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세기를 빛낸 산증인
영화배우 필립 안
연극배우 이성식씨
치과의사 찰스 윤
한인기자 이경원씨
사진신부 최사라
연방판사 허버트 최
변호사 알프레드 송
LAPD 레이 백
남가주 CPA 리차드 신
LA의사 김용성씨
미주 애국지사 장인환씨·전명운 의사
부동산 비즈니스 이덕선·소니아 석·조지 최
백만장자 김호씨·김형순씨
미주 이민 100년사는 인물 역사라는 이름의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수많은 주연과 조연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나타나면서 이민사회를 위해 역할을 맡았다. 주인공 못지 않게 조연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연들이 걸어온 길을 재평가해 보자는 시각이 요즈음 새로 대두되는 이민학의 한 연구분야이다. 한국의 소장학자들은 독립운동의 시각으로 미주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고 “이민 100년사는 바로 한인교회사”라는 시각을 가진 미주 내 한인 학자들도 많다. 또한 통일운동의 관점, 그리고 민주화 분야 혹은 재미 유학생사에 초점을 맞추어 100년의 발자취를 찾는 연구가들이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에는 평범한 이민자를 연구하는 인물사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의 이덕희씨(전국 100주년 기념사업회 공동회장)는 1903∼1905년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하와이 땅을 밟은 7,000여명의 첫 이민자의 이름을 찾아내는데 수년을 쏟았다. 그리고 끝내 6,000명이 넘는 명단을 하와이 이민국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이들을 바로 100년에 이르는 한인 이민사의 주인으로서 평가를 하고 있다. 언론인 이경원씨도 도산 안창호, 우남 이승남, 용재 서재필, 우성 박용만 등 민족지도자 연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평범하게 살아온 이민의 서민층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며 구전 이민사(Oral History)를 쓰고 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미국 땅을 밟은 무명의 청년 장인환, 전명운은 1908년 3월23일 일제의 앞잡이 듀함 스티븐스를 샌프란시스코 부둣가에서 저격함으로 미주 애국지사 제1호의 반열에 올랐다. 인생역전의 삶을 가장 위대하게 산 첫 애국자이다.
이민 100년의 역사 속에 때로는 별처럼 떠오른 제1호의 주인공들이 있다. 1910년부터 1924년까지 약 950명의 한국의 처녀들이 사진 한 장을 들고 하와이 땅에 도착을 했다. 그 중에서 사진신부 제1호는 1910년 호놀룰루에 도착한 최사라 처녀이다. 그녀는 당시 하와이 국민회 회장 이내수씨와 결혼했고 미주 2세 교육의 어머니이자 용기 있는 초기이민 여성모델이 되었다.
남가주 지역에서는 1928년 11월28일 김용성씨가 하버드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캘리포니아 의사시험에 합격, LA에서 개업한 첫 한인의사가 되었다. 오늘처럼 수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분야별로 전문화된 한인 의료계의 원조가 바로 김용성씨이다.
물론 1903년 이민사 100년이 시작되기 전 서재필 박사는 1889년 미국 의사가 되었고 한인으로 첫 미국 시민권자가 되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국제결혼 제1호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1930년 11월에는 강용흘씨가 영문으로 ‘초당’이라는 소설을 써서 미주내 한인 소설가 제1호 칭호를 듣고 있다. 미주내 첫 백만장자로는 1920년 중가주 리들리에서 ‘김브라더스 상회’를 세운 김호씨와 김형순씨. 사업가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가장 먼저 이룬 인물이다.
차대전 때인 1942년 8월 29일 미국의 소리(VOA) 한국어 방송이 시작되었는데, 첫 아나운서는 바로 황재경, 김성덕씨이다. 한인 2세로 2차대전의 영웅이 된 이는 바로 김영옥 대령이다. 퇴역 후에는 한미박물관 등 봉사의 폭을 넓혀왔고, 해외 동포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다.
이와는 달리 이색적인 기록을 가진 초기 이민자들도 있다. 이성식씨는 1926년 뉴욕에서 공연한 ‘Fanny’라는 연극에 조연이지만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첫 한인이다. 그리고 1936년 USC에 다니던 도산의 아들 필립 안은 ‘Anything Goes’라는 영화의 단역에 출연 첫 한인배우가 되었다.
그 후 할리웃 명성의 거리에 오른 첫 한인계 배우로의 영광을 갖게 되었다. 오순택씨가 그 뒤를 이었다. 1941년에는 제이슨 리가 한인으로는 드물게 마피안단에 가입, 시카고에서 도박장을 경영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1차대전 때 미군에 들어간 몇 안 되는 한인이었다.
주류와 한인 언론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이경원씨는 1954년 테네시주 킹포드 신문의 첫 기자가 되어서 한인기자 제1호 소리를 듣고 있다. LAPD의 한인경찰관 1호는 백인명 여사의 아들 레이 백씨. 1965년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1968년 조지민씨가 이어 한인경찰이 되었다.
1960년 이후부터 제1호 소리를 듣는 인물들이 늘어난다. 한인사회에서 최초로 부동산 세일즈를 시작한 이는 초기 이민자 이보은 여사의 아들 이덕선씨. 1950년대 후반에 세일즈맨이 되었다. 이어 1962년 한인사회 여장부 소리를 듣는 소니아 석이 여성으로 처음 부동산 라이선스를 받았고 곧이어 조지 최씨가 부동산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오늘에 이른다. 프란세스 류씨는 1965년 제퍼슨가에 고려정이라는 식당을 오픈했고, 이어서 미네스 식당이 문을 열었다.
한인으로 주유소를 제일 먼저 시작한 이는 노의선 목사(한인연합교회)의 아들 노봉걸씨. 1963년 피코와 밴네스 15가에서 유니온 스테이션을 개업했다. 오늘은 새크라멘토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1960년대는 가발 비즈니스로 한인 중에서 밀리어네어가 한 사람씩 나오기 시작했다. 조지 권씨는 처음으로 일본 가발 고마치아 제품을 수입했고, 정용봉, 조규창, 이용, 김시면, 김병서, 장원상, 이학조, 이교숙씨 등을 가발업계의 선구자로 부른다.
가주 지역 CPA 제1호는 리차드 신씨로 1963년 LA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CPA 숫자는 참으로 크게 늘어났다. 1968년 임윤영씨는 LA에서 처음 하이소사이어티 양복점을 개업, 윌셔가 한 자리에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8년 폴 감씨는 한인으로 처음 봉제공장을 시작했고 1969년 남미에서 온 이신복씨는 올림픽과 하버드에서 처음으로 한인 상대로 식료품점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인수한 이희덕씨는 올림픽 식료품점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초기이민 2세 찰스 윤, 김인 등이 치과의사로 개업을 했고 새 이민사회의 치과의사 제1호는 장기열씨로 손꼽는다. 1972년에 올림픽가에서 처음 개업을 해서 오늘까지 이른다.
남가주 한인사회의 첫 서점은 김진형씨가 1972년 ‘한국서점’을 오픈했는데 이곳이 코리아타운 번영회를 만드는 산실이 되었고 1974년 코리안 퍼레이드가 펼쳐지면서 한인타운을 성장시킨다.
공직에서 그 이름을 빛낸 초기이민 후예와 새 이민자들이 있다. 1952년 남가주 대학을 졸업한 초기이민 2세 알프레드 송이 첫 한인 변호사가 되었고 이어 1962년 동양인으로 처음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그리고 1966년 동양인으로 첫 상원의원이 당선된다. 그리고 그는 상원법사위원장으로까지 오른 자랑스런 한인 2세이다.
하와이 검찰국장을 지낸 초기이민 2세 허버트 최는 1971년 첫 연방판사가 되었다. 올드타이머인 김창준씨가 1992년 한인 이민사상 처음으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이 되었고, 1993년에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소수민족 3세인 로널드 문대양 판사가 하와이 주대법원장까지 오른다.
이어 가든그로브시 정호영 시의원 그리고 하워드 권씨가 1993년 ABC 교육위원에선출직으로 당선, 한인사회에서 그 이름을 빛냈다. 그 후 최석호씨가 어바인에서 교육위원으로 당선되어서 오늘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100년사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특별기고 민병용 한미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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