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스트 : 박선근 좋은이웃되기 운동 사무총장
김동연 아틀란타 총영사관 부총영사
김정호 아틀란타 한인 교회협의회장
■ 사 회 : 이언주 편집·취재부장

최근 미 주류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국내 반미시위가 반한감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짐에따라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한인사회 일각에서 일고있다.
LA나 뉴욕과 같은 대 도시는 물론 이미 지역 언론까지 가세, 북한의 핵 문제와 한국의 소파개정 반미시위를 연일 톱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자칫하면 미국인들의 정서가 반한감정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만약 미국내 어느 한 지역에서라도 예상치 못한 돌발사고가 발생한다면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붓는 격으로 반한감정은 미 전국으로 확산될 위기에 놓여있는 시점에서 한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 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회: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미시위가 2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북핵문제로 요즘 미국 뉴스는 남북한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급기야 주한미군 철수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아틀란타 한인사회는 그저 방관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인들의 반한감정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김정호: 현재 미국에서 일고있는 반한감정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반한감정을 야기시키는 실제세력이 미 언론인지 아니면 부시행정부인지 아니면 또 다른 그 누군지를 밝혀내야 한다.
반한감정의 실체가 파악된다면 사건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내 반미움직임이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정당하게 자신의 주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LA폭동이 반한감정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언론들은 연일 ‘한국내 반미시위’를 보도하며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북한에게 더 이상 원조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법치국가인 미국에 살고있는 코리언 아메리칸으로서 그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 박선근: 미국내 반한감정과 한국내 반미감정에 대한 동포사회와 한국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최근 미주 한인사회 일각에서 반한감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조직적인 반한운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연일 계속되는 미 언론의 반한적인 논조가 걱정이다.
일예로 지난주 아틀란타 팍스 뉴스에 출연한 한국전 참전용사가 “한국은 전우들의 희생(피값)으로 자유를 얻었다”며 한국의 반미시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미국사회로 부터 미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친정집과 시집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며느리가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은 상식 아닌가. 우리 모두는 고국을 떠나온 며느리 입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때문에 더욱 미국사회에 잘 융화하는 시민이 돼야한다.

▲ 김동연: 한미관계는 반세기를 이어온 혈맹관계다. 이번 반미감정은 지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시작, 여중생 사건으로 불이 붙은 경우로 IMF 극복과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민족적 자긍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라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파(SOFA·한미주둔군 지위협정) 개정은 정부 당국자간에 충분한 조정을 거쳐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 처음 소파협정 당시는 한국이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대등한 관계보다 미국에 특혜를 베푼 것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반미운동이 지속되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재외동포를 비롯 기업인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 한국의 젊은이들은 계속 시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범대위도 강경한 입장이다. 반미시위와 북핵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인들이 생업현장에서 자칫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불안한 요즘이다.
▲ 김정호: 미국내 한인사회는 준비없는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 10년전 LA 폭동이후 대도시에서는 미 주류사회에 우리의 입장을 알릴 수 있는 2세 그룹을 키우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공동체)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 한인들을 대변하는 그룹이 하루속히 발족돼야하며 근본적으로 영향력 있는 영어권 한인언론이 탄생해야 한다.
▲ 김동연: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은 한인들이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않고 현지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현지 시민사회 형성에 매개체가 되는 모범적인 한인이 되는 것이 바로 정부가 바라는 동포사회의 모습이다. 우리끼리만 잘 모이는 끼리끼리 문화는 주류사회 진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향돼야 한다. 각 지역의 문화를 잘 흡수, 이질감을 최소화 하고 그 사회를 이끌어 가는 한인이 돼야한다.
“한인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2세그룹·영자신문 필요하다”
“한인사회 울타리 넘어 주류사회에서 인정받는 시민돼야”
“타인종 비하는 고립불러… 성실하게 지역사회 봉사해야”
▲ 김정호: 이민사회에 살면서 한국사회를 지향하는 해바라기식 한인은 없어야 한다. 이는 이민자 스스로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모 자료에 의하면 미국인이 싫어하는 이민자 가운데 한인이 들어있다고 한다. 무엇때문에 미국인들이 한인을 싫어하게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신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평소 자신이 속해있는 커뮤니티에 동화, 미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존경받는 한인이 돼야한다. 우리는 이땅의 주인이 돼야 한다.
▲ 박선근: 이 나라에서 인정받는 국민이 돼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가까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역주민과 동화되는 것만이 반한감정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시민권 선서를 할 때 우리는 미국에 충성맹세를 하게 된다. 주인의식이 있는 진정한 충성이어야 미국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 김정호: 이민 선조들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100년전 미국 땅을 밟은 하와이 이민선조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하루 일당으로 받은 70전 가운데 20전을 상해임시정부에 보냈다. 미국문화에 동화하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등 이제는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 박선근: 우리의 의견을 미 주류사회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조직이 없는 것 같다. 이제라도 한인사회 차원에서 인재를 발굴, 육성해서 미 주류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한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등 주류사회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한데도 한인타운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반한감정이 고개를 들고있는 요즘이나 다른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항상 주류와의 긴밀한 커넥션이 없었다.
▲ 김정호: 먼저 미국은 한국의 반미시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왜 세계가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지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이 한인사회는 미국내 반한움직임에 대해 우리의 뜻을 알릴 수 있는 의식있는 리더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지역 미주언론에 대처할 수 있는 그룹부터 만들어야 하며 나아가 한인의 인권과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그룹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 김동연: 21세기는 국제화시대이다. 민족 정체성을 갖고 미국화(동화)되는 길이 올바른 정착이라고 생각한다.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의식전환이 필요한 때이며, 한인사회에 조직적인 문제해결의 인적 시스템 구축과 미래 지향적인 마인드가 생성돼야 한다.
▲ 김정호: 미국사회에서는 유권자 등록과 참정권 행사가 진정한 정치참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일은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당면한 과제중의 과제다.
▲ 박선근: 주인의식이 있어야 선거에도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커뮤니티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봉사도 하게되고 기부도 하게되는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자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론과 실제는 차이가 있다.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무료 봉사를 해 봄으로써 체득할 수 있는 진리다.
▲ 김정호: 이 지역 한인 언론들이 하루속히 저널리즘으로 무장해야 한다. 언론은 허위와 무책임이 난무하는 한인사회가 되지 않도록 사회를 계도해야 하며 한인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
▲ 박선근: 무슨일이 있더라도 미국내 소수계로부터 소외를 받서는 안된다. 5년내에 4.29 폭동과 같은 사건이 또 터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있는 가운데 우리 한인들이 히스패닉이나 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지를 돌아봐야 한다. 인종차별의 억울함을 주장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인종차별을 하지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과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사회: 시민단체가 정부의 기능을 넘어 자칫 국가간의 불신을 초래하고 정부를 무능케 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반미, 반한 이전에 모두가 인류애(人類愛)에 대한 사고가 결여돼 있고 극단적 이기만 팽배한 현실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것만을 주장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이민자로서 어떤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
▲ 김정호: 믿음으로 고향을 떠난 아브라함을 본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품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세워 이땅의 주인이 돼야한다. 필요에 의해 이용하는 나라가 아닌 우리가 주인이 되는 나라로 만들어야 겠다.
▲ 박선근: 우리도 미국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민족적 주체성을 갖고 이웃과 동화, 성실하게 참된 충성을 하는 국민이 될 때 우리에게도 길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 김동연: 적극적인 참정권 행사(투표)를 통해 정치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미주 한인사회는 봉사와 헌신, 기부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또한 반미감정, 반한감정이 더 이상 확산되서는 안된다.
반미, 반한 문제는 북핵개발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한감정이 일수록 동포들은 모두가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에서 더욱 성실한 코리언 아메리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이진수 기자 jslee@koreatimesat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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