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물에 몸풀고… 절경에 시름덜고…
겨울철 여행으로는 온천이 그만이다. 특히 숲 우거지고 새소리 들리는 자연 속에 형성된 노천온천은 주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즐길 수 있어 온천 애호가들에게는 최고의 여행지라 할 수 있다. 남가주는 노천온천을 찾기도 힘들지만 온천의 위치를 알아도 그 곳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거리도 먼데다 일부 온천은 차를 주차하고 몇 마일 정도는 하이킹을 해야 겨우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이 ‘쉬쉬’하면서 일반에게 공개를 꺼리는 것도 노천온천이 베일에 싸여있는 이유중 하나이다. 하지만 중가주만 가도 일반 차량으로 쉽게 접근할수 있는 노천온천들이 곳곳에 있다.
특히 맘모스 레이크 인근 지역에는 서부지역 최대 규모의 노천온천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온이 차가운 겨울 산간을 오가다가 발견되는 노천온천에 몸을 담그는 즐거움은 그 어디에도 비교하기 어렵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노천온천 여행은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알찬 여행임이 틀림없다. 서부지역 산간 곳곳에는 숨어 있는 노천온천들을 소개한다.
걸어가기에 너무 멀고 인근 주민들 공개 꺼려
맘모스 레이크지역 밀집, 규제등 알고 가야
▲핫 크릭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방대한 사이즈의 노천온천이다.
맘모스 레이크(Mammoth Lake)지역 인근에 있는 온천으로 온천물이 강으로 흘러내리면서 강물 자체를 뜨겁게 만든다. 두 개의 거대한 수영장 같은 탕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다. 무려 1만5,000리터의 온천수가 매분마다 방출되고 온천수의 온도는 화씨 160도를 육박한다.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곳으로 지난 1960년대부터 주립공원국이 관리하고 있다.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인데 이 곳의 온천수는 관리자들에 의해 정기적으로 테스트가 실시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온천을 할수 있다.
온천의 입장은 무료이며 개장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인데 개장시간 외에 차를 파킹하면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밤에도 문을 열었지만 잦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금은 해가 진 다음에도 온천에 머무르고 있을 경우 현장 관리자가 티켓을 발부하니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노천온천에서는 ‘누드’로 욕을 할 수 있지만 이 곳에서는 반드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용이 구분된 탈의실이 마련되어 있다.
노천온천 외에도 피크닉을 즐길 수 있으며 낚시도 가능하다. 온천 인근에는 연방산림청이 운영하는 캠프장이 곳곳에 있어 온천과 캠핑을 동시에 할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14번 노스로 갈아타고 395번 노스로 다시 바꿔 탄다. 비숍을 지나 약 25마일 정도 가면 맘모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203번 하이웨이가 나오기 3마일 전에 핫 크릭 햇처리 로드(Hot Creek Hatchery Rd.)가 나오면 우회전해서 들어간다. 이곳에서 0.8마일 정도 가면 ‘Hot Creek Geothermal Area’라는 사인이 나오고 이 사인부터 약 3마일 정도 가면 노천온천을 만난다. 처음 1.2마일만이 포장도로이고 나머지는 비포장 도로이다.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도로는 폐쇄되기도 하지만 온천까지 하이킹이나 스키를 타고 도달할 수도 있다.
▲리틀 핫 크릭
역시 맘모스 레이크 지역 핫 크릭 인근에 있는 노천온천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뜨거운 온천 중 하나로 유명하다. 쏟아져 나오는 온천수의 온도가 180도가 넘기 때문에 조심해서 들어가야 한다. 조용히 탕에 앉아 명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찾아와 역시 아무도 모르게 돌아가는 곳이다
허리 정도까지 차는 탕이 만들어져 있다.
온천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인근 개천에서 호스를 통해 차가운 물을 끌어들이게 만들어져 있다. 이용객은 호스에 붙어있는 꼭지를 열고 닫는 방법으로 온천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욕이 끝나면 다음 사람들을 위해 꼭지를 닫아놓아야 한다. 인근 숲 속에서 오붓하게 가족이나 연인과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누드로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곳 역시 밤늦게까지 차를 파킹하면 안 된다.
가는 길 역시 395번 하이웨이 노스로 가다가 Hot Creek Hatchery Rd.에서 내려 계속 진행한다. 위의 핫 크릭 파킹랏을 지나서 1.1마일 정도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그냥 지나서 0.1마일 정도 가면 비포장 도로가 끝나면서 자갈도로인 3C50이 나온다. 이 길에서 좌회전 0.7마일 정도 가면 Antelope Valley Rd.가 나온다. 이 곳에서 좌회전 2.5마일 정도를 달린다. 숲이 나오면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이 길로 0.8마일 정도를 가면 온천과 통하는 파킹장이 나온다.
▲딥 크릭
LA에서 가장 가깝고 일반에게 매우 잘 알려진 샌버나디노 마운틴 헤스페리아(Hesperia)에 있는 노천온천이다. 경치가 뛰어나고 온천수가 뜨겁지만 가는 길이 복잡해 인파는 드물다.
차에서 내려 2.5마일 정도 매우 가파른 길을 하이킹 해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는 함부로 이 곳을 방문하면 안 된다. 일부 한인들이 오후 늦게 온천을 찾는 경우도 있는데 하이킹과 온천시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오전 11시에는 이 곳에 도착해서 하이킹을 시작해야 한다. 등산화나 운동화는 필수이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15번 노스로 바꿔 탄다. 빅토빌(Victorville)에 도달하면 이 곳 다운타운을 지나는 베어 밸리 로드(Bear Valley Rd.)에서 내려 동쪽 방향으로 진행한다. 프리웨이에서 내려 약 10마일 가량 가면 센트럴 로드(Central Rd.)를 만나고 이 곳에서 우회전해 남쪽으로 약 3마일 정도 진행하면 옥코티요 웨이(Ocotillo Way)가 나오면 좌회전해서 2.2마일 정도 가면 보웬 랜치 로드(Bowen Ranch Rd.)가 나오고 여기서 우회전해서 약 6마일 정도 달리면 보웬 랜치가 나온다. 보웬 랜치에서 4달러의 파킹료를 내고 2.5마일 정도 하이킹을 하면 온천에 도착하게 된다. 보웬 랜치에서 캠핑도 가능하다.
▲그로버 온천 주립공원
북가주 시에라네바다 산맥 알파인 카운티에 있는 산정 도시 마클빌(Markleeville)에 있는 그로버 온천 주립공원은 이름 그대로 알파인 산정의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의 향기를 만끽하면서 캠핑도 즐기고 도심에 지친 몸을 뜨거운 온천에 담글 수 있는 곳이다.
레이크 타호에서 남쪽으로 50마일 정도 떨어진 이 곳은 주변 1만피트 이상의 고봉에 둘러싸인 산신령들의 놀이터로 해발 5,900피트 새들에 위치하고 있다. 고산지대인 만큼 장비를 단단히 갖추고 떠나기 전에 필히 일기예보와 현지의 컨디션을 재차 알아보아야 한다.
미네랄 작용으로 인해 항상 녹색을 유지하고 있는 온천은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노천온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온천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여름시즌이 끝나는 9월말 2주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일반에게 오픈 한다.
수백개에 이르는 하이킹 트레일이 거미줄처럼 만들어져 있으며 피크닉 시설도 완벽하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뉴홀 지역에서 나오는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14번 프리웨이는 모하비 지역을 지나 395번으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이스턴 시에라의 비숍 맘모스 등의 휴양지를 지나서 나오는 89번 하이웨이 웨스트로 갈아탄다. 이 길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 진입하는 길로 도로 양옆으로 산 속의 절경이 이어진다. 89번을 타고 20마일쯤 가면 마클리빌이 나오고 이 곳에서 4마일 정도 더 가면 Hot Springs Road가 나오면서 캠핑장에 진입하게 된다.
문의: (530)694-2248, parks.ca.gov.
캠핑장 예약은 9월1일까지 가능하고 그 이후부터 내년 5월까지는 선착순으로 캠핑장을 오픈한다.
예약처: (800)444-7275
www.reserveamerica.com
▲컨 리버 밸리
LA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노천온천으로 베이커스필드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는 컨 리버 밸리 지역의 미라클 핫 스프링스(Miracle Hot Springs)가 지난해부터 수질 오염으로 문을 닫고 있다. 방문객 중 40%가 한인이었던 이 온천은 올 여름까지는 폐쇄될 예정이다.
컨 밸리 지역에는 미라클 외에도 8개의 노천온천이 있다. 이중 하나는 한때 수많은 한인들이 몰렸지만 지금은 폐쇄된 상태이다. 대부분이 차에서 내려 2∼3마일 가량 등산을 해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방문이 쉽지 않지만 일단 도달하면 인파가 거의 없는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의 레밍턴(Remington) 온천도 이런 곳인데 자연의 그대로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등산로의 고도가 매우 높아지고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밤에는 절대 하이킹이 불가능하다. 이곳 주민들이 만든 조그마한 탕이 2개 있는데 비가 많이 와 강 수위가 높아지면 탕이 강에 빠져버리는 단점이 있다.
▲빅 칼리엔테, 리틀 칼리엔테
온천수의 온도가 높고 인근 경치가 탁월한 곳이다.
샌타바바라시에서 직선으로 약 7마일 가량 떨어져 있지만 차로 1시간 반정도가 걸린다. 가는 도로의 3분의1정 도는 비포장도로이며 꼬불꼬불한 산길로 한참 달려야 한다. 가는 길이 어려운 만큼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는 리틀 칼리엔테 노천온천이 있는데 이 곳 역시 인파가 드문 곳이다. 빅과 리틀 칼리엔테에서는 피크닉이 가능하고 가까운 곳에는 캠핑장도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1번 노스를 타고 샌타바바라 다운타운을 지나서 나오는 154번 노스로 갈아탄다. 0.5마일 정도 가다가 나오는 192번 Foothill Rd.에서 우회전(동쪽)으로 4.7마일을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이 과정에서 Foothill은 Mountain Dr. Mission Ridge 등으로 바뀐다). 저수지를 지나서 0.4마일 정도 가면 192번이 왼쪽으로 갑자기 돌면서 소방서가 나오고 길이 Stanwood로 변한다. Stanwood에서 좀더 가면 El Cielito가 나오고 0.8마일 정도 가면 Gabraltar Rd.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 6.5마일을 달리면 이스트 카미노 시에로(East Camino Cielo)가 나오고 이 곳에서 우회전해서 약 6.8마일을 달리면 도로가 비포장도로로 바뀐다. 비포장도로로 다시 5.5마일 산길을 가면 펜돌라 가드 스테이션(Pendola Guard Station)이 나온다. 이 곳을 지나 빅 칼리엔테 노천온천 표시판이 나오면 우회전해 북쪽으로 3마일 가량 가면 온천이 나온다. 리틀 칼리엔테 온천은 가드 스테이션을 지난 5마일 정도 직진하면 모노 캠핑 그라운드가 나오고 이곳에서 가까운 하이킹 거리에 온천이 있다.
문의 : 로스 파드레스 산림청 (805)968-6640.
■ 노천온천욕의 방법 및 주의점
1. 탕 속에서는 15~20분 정도 물에 담그고 있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오래 있으면 지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온도는 화씨 110도 전후가 적당하다. 이 온도는 사람이 물 속에 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 온도다.
2. 탕에 들어갔을 때 목까지 푹 잠기는 것보다 가슴 높이까지 몸을 담그는 것이 효과적이다.
3. 온천욕을 할 때 전신을 마사지하듯 목욕을 하면 훨씬 효과가 있다.
4. 공복 중에 온천욕을 하는 것이 일반적. 공복 중에 온천욕을 하면 식욕도 나고 위액 분비도 늘어나지만 너무 오래하면 현기증이 쉽게 나고 속이 좋지 않다.
5. 온천욕을 한 후 찬물을 몸에 끼얹어 피부를 수축시켜 주는 것이 피부미용에 중요한 포인트이다.
6. 환경보호를 위해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다. 역시 세탁비누가 누적되어 있는 평상복을 입고 탕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예의.
7. 유리잔이나 유리병은 온천에 가지고 가지 않는다.
8. 자연 속에서 라디오는 소음공해가 된다.
9. 일부 온천객들은 누드로 온천을 하는데 ‘누드온천’은 ‘자연에 속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거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캘리포니아주는 노천온천에서의 누드온천을 법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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