번 탑10에 오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전문가들로부터 우승도 가능한 복병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불운하게 1라운드부터 만나 둘 중 하나는 1회전을 마친 뒤 짐을 싸야 한다.
두 선수 랭킹(펑크 25위, 최경주 27위)을 더하면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가장 숫자가 낮을 만큼 예측 불허의 경기. 승자가 우즈와 만날 가능성이 커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머지 선수 가운데 특별히 뜨거운 선수가 없어 우즈는 최경주나 펑크와 만날 2회전만 무사히 통과하면 파이널4로 올라갈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게리 플레이어 그룹
올해 5개 대회에서 4승을 따낸 엘스가 탑시드이고 데이비스 러브3세, 짐 퓨릭, 로버트 앨런비가 2∼4번시드다. 역시 엘스가 유력한 우승후보지만 페블비치 대회에서 우승한 러브3세와 ‘8자스윙’의 아이언샷 달인 짐 퓨릭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리치 빔이 6번시드로 포진했는데 한때 부진을 보이다 지난주부터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00년 이 대회 결승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한 아일랜드의 대런 클락이 7번시드에 포진했는데 그가 2회전에서 러브3세의 벽을 넘는다면 또 다시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샘 스니드 그룹
탑시드는 왼손잡이 필 미켈슨이고 데이빗 탐스, 콜린 몽고메리, 마이크 위어가 2∼4번시드를 받았다. 미켈슨은 우승을 해도 이변이라고 할 수 없는 실력자임에도 불구, 모든 사람들이 초반에 탈락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탑시드로 꼽을만큼 기복 심한 플레이를 한다. 오히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는 4번시드를 받은 또 다른 왼손잡이 위어가 꼽힌다.
이미 밥 호프 클래식과 닛산오픈에서 우승하며 올해 첫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된 위어는 현재 엘스를 제외하곤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골퍼. 9번시드 브래드 팩슨이 지켜볼 만한 다크호스다. 5번시드 제리 켈리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지만 2라운드에서 위어와 충돌코스에 있어 대진운이 없다.
◎벤 호간 그룹
라티프 구슨, 서지오 가르시아, 로코 미디에이트, 닉 프라이스가 탑4 시드이며 닛산오픈에서 플레이오프끝에 위어에 우승을 내준 찰스 하월3세가 5번시드에서 호시탐탐 파이널4 티켓을 노리고 있다.
예측 불허의 다크호스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그룹. 하월3세는 물론 프레지던트컵에서 미국선수들을 연파해 ‘미소짓는 자객(Smiling Assassin)’이라는 명성을 얻은 8번시드의 일본의 시게키 마루야마, 그리고 마루야마와 1회전에서 격돌하는 9번시드 스캇 맥캐런 등이 모두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는 복병들이며 지난해 62번시드로 우승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디펜딩 챔피언 케빈 서덜랜드도 15번시드로 포진, 2번시드 가르시아를 상대로 타이틀 2연패 도전을 시작한다.
비록 요즘 성적은 좋지 않지만 7번시드 데이빗 듀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선수. 하지만 듀발은 1회전에서 ‘유럽의 신성’ 저스틴 로즈와 부담 큰 일전을 갖게 된다.
최경주의 첫상대 펑크는 누구?
최경주와 1회전에서 만날 프레드 펑크는 1956년생으로 올해 만 46세인 중견 골퍼다. PGA투어에 데뷔한 것은 1988년으로 올해로 투어 15년차 베테랑. 모교인 메릴랜드대에서 골프코치로 재직하기도 했던 펑크는 생애 PGA투어에서 5승을 따냈고 마지막 우승은 1998년 디파짓 개런티골프클래식에서 거뒀다.
지난해 4개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7개대회에서 탑10에 오르며 생애 처음으로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하는등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현 세계랭킹은 25위로 최경주(27위)보다 2계단 위. 지난해 드라이브 랭킹 163위(평균 273야드)에 불과한 단타자지만 드라이브 정확도 랭킹 1위, 아이언샷 적중률 랭킹 5위가 말해주듯 짧지만 정확한 골퍼다. 지난주 닛산오픈 1라운드에서 보여준 것처럼 퍼팅도 빼어나 최경주로선 결코 만만치 않은 난적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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