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시위와 성명서에 대해
사회: 시카고에서 있었던 촛불시위의 성격은?
▲박건일(시카고 한인청년연합회 전회장 이하 ‘박’): 지난 12월 14일과 31일 2번에 걸쳐 촛불시위를 가졌다. 14일 시위는 추모시위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반면 31일 시위는 성격이 전혀 다른 반전과 평화를 기원한 시위로 이날 참석자들은 2003년 새해에는 지구상에 전쟁이 없어지고 평화가 오기를 염원했다.
사회: 현재 진행 방향은?
▲박: 마지막 촛불시위의 취지를 따른다면 반전과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
사회: 이북도민연합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의 내용과 발표 이유는?
▲고성모(미중서부이북도민회 연합회 이사장 이하 ‘고’): 사망한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해 벌이는 촛불시위는 개인적으로나 연합회 모두가 찬성하며 반대의사는 전혀 없다. 문제는 집안에서 큰일을 당한 경우에도 추모를 너무 길게 끌면 예식이나 의전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처음 여중생 추모시위는 좋은 의미로 시작됐지만 길어지면서 본래 아름다운 의미가 변질돼 반미시위로 나타나는 것을 접하게 됐다. 최근 미시간 현대자동차에서 미국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미국이 싫으면 나가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2백만동포들의 생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성명서를 내게됐다. 특히 부모가 일구어 놓은 모든 것을 버리고 이남으로 넘어오고 미국까지 이민온 연합회 회원들 입장에서는 미국에서의 생업권까지 위협을 받으면 또 어디까지 밀려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사회: 성명서에 대한 의견은?
▲박: 촛불시위는 첫째 여중생들의 추모, 둘째 바른 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 셋째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소파(SOFA: 한미주둔군지위협정)개정을 위해 진행됐다. 이 세가지 요구 중에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너무 길어져서 그만 해야 한다라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고: 해결되지 않은 것이란?
▲박: 첫째로 추모의 경우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고 두번째와 세번째 사항은 해결된 것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촛불시위의 나쁜면만을 지적했는데 시카고 한청련 주도로 열린 촛불시위에서는 반미를 전혀 외치지 않았다.
▲고: 그건 지나친 지적이다. 연합회의 성명서는 시카고 한청련이 반미시위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
▲김학성(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원 이하 ‘김’): 추모시위가 길어지면서 반미시위로 변질된 것을 지적했다. 촛불시위 참석자의 입장에서 볼 때 시카고 한청련은 처음에는 추모시위를 했고 두번째는 반전시위였다. 반미시위는 없었다.
▲고: 6.25를 겪은 기성세대와 연합회는 잃은 것이 많은 세대로 젊은 세대들보다 우려가 많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때문에 시위가 길어지면 동포들이 득 될 것이 없고 촛불시위가 반미시위로 변질된 것을 우려해서 성명서를 낸 것이다. 반전시위와 평화시위는 연합회에서도 반대하지 않는다.
▲김: 결국 반미시위까지 변질되는 것은 반대하지만 반전시위와 평화시위는 찬성하는 의미인지.
▲고: 반전시위, 평화시위는 좋다.
▲김: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촛불시위는 어떤 촛불시위를 의미하는 건가. 한국인가 시카고인가 아니면 양쪽 모두 포함해서인가.
▲고: 양쪽 다 반미시위로 가는 것은 반대한다.
▲김: 내가 참석한 시카고 촛불시위는 절대 반미시위는 아니었다고 정리하고 싶다. 반전시위와 평화시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 많은 정리가 됐다.
▲박: 촛불시위를 한국에서 하는 사람을 보면 여러 단체를 볼 수 있지만 시카고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반미시위는 전혀 아니다.
▲송주선(미중서부 이북도민회 연합회 고문 이하 ‘송’): 결론적으로 시카고에서는 반미시위 및 반미사상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
▲박: 무조건적인 미국반대는 반대한다. 반미주의자가 아니며 미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으로 미국이 민주주의나 배울 점이 많은 나라고 좋은 곳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뿐만 아니라 형제라도 사람을 죽이거나 나쁜 행동을 하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미국 시민으로서 반대한다.
▲고: 추모시위는 끝난 것인가.
▲박: 한국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시카고에서는 없을 것이다.
■ 청년들의 조국에 대한 생각
▲고: 한청련 홈페이지에는 마치 남한과 북한을 모두 조국인 것처럼 표현했는데 조국을 몇 개라고 생각하는가
▲박: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조국은 하나이며 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한다. 또한 남과 북이 통일되길 바라며 남과 북에 모두에 애정을 가질 부분은 애정을 가지고 싶다. 또한 북한에 가 본적도 없고 20세에 남한에서 왔기 때문에 남쪽이 더욱 편하고 북쪽을 조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 살다보니 남북이 너무 싸우고 분리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 한청련 회원들 모두 미국서 태어나거나 한국에서 온 청년들로 가보지도 못한 북한이 조국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평화통일을 하고싶고 북한에 굶는 아이들이 있으면 돕고싶어 한다. 이런 생각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그건 참 좋은 생각이다.
▲박: 미국에서 사는 청년들까지 남쪽편 북쪽편을 나눠 싸워서는 안된다. 해외 동포가 600만명이라는데 이 사람들만이라도 싸우지 말자는 의견이다.
■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입장
▲고: 애초부터 6.25라는 전쟁이 없었다면 이 학생들이 죽을 이유가 없다. 민족의 비극으로 인해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휴전상태로 양 정부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에게는 군사작전 지역에서 일어난 사고이다. 사법권을 주장하고 당사자 가정보다 국민들이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상 등이 모두 끝난 현재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자꾸만 간섭을 하면 불온세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김: 촛불 시위에 참가한 이유는 사람이 죽으면 반딧불이 된다는 옛날 이야기가 있어 영혼을 달래기 위해 했다. 과실치사의 경우에도 누가 잘못했는지 밝혀지는데 이 사건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가해자가 없고 재판에서도 모든 가해자가 무죄가 됐다. 사고지역도 군 작전지역이 아니었고 실제로 대로로 돌아가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 가족이 아니라도 모두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촛불시위가 일어났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따지다 보니 소파문제가 다시 대두가 됐다. 현재 소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초동수사권과 재판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며 신병인도권도 없다는 것이다.
▲고: 대한민국 전체가 휴전상태로 모두 작전지역이다. 모두 무죄라고 했는데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휘관이 처벌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1차적인 부모들과의 합의가 끝난 상태다. 재판은 군사재판이었고 한국 전체가 작전지역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작전지역에서의 과실치사 사건에 대해 사법권을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소파문제는 물론 53년도에 만들어져 잘못된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고쳐져야 한다. 추모시위가 처음 벌어질 때 미국도 겁을 먹었고 부시도 사과를 하고 이 정도가 됐으면 그만 할 때가 됐다는 의미다.
▲김: 작전권의 범위를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그렇다면 한국에 계신 부모나 형제들이 또 다시 장갑차에 깔려 죽는 비참한 죽음을 당하고 다시 가해자도 없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뜻인지….
▲고: 지나친 비약이다.
▲김: 지금 만약 우리나라 전체에 작전권이 걸려있다면 한미 관계는 소파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당장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일본 같은 경우 미군의 총에 여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한 경우가 있었다. 이것이 진정한 사과이다. 우리는 받아내지 못했다.
▲고: 국력이 약해서 그렇다 그래서 우리가 통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송: 우리가 월남에 참전했을 때 작전 지역에서 한국사람들이 월남에 저지른 일 그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월남의 경우 전투상황이었다.
▲송: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김 : 지금 한국은 전시가 아니다 휴전이다. 휴전과 전시는 다르다.
▲송: 지금 미국군인이 한국에 파병나가면 전투 수당을 받는다. 그러면 미국에서는 그 곳을 전시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 판단이 다 다르다. 이 사건은 국민이 할 일이 아니다. 정부 대 정부가 해결할 일을 우리 국민이 앞장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결론은 김대중 정권이 무능하다는 뜻이다. 국회에 탄원을 하거나 법치국가의 절차에 따라 해야한다. 물론 시카고에서는 반미시위를 하진 않았지만 이런 일이 계속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까봐 성명서를 낸 것이다.
■ 촛불시위에 대한 정리
사회: 이제 촛불시위에 대한 정리를 해야겠다.
▲김: 절차를 통한 해결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시민운동이 생기게 됐고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이회창씨같은 야당대표도 촛불시위에도 참석했다. 무지개를 보면 여러 가지 색깔이 있듯이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롭게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 요즘은 만나서 이야기하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이북도민회 명의의 ‘반미촛불시위 그만두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접했을 때 가장 마음 아픈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의 굶어죽는 아이들을 광고비로 도와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고: 김 연구원이 지적한 성명서 비용으로 북한 어린이를 돕자는 말은 참 좋은 말이지만 형평에 어긋나는 부분도 있다. 남한에도 소년소녀 가장과 굶는 아이들이 많다. 투명성 없이 북한을 도와준다는 것은 위험하고 믿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촛불시위가 충분하다. 이만큼 시간이 지났고 당사자 가정에서도 합의를 한 상황에서 길어지면 불온사상이 붙고 반미시위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동포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
▲박: 보상과 책임자 처벌 부분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의 시사프로그램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정확한 자료를 통해서 사실관계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송: 촛불시위는 더 이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으로 다른 사람을 자극하고 반미시위로 되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불이익을 받는 등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로 피해가 돌아간다. 민족주의를 내걸고 북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이 도움이 잘 전달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 도움들이 다시 총이나 폭탄으로 변해 한국을 겨냥한다면 안 될 일이다.
■ 앞으로의 운동방향과 서로에 대한 바램
사회: 마지막으로 서로의 운동방향과 바램은.
▲박: 어른이나 청년이나 마음은 하나다. 한민족이 모두 잘 살자는 의견이다. 국력 있는 나라가 되자는 마음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 앞으로 많은 공부를 하고 반전 평화쪽으로 운동을 진행할 것이다.
▲고: 청년들이 진보적인 생각이 많지만 모든 일이 절차가 있다. 사회주의쪽으로 나가는 것을 지양했으면 한다. 1세들은 잃었던 경험이 있고 이곳에서 고생도 많이 했다. 평화를 주장하나 그 평화가 저쪽에게 오해의 소지나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과 책임감을 함께 가졌으면 한다. 우리의 청년들은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 교육받은 것을 충분히 활용해서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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