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할까.
그 이유중 하나는 지난 한 해의 원자재 가격의 동향 때문이다. 경제 조사에 따르면 원자재의 가격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조기에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원자재 가격은 수요의 급증이나 공급의 중단등 경제 충격에 대해 일반 소비자 물가보다 빠르게 반응한다. 경험적인 증거로 볼 때 특정 원자재나 제조업계의 일시적인 공급 중단보다는 수요 증가에 의해 가격이 오를 때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간의 함수관계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높은 원자재 가격과 높은 일반 소비자 물가간의 시차는 70년대와 8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9개월 정도로 짧을 수도 있고 수년의 긴 기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원자재 가격의 인플레이션은 소비자 물가의 인플레이션의 전환점보다 먼저 온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은 지난 2001년 11월 바닥을 친 이후로 오름세를 보여왔다. 전체 CRB(Commodity Rearch Bureau)지수는 바닥에서 12%가 올랐으며, 이는 어느 한 분야의 대폭적인 오름세 보다는 여러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고른 상승세에 의한 것이었다.
식품, 원유, 가축등이 모두 지난해 11월 이래로 10%이상 올랐다. 섬유와 철강만이 8%와 2% 가량의 상승세를 기록했을 뿐이다. 높은 원자재 가격이 일시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경제상황 아래서는 기업들이 원가상승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원가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은 어제의 이야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디스플레이션 우려 반영 채권시장
일단 투자가들의 심리가 바뀌면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매우 빠르고 폭이 클 것이다. 두려움으로 인해 투자가들이 질을 추구하면서 채권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었고 수익률은 낮아졌다. 경제 원리에 따르면 장기 채권의 수익률은 현재보다 1%포인트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잴 수 있는 척도는 10년만기 국채 수익률과 10년만기 TIPS(Inflation Protection Protected Treasury) 수익률간의 차이다.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걱정하는 투자자들은 TIPS를, 디플레이션 우려하는 투자가들은 일반 국채를 산다. 따라서 둘 사이의 격차가 커지는 것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의 증대를, 격차가 작아지는 것은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의 증대를 각각 의미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1월6일 연방 단기금리를 인하한 이래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의 추가둔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FRB의 전망을 믿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만약 이같은 우려가 근거가 없고 FRB가 맞는 것으로 판명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채권 수익률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불 마켓 속의 증시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점차 걷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은 일단 늦춰졌으며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조차 생겼다. FRB의 주식가치 모델은 이같은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오는 12개월동안 증시에서의 기대 수익률은 현재 6.4%에 육박한다. 10년만기 국채의 별 볼 일 없는 수익률 3.8%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주식시장은 무려 39%나 저평가되어 있다.
물론 이 모델은 현실을 완전하게 반영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주식의 위험도는 채권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확한 저평가 정도는 이보다는 낮은 퍼센티지라고 보아야 할 수 있다.
<웰스파고 은행 수석 경제학자> www.dr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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