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스베가스 ‘2002 가을 컴덱스’를 가다
‘PC를 넘어서 무선 네트웍의 시대로’
오는 22일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2 추계 컴덱스’의 화두는 현재의 개인 컴퓨터의 기능을 대체하는 소형 단말기와 홈 네트워킹 그리고 무선(wireless)이다. 컴덱스에서 경쟁적으로 신 기술과 제품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던 소비자들에겐 새로울 것 없는 주제지만 정보통신 업계는 PC와 인터넷을 근간으로 다양한 응용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며 차세대 IT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개막 기조연설에서 “인터넷과 컴퓨터작업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의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터치 스크린이 장착된 시계를 예로 들었다.
휴렛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도 “업계불황 타개를 위해선 실용적인 제품 개발이 절실하다”면서 HP의 최신 포켓 PC ‘아이팩(iPaq)’을 소개했다.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은 “세계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컴퓨팅이 가능한 네트웍 컴퓨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네트웍이 곧 컴퓨터”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PC는 휴대용 PC다
저렴하면서도 기본적인 PC의 기능을 갖추고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PC(포켓 PC)가 이번 컴덱스 쇼에서는 IT 업계의 불황을 타개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델컴퓨터는 컴덱스 개막 첫날 부스에서 휴대용 PC ‘액심(Axim) X5’시리즈를 공개했다. 199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델의 ‘Axim X5’는 공개 첫날부터 인기를 끌어 향후 팜, 소니, HP등 경쟁업체의 동종제품과 경쟁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HP에서 내놓은 포켓 PC ‘아이팩(iPaq)’은 세계 최소형에 지문인식을 통한 신원확인 기능이 장착된 최첨단 제품으로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차세대 모바일 PC로 불리며 지난 11월 전 세계에서 선을 보인 태블릿 PC도 HP와 후지쓰,도시바, 게락모바일텍, 코렐 등이 다양한 제품과 전용 프로그램으로 내놨다. 손으로 직접 쓸 수 있는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키보드가 착탈식으로 돼 있어 원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MS가 새롭게 선보인 ‘원노트’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은 디지털 입력방식과 아날로그 입력방식의 장점만을 뽑아 만든 소프트웨어로 메모 또는 도표나 그림, 그래프를 그린 뒤에 디지털화해서 다시 꺼내보고 재편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이트웨이가 선보인 윈도 XP 미디어센터를 장착한 ‘미디어센터 PC’도 미래 PC의 활용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MS 다음가는 삼성과 선전하고 있는 한국관
컨벤션 센터 중앙홀에 자리잡은 삼성전자는 MS 다음 가는 규모로 부스를 만들고 외부에도 각종 배너와 광고물을 다는 등 이번 컴덱스는 MS와 삼성만의 잔치라는 느낌을 갖게 할 정도였다. 특히 휴대폰만으로도 세계 3위인 삼성은 큰 인기를 끈 노키아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 몰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46인치 LCD-TV, 63인치 PDP-TV 등의 가전제품과 6만5,000 색상을 구현하는 UFB-LCD(초선명 액정화면)컬러 휴대폰 ‘SPH-N400’및 고화질 TFT-LCD(초박막 액정화면)를 채용한 컬러 휴대폰(모델명 SPH-A500)을 선보였다.
한국관 공동관에는 한국전자진흥회와 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후원한 68개 IT 업체들이 PC, LCD, PC용 카메라, 디지털 음성 녹음기와 MP3 플레이어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각국의 관람객을 맞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홈네트워킹 시장을 겨냥해 홈 서버 전용 단말기인 ‘헤스티아’를 선보였다.
한편 오렌지 카운티의 한인 업체인 ‘PoGo’도 신제품 ‘트리오’와 ‘프로’를 갖고 독립 부스로 참가했다. ‘PoGo’의 제품들은 음원을 직접 MP3 파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과 디지털 음성 녹음 기능을 겸하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 아마존에서 판매 수위를 달리고 있다.
◇위상 떨어지는 컴덱스
컴덱스는 ‘세계 최대의 IT 박람회’라는 수식어가 지나칠 정도로 IT 업계의 불황과 함께 그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 업체도 참가가 예상됐던 LG가 불참했으며 전체 참여 업체 수도 지난해의 반으로 줄었다. 한국 공동관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는 “참가 비용에 비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부스의 최광혁 과장도 “경쟁해야할 소니가 불참하고 규모가 준 컴덱스는 반쪽이 된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환타 라이프 네트웍 홈디어터 구축
PC의 모든 컨텐츠를 셋톱박스통해 TV시청
이번 컴덱스쇼에 참가한 환타라이프(대표 김효식)사의 환타박스는 PC로 보고들을 수 있는 모든 컨텐츠를 TV와 오디오 시스템으로 연결해 리모콘을 이용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셋톱박스로 네트웍 홈디어터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눈길을 끌었다.
아직 제품개념이 소비자에게 형성돼 있지 않지만 “MS가 개발한 ‘윈도 XP 미디어 센터’를 탑재한 컴퓨터가 소개되면서 환타박스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 더 쉬워지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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