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오렌지카운티에는 아시아계가 즐겨 먹는 식품제조사들도 많다. 두부만 해도 ‘히노이찌’ 상표의 ‘하우스 푸즈’사가 단일 두부제조공장으로 최대 규모의 시설을 가동하고 있고 리틀 사이공에는 군소 두부제조업체가 상당수이며 한국계 ‘풀무원’도 곧 오렌지카운티에 두부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라면도 많이 생산된다. 한인들에게 친숙한 ‘이찌방’등을 생산하는 일본계 ‘니신’도 오렌지카운티에 자리잡고 있고, 한국계로 한화그룹 투자업체인 ‘유니온 푸즈’의 ‘스맥’ ‘엔칠로사’ 상표 라면도 어바인에서 만들어진다.
오렌지카운티엔 아시아계 식품 제조업체도 많아
세계 최대규모 두부제조사에 한국계 라면회사도
히노이찌 두부는 1947년부터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서 제조되어온 것으로 1997년에 ‘하우스 푸즈’로 통합되면서부터 가든그로브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시설에서 생산되는 두부는 연간 20만모로 히노이찌 상표는 물론 수많은 OEM으로 전 미주와 캐나다로 공급되는데 현재 남가주 일원 순두부집에서 사용하는 순두부의 대부분이 이 회사에서 배달을 받는다.
하우스 푸즈의 본사이기도 한 가든그로브 공장에서는 아시아계 시장에 공급되는 일반 두부와 오개닉 두부, 미국 시장을 겨냥한 가미 두부, 각종 과일이나 바닐라, 초컬릿 맛을 첨가한 두부 디저트 외에 유부, 곤냐꾸등도 생산하고 있다. 그중 주종은 역시 전체 판매량중 45%가 중국계, 10%가 한국계에서 소비된다는 히노이찌 두부.
두부는 차츰 주류사회에서도 콜레스테롤 없이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훌륭한 육류 대체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중년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 완화 및 예방 식품으로도 성가를 높이고 있어 아시아계를 뛰어넘는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5개의 자동화된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히노이찌 두부 공장에 종이 가운과 모자까지 쓰고 들어가보니 사일로에 저장된 콩이 일정량씩 내려오면 12시간 동안 물에 불렸다가 삶아 으깨어 두유와 비지로 분리되었다. 비지는 자동으로 창고로 보내져서 사료로 팔리고 두유는 일정량씩 통에 넣어져 응고제(간수)를 섞는다. 그 통들이 돌아가며 내려오면 하나씩 네모난 판에 담아서 기계로 몇 번씩 같은 강도로 눌러 판판하게 굳힌 것을 역시 자동으로 정량대로 잘라서 상자에 넣은 다음, 신선할 물과 함께 플라스틱 뚜껑을 씌운다. 뚜껑에는 자동으로 유효일자가 찍히는데 지난 13일에 제조된 것에는 2003 2월 16일이 찍히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들이 줄줄이 들어가는 곳은 살균설비. 일단 열처리를 한 다음에 식히고, 다시 한번 더 차게 식히는 이중 냉각 시스템을 다 돌아 나오는데 2시간이 걸린다. 살균 시간이 길수록 보존기간도 길어지지만 두부 맛을 최고로 보존하는 것이 65일이라 그 날짜가 찍힌다고 공장을 안내한 세일즈 매니저 존 신씨는 말한다.
두부를 네모 판에 넣거나, 빼고, 포장하기 전에 모가 바르지 않은 것들은 골라내는등 이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모두 알콜로 손을 씻고 일을 시작한다. 전 공정을 자동화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군데군데 사람이 개입하는 것이 생산량을 늘여준단다.
12개씩 상자속에 들어간 두부는 일단 그날 생산된 것들을 모두 모아놓는 냉장 창고 속으로 들어간다. 다른 두부와 달리 커다란 플래스틱 양동이에 담겨 나가는 순두부가 식혀지는 곳도 이 냉장창고. 이 두부들은 출고일에 바로 옆의 또 다른 냉장 창고로 옮겨지는데 다음날이면 모두 나가 미 전역과 캐나다로 수송된다.
미 서부지역에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부와 남부쪽 시장에서는 점유율 1, 2위를 다툰다는 ‘스맥’ 상표의 라면을 생산하는 ‘유니온 푸즈’(대표 이상목)는 지난 1974년부터 코스타메사에서 라면을 생산하던 한인업체를 1990년에 인수, 판매량이 늘면서 1998년 어바인으로 이전했다. 컵 라면과 봉지 라면으로 주류 마켓서 일본계인 ‘마루짱’ ‘니신’과 경쟁하는 이 회사는 고유 상표 이외에 OEM도 많이 하는데 남가주 일대 ‘앨벗슨’ 마켓에서 판매되는 앨벗슨 브랜드의 컵라면이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 것이고 ‘푸드 포 레스’, ‘월마트’, ‘빅 라츠’, ‘스테이터 브라더스’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거대한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 매운 맛의 ‘엔칠로사’ 상표로 서부지역 시장 공략을 시작한 이 회사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연간 3억개 정도, 그중 10~20%는 중남미와 멕시코, 캐나다. 러시아등지로 수출된다.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데다 비상식, 간편식으로 훌륭해 라면 시장은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인데, 친숙한 맛에 푸짐한 내용이 장점이지만 튀긴 음식인데 출고후 경과기일이 긴 한국산 라면에 대해서도 미국서 제조되어 수시로 매장에 배달되므로 신선하고 담백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라면은 고온에서 튀겨 수분 함량이 5% 미만으로 출고후 3개월정도는 맛의 변화가 거의 없다지만 보존기간이 길어지거나 보관 상태에 따라 기름이 산패할 수 있다.
16만스퀘어피트의 공장이 24시간 가동되는 유니온 푸즈의 라면 제조 공정도 거의 자동화되어 있다. 일단 사일로에 저장되어 있는 밀가루가 정해진 양만큼 자동으로 떨어져 내려와 반죽된 다음, 7개의 롤러를 지나면서 점점 두께가 얇아지다가 한 기계를 통과하면 파마한 머리카락처럼 꼬불꼬불한 국수가 되어 나온다. 이것을 일단 증기로 찐 다음에 라면 봉지 하나에 들어갈만한 크기로 잘라서 케이스에 넣어 팜 유에 튀겨낸 다음에 식혀서 스프 봉지를 첨가해서 봉지에 담는다.
컵라면은 면발부터 틀리다. 반죽한 다음에 국수가락을 더 얇고 더 꼬불꼬불하게 빼서 찐다. 이것을 컵에 들어갈만한 분량으로 잘라 동그란 컵 모양의 케이스에 넣어 튀긴 다음에 컵에 넣어 스프 분말과 냉동 건조시킨 건더기를 얹어 뚜껑을 씌운다.
중량 검사나 유효일 표시, 비닐 및 박스 포장, 제조일자 및 플레이버 표시들이 모두 자동으로 되지만 이곳에도 군데군데 사람들이 지켜 서서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기계가 미처 밀쳐내지 못한 중량 미달품들을 골라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새벽 4시부터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아침 8시께는 품질관리 및 연구개발 팀이 매일 맛을 본다고 황의남 공장장은 말한다.
공장 안팎이 모두 깨끗할 뿐만 아니라 모든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고, 전원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두른 종업원들까지 깔끔한 이들 식품제조업소들은 미국내 어느 식품제조 시설과 견주어도 뒤질 것이 없어 보였다. 이 시설에 관계자들의 열정이 더해져 두부, 라면등 동양에서 온 우수한 식품들이 온 미국에서 주류 식품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아 보였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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