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고용개발국·산업개발부 - 한인업계 대표 본보 초청 좌담회
한인 업계
한국어로 된 법규책자·세미나 없어 불편
업소 고충 뭔지 업주입장도 고려해줘야
주 정부측
법규·세무정보 한국어상담 800전화 추진
중소기업 자문위 구성 3개월마다 모임도
지난 25일 본보 주선으로 열린 캘리포니아 고용개발국(EDD) 및 산업개발부(DIR) 고위관계자들과 한인업계 대표간의 라운드테이블 회의는 오랜만에 한국어서비스, 감사, 단속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이 이뤄진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정기적 대화와 실질적인 관계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2시간30분 동안 격의 없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의내용을 정리했다.
■참석자
◇주 고용개발국(EDD)
샘 로드리게스 수석 부국장, 밥 애플렉 세무담당 부국장, 리처드 커리 감사팀장, 로리 후지모토 공보·대민 담당관
◇주 산업개발부(DIR)
척 케익 장관 직무대리, 에리얼 김 감사관
◇한인봉제협회
김장섭 회장, 사뮤엘 김 부회장, 마이클 이 사무국장
◇한인공인회계사협회
김경무 회장, 제인 김 총무.
◇LA 한인상의
에리카 김 부회장, 길옥빈 이사.
■일시 및 장소
2002년 10월25일 한국일보 회의실
▲로드리게스-한인사회를 비롯한 소수계 커뮤니티와의 파트너십을 위해 EDD는 다방면에서 서비스를 개선, 보완하고 있습니다. 격의 없는 토론을 해봅시다.
▲에리카 김-이 자리에서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다뤘으면 합니다. 비즈니스 관련 법규를 담은 한국어 정보책자, 한국어로 진행되는 세미나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교육의 질도 중요하지만 언어장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교육 세미나와 팸플렛을 제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애플랙-현재 스패니시 외에 10여 개 외국어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예산 삭감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만 한인직원도 점차 늘려갈 계획입니다. 인쇄물의 경우, 한인사회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또 중소기업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에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는 방안도 고려중입니다. 한인업계에서도 이 자문위원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어 주시길 바랍니다.
▲로드리게스-한국일보를 비롯한 한인언론, 라디오, TV 등을 통해서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중입니다. 아울러 정부와 소수계 커뮤니티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부터 중개자로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제인 김-정부가 한인고용주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려면 한인직원이 더 필요합니다. 현재 한인을 얼마나 채용하고 있고 채용을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로드리게스-한인직원 증원은 예산을 고려해 검토하겠습니다. 정규 직원 외에 한인 대학생들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케 하여 이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인턴십 프로그램에 크레딧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입니다.
▲케익-현재 노동청의 경우 히스패닉 직원 채용을 많이 늘린 상태입니다. 추가로 몇 개의 외국어 서비스가 필요한지 조사중이고 이를 통해 필요한 직원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도 역시 예산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로드리게스-아시다시피 주 정부 기관의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한인언론을 통해 주 정부기관의 구인광고를 내보내는 방안도 적극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다 많은 한인들이 주 정부기관에 관심을 갖고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길옥빈-관계당국에서 직접 중소 비즈니스를 방문하여 애로점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국어로 문서가 아무리 잘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중소 비즈니스들은 여전히 수많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어로도 상담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을 제안합니다. 또 당국자들이 관련 한인단체를 수시로 방문해 고용주들이 안고 있는 애로사항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로드리게스-현행법과 세무정보를 한국어로 상담해 주는 800무료전화를 개설, 서비스를 보완하겠습니다. 이 무료전화는 EDD와 DIR이 공조해 운영하는 방식을 택할 것입니다. 전화를 걸면 문의내용에 따라 담당직원에게 연결돼 통화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사무엘 김-봉제협회의 경우 과거엔 노동청장과 업주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AB 633 등 업주들의 목을 조이는 각종 법안들이 시행되기 시작하고 업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세무감사와 단속이 반복되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거의 단절된 상태라고 봅니다. 근로자 권익도 좋지만 이러다 다운타운 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고 나면 근로자들의 일자리는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23년간 봉제업에 종사해 왔지만 사업여건이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케익-현장에서 고용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과 교육세미나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한인사회가 방문을 원한다면 언제든 기꺼이 달려올 것을 약속합니다.
▲애플랙-저 자신부터 현장 방문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들을 현장에 많이 내보내도록 힘쓰겠습니다.
▲에리얼 김-올해 봄에 업주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는데 100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던 행사에 단 15명만이 참석해 실망이 컸습니다.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려고 해도 정작 당사자인 업주들의 참여도가 낮으면 별다른 효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사뮤엘 김-교육 세미나나 한국어 안내책자를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한인업주들이 법을 몰라서 문제가 된 적은 거의 없습니다. 협회에서도 법규 내용을 뉴스레터를 통해 회원들에게 그때그때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업주들이 도저히 지킬 수 없는 법을 시행해 놓고서는 업주들이 따라 올 것을 강요하고 있는 데 있습니다. 또한 오버타임 등 노동법 관련문제들도 일선 직원들의 일방적 조사방식 때문에 고용주들은 늘 죄인 취급만 당합니다. 정부직원들은 종업원들의 말만 듣고 고용주들을 모두 죄인이라고 단정지은 다음 조사를 벌이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버텨낼 재간이 없습니다. 왜 극소수의 ‘스웨트샵’(Sweat Shop)들 때문에 다수의 양심적 고용주들이 피해를 입어야 합니까.
▲케익-만약 저희 직원들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행동을 했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잘못된 사례들을 지적해 주면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시정토록 하겠습니다. 다만 노동법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길 바랍니다.
▲애플랙-말씀하신 세부적인 케이스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는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김경무-근로자 입장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문제의 근본 원인은 뭐고 고충은 뭔지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생각하십시오. 경기악화로 문을 닫는 업소들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벌금은 치명적입니다. 벌금에 앞서 경고를 먼저 주는 게 어떨까요? 억울하게 벌금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로드리게스-억울하면 소송하면 되지 않습니까?
▲김경무-승소한다고 해도 변호사비를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중소 업체에겐 치명적이죠.
▲제인 김-저는 봉제업을 하는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업계의 애로사항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는 편입니다. 관계당국이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의 잣대로 과도하게 단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시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케익-관계 당국과 비즈니스와의 협조관계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인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여러분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로드리게스-오늘 이 자리에서 거론된 여러 사안들을 충분히 검토하여 적절히 조치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조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대화창구 역할을 맡아주십시오.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한국일보에 감사드립니다.
▲애플랙-앞으로도 소수계 커뮤니티를 위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정보를 교육을 통해 제공해 나가겠습니다. <정리-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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