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1일. 양띠의 계미(癸未)년 아침이 밝았다.
새해를 시작하는 찬란한 태양이 온누리에 밝은 빛은 쏟으며 힘차게 솟았다.
우리는 다시 새해를 맞이한 것이다.
어느새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았던 양띠 임오년이 저물었다. 2002년과의 작별은 그래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한 해의 갈등과 미움은 이제 모두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희망 없는 새해는 없었고 아쉬움 없는 한 해의 끝은 없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예외 없는 세모정서였기 때문이리라.
여하튼, 우리는 또 다시 새해의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새해를 활짝 여는 일출을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마음껏 펼쳐볼 것을 다짐하는….
올 새해도 어김없이 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도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일하는 가운데 더 많은 땀도 흘려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어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신나고 즐거운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이 즐거우면 삶 자체가 천국이다. 하지만 마지못해 일을 할 경우는 바로 그곳이 지옥이다. 어떤 일을 하는 자세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갈리기 때문이다. 일이 즐거우면 그 효과는 노력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혹자는, 심지어 윷놀이, 카드놀이를 할 때도 ‘신명 나 있는 사람’에겐 끗발이 서지만 불평만 늘어놓고 짜증과 투정을 부리는 이들이 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말한다.
결국, 즐겁고 신나게 하는 일이 자신의 기본 실력이란 것이다.
때문에 자신의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할 경우 자기 자신이 놀라운 기적을 창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삶과 기쁨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가운데 더불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끊임없이 자기를 매질하며 자기 단련에 힘을 써보자. 그러면 새해엔 희망의 싹이 돋고 희망의 꽃이 되어 희망의 결실을 맺지 않겠는가.
올 새해에는 또한 모든 사람이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가정, 직장에서 그리고 한인사회 등에서….
자신이 속해 있는 모든 공동체에서 주인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라는 마음가짐, 내 인생의 주인도 바로 나라는 마음가짐. 그래서 내가 아니면 그 누구도 자신의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간보다 더 노력하고 더 힘쓰는 행동을 각오하고 실천하면 이루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주인의식에 ‘더불어 사는 마음’도 더하면 금상첨화. 가족을 위해, 직장과 동료를 위해 그리고 한인사회와 더불어 사는 마음으로 투자한 희생과 시간은 분명 언젠가 나에게 보이지 않는 더 한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한인사회는 그리 밝지 못했던 것 같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찌푸리며 살았던 것도 같고. 아무리 노력해도 장사가 뒷걸음질만 친다는 불평의 소리도 높았다. 일을 하고 싶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40대 중반남성의 한숨소리는 아직도 귓전을 맴돌고 있다. 친구 때문에 자기 자녀가 공부는 안하고 말썽만 피운다며 남만 탓하던 어느 학부모의
모습도 여전했다.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픈 울음소리도 있었다. 물론, 나름대로 즐거움과 좋은 일들로 기쁨 속에서 살았던 한인 가정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002년의 한인사회는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많은 가운데 어려움도 많았던 다사다난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2003년, 올 한해도 점점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어려움과 고생 그리고 나름대로의 근심과 걱정이 하루아침에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가정, 직장 그리고 한인사회에서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더욱 긴장하며 밝아질 미래를 내다보는 슬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2003년 1월1일 새 아침이 밝았다.
새해는 희망과 꿈을 마음껏 펼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하며 모든 한인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마음 속 깊이 기원합니다.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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