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말 패션특구 ‘자바’를 가다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 인근에서 느껴지는 삶의 활기는 한인 의류·잡화업소등을 중심으로 LA에 형성된 대단위 의류시장인 속칭 ‘자바’에서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재현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오전, 연말 샤핑시즌을 맞아 운행이 늘어난 LA 패션디스트릭 투어 버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트롤리를 타고 이 곳을 둘러보려는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행렬은 이미 그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연말을 맞은 ‘캘리포니아 마트’의 토요세일 샤핑객들이었던 것이다.
도매중심의 ‘캘리포니아 마트’나 ‘뉴 마트’등 패션지구 내 대형상가에는 특정일을 정해 디자이너 의류 샘플과 재고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하는데 이날이 바로 그날. “한 번 이곳에 들러 메일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때마다 세일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고 의상전공 학생이기도 한 패션 투어버스 가이드 캔디스 실바는 말한다.
9가와 메인의 뉴 마트는 도매상가 일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쇼룸이 몰려 있어 트렌드 세팅의 중심이자 패션 비즈니스의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섬유와 의류 메이커를 위한 부속상들이 몰려 있는 샌티와 월가 사이의 8가를 지나면 북쪽으로는 화훼거리(Flower District). 투어 코스에는 깔끔하게 단장된 새로운 상가들과 신축중인 건물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LA 패션지구 마케팅 코디네이터로 투어버스에 동승한 에이프럴 엘가스는 “지난 5년간 패션지구 내 건물 신축과 재건축 허가수가 650건이 넘었다”면서 “계속되는 개발이 패션지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한다.
월에서 11, 12가로 내려가면서 여성용 의류와 아동용 의류가 밀집해 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큰 길을 기준으로 본다면 “월스트릿과 11가 주변이 소매업소들에게는 가장 좋은 목”이라고 투어 도중 만난 한 한인 업주는 알려준다.
좋지 않은 경기 때문에 전에는 도매만을 하던 한인업소들중 주말엔 소매를 겸하는 도소매 업체가 많은 게 이번 연말의 특색중 하나. 에이프럴은 “전 업소의 절반이 도소매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최근 추세를 전한다.
샌티와 메이플 사이 좁은 길에 400개 이상의 업소가 들어찬 샌티 앨리와 뉴 앨리는 LA 패션지구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사람냄새’ 나는 공간. 연말 토요일 오후이기 때문인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좁은 길을 가득 메운다. 이곳에서는 연말 세일가격에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미어진다.
이곳에서 장사하는 한인업주들의 상황은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거래업자가 잠적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의류도매업체의 손모씨는 분한 마음을 삭이지 못하면서 “힘든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도미노 부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자 도·소매를 하고 있는 한인업주는 “9·11 테러 직후에만 흔들렸을 뿐 매상은 꾸준하다”고 한다.
한인업소‘8가-12가와 메인-메이플’사이 밀집
대부분 주7일 10시-5시 영업
한인 의류업소가 밀집한 LA 다운타운의 패션디스트릭은 남북으로 8가와 12가, 동서로 메인과 메이플 사이로 디자이너 센터, 의류도·소매상, 봉제업소, 재단공장, 패턴 메이커, 제작공장, 의류마트, 마켓 센터 등에 식당과 다른 서비스 업체까지 포함하면 수 천개의 업소가 82개 블럭을 가득 채우고 있다.
LA 패션지구는 다운타운 부동산소유자협회(DPOA)가 지난 95년 캘리포니아에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개발지구(BID)를 설정하면서 기존의 봉제 디스트릭(Garment District)의 명칭이 새롭게 바뀐 것이다. DPOA가 지출하는 연 3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으로 LA 패션지구는 관리되고 있다.
디스트릭내 대부분 업소는 주 7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영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마트는 토요 세일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주말에 문을 닫는다. 무료 주차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샤핑객 유치의 걸림돌로 캘리포니아 마트와 샌티 앨리에 가까운 주차장일수록 주차비는 더 비싸다.
패션디스트릭 업소 현황
종 업소 수
액세서리 91개소 이상
신발 20
아동의류 165
화훼 20
섬유및 트림 220
남성의류 280
여성의류 700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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