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대학에 갓 진학하여 두 세 달 후 추수감사절을 맞으러 집에 찾아 왔다가 고등학교 후배들과의 대화의 시간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들을 모아 자녀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 칼럼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오늘은 같은 학생들이 후배에게는 무슨 당부를 했는지 한번 들어 보고자 한다.

1. 부모 말씀이 이제 보니 다 맞더라: 철이 난 자녀다운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와 대학교 때의 차이가 불과 몇 달인데 그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 귀를 의심할만한 철난 얘기들을 자녀들이 하고 있었다. 그 몇 달 상관보다는 집과 부모를 떠나서 생활하면서 사고가 성장한 요소가 더 많은 것이 틀림없다. 대학의 캠퍼스에 서게되면 갑자기 행동이 어른스러워 지는 것을 보게된다.

2. 부모와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라: 고등학교 때는 때론 부모가 거추장스런 존재로까지 여기던 이들이 결국은 부모만이 자기들에게 필요한 모든 자원임을 대학 학비와 자기들의 생활비를 내는 부모를 보면서 실감하게 된다.

3. 부모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거짓말하지 말라: 좁은 소견으로는 잠시 그때를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던 아이들이 부모가 그렇게 아둔하지 않고 세상이 좁아 말로 말로 전해오는 소식을 결국은 부모가 듣고 알게 되니 어수룩한 거짓말은 아예 하지말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털어놓고 잘못을 빌던가 조언을 얻으라는 충고다.

4. 시간관리를 잘 해라: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가를 판단하여 결국은 대학 입학에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알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습관과 능력을 기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주변에서 오는 유혹들을 물리칠 수 있는 극기의 능력과도 관련된 이야기다.

5. 운동은 본인이 즐기고 원한다면 하되 대학입학에 도움 받기 위해서는 하지 말라: 성적이 우선이다. 그러나 운동은 시간이 많이 뺏기니 본인이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서도 성적에 지장이 없으면 별 문제가 아니고 또 운동에 특출 나서, 그리고 본인이 진실로 즐긴다면 최선을 다해 공부와 밸런스를 맞춰야 하겠지만 운동했다는 자체가 대학입학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6.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되 공부를 먼저하고 공부에 지장 없이 하라: 예를 들면 밴드부 활동이라든가 치어리딩 등이 많은 시간을 요구하니 본인의 능력에 따라 학교 성적과 밸런스를 맞추라는 말이다.

7. 고등학교 때의 데이트는 대부분 일시적이니 너무 심각해 하거나 시간 낭비를 말라: 대학에서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 사춘기 시절 고등학교 때의 이성에 대한 관심은 부모 상상외인데 데이트는 좋으나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속 태우며 감정을 소비 할 필요가 없더라는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의 데이트가 지속되는 일은 드물고 대학교 때 더 진실한 기회들이 많기 때문이다.

8. 대학에 가서 혼자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탁하는 방법이나 간단한 요리하는 일 등 생활기술을 미리 습득 해 놓아라: 이것은 부모님들에게도 부탁한 소재였다. 부모에게만 맡기고 돌아보지도 않던 사소한 일이 대학에 가 보니 그렇게 소중하고 편리한 작은 지식이 될 줄 몰랐다한다.
그래서 집을 떠나기 전 조금씩 자기 일을 자기가 처리하는 책임을 다 하면서 필요한 생활기술을 습득 해 놓으면 대학에 도착하여 덜 당황한다는 말이다.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의 중요성은 귀가 따갑도록 듣는 일이지만 자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남의 자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내 아이만 유별난 아이가 아니고 틴에이저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때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호/ 어바인 교육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