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했던 재규어의 중후하고 스포티한 멋과 전륜구동 랜드로버의 파워는 유효하다’ 2003년형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성능과 디자인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역 미디어 시승회가 지난 14일 어바인에서 열렸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주인이 포드로 바뀐 것은 물론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왕실의 기품’처럼 전통과 우아함에 대한 막연한 향수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영국 자동차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시승회를 개최한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Premier Automotive Group)은 어바인 인근 산악 포장 도로와 5번 프리웨이에서 X-타입 2.5, X-타입 3.0, S-타입 4.2, S-타입 R, XKR 등 모델을 바꿔 타며 각 모델의 차이를 느낄 기회를 제공했으며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프리랜더는 온 로드와 오프로드를 번갈아 가며 성능을 테스트했다.
힘 좋아진 재규어 XK쿱 돋보여…8만달러 넘어
디스커버리 경사조절장치 오프로드서 진가
■재규어
재규어는 저가형 X-타입부터 가장 고가인 XKR 컨버터블 모델까지 엔진출력과 운전편리성에서 기본적인 고급세단의 수준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평탄한 로컬도로와 프리웨이에서는 차이점을 느끼기 쉽지 않다. 프리웨이에서 차량이 90마일의 속도에 도달해도 RPM이 2,000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차량 출력은 좋은 편이며 소음도 거의 없었다.
내부 디자인도 단풍나무를 이용해 고급스러움을 살리며 S-타입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전동식 페달 이동 버튼과 전자식 브레이크 버튼이 눈에 띄었다. 주차 후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는 버릇이 있어 허전함이 들기도 했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차의 성능이 발휘된다고 했던가. 오프로드를 빠른 속도로 달리며 차가 편안하게 컨트롤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수퍼차지드(supercharged) XKR은 같은 도로를 달리면서도 훨씬 편안했다.
완전히 새롭게 정비된 XK 쿱은 재규어의 2003년형 모델 중에서는 가장 돋보였다. 외부 디자인은 그대로이지만 4.2 리터 V8 엔진으로 바뀌어 힘과 스피드가 좋아졌다.
특히 수퍼차지된 XKR은 390마력의 강한 힘을 보여준다. 엔진과 함께 전자적으로 조절되는 ZF 6단 기어는 2003년형 S-타입에 동일하게 적용된 것으로 V8엔진과 함께 차의 힘과 회전성능을 높여준 느낌이다.
전륜구동 콤팩트 세단인 2003년형 X-타입은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첫 판매를 실시한 후 북미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2.5리터 모델은 AJ-V6 엔진에 192마력이며 5단 수동 트랜스미션이 기본이며 3.0리터는 같은 엔진에 227마력이나 5단 자동 트랜스미션과 재규어의 특징중 하나인 J-게이트 시프터가 수동조작도 가능하게 한다.
X-타입의 장점중 하나는 전륜구동 시스템으로 운전시 핸들을 잡을 때의 감촉과 마찰력 등에서 동급 2륜구동차량에서 볼 수없는 차이를 느끼게 한다.
S-타입중 수퍼차지드 된 4.2리터 S-타입 R 모델은 완전히 재 디자인 돼 390마력의 강력한 힘을 자랑해 대표적인 2003년형 모델이다. 70퍼센트 이상의 부속품이 바뀌었다.
60마일까지 가속시간은 5.3초. 엔진출력에 맞추기 위해 스포츠카의 서스펜션, 레이스 차량용 브렘보 브레이크, 탑승감과 핸들링을 최적화하기 위한 컴퓨터 시스템 ‘캣츠’가 장착돼 있다.
운동안정성 조절기(DSC)와 적응조절기술시스템(ARTC)이 장치돼 있으며 사이드 에어백과 DVD를 이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옵션이다.
또 2003년형 S-타입에는 처음으로 전동식 페달 위치 조정 스위치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도입됐다. 기존 모델의 편의 사양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가미됐으며 내부장식용으로 단풍나무 합판이 사용됐다.
■랜드로버
아카데미 시상식에 타고 가도 될만한 차라는 시승 가이드의 설명처럼 랜드로버에는 조금은 투박한 원조 SUV의 자존심이 살아있다.
프리랜더, 디스커버리, 레인지로버 등 3개 모델을 포장된 도로 위에서만 운전해서는 각각의 차이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조금씩 다른 외형과 내장에도 불구하고 그저 엔진 소음이 있고 당연히 세단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느낌 밖에는 없다.
각 모델별 차이는 오프로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반 차량이라면 엄두도 못 낼 급경사의 코스를 프리랜더는 조금은 버거웠지만 완주해냈다. 그러나 운전대를 디스커버리로 다시 레인지로버로 바꾸면서 같은 코스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리랜더에 비하면 레인지로버는 알아서 굴러가는 수준이다.
그러나 랜드로버라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3만 달러 이하에서 시작하는 프리랜더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7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레인지로버의 기능이 발휘되는 오프로드 코스를 얼마나 타게 될지는 의문이다.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레인지로버는 282마력에 4.4리터의 특수 SUV로 유럽과 북미에서 최고의 SUV로 여러번 수상한 적이 있다. 지난 32년 동안 3번째의 큰 변신을 한 2003년형 레인지로버는 안정적인 4륜구동, 5단 코맨드시프트 자동 트랜스미션이 장착됐으며 운동안정조절장치(DSC)등의 전자 마찰 보조장치 등으로 인해 오프로드 코스에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독립 공기 서스펜션은 기존 모델의 기능을 뛰어넘는다. 기본가격은 7만 달러선.
2003년형 디스커버리는 4.6리터 217마력으로 2002년형 레인지로버에 쓰였던 랜드로버 V8엔진을 탑재했다. 신형 레인지로버와 비슷한 형태로 외양 디자인이 강화됐고 368가지가 개선됐다. 선루프도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2개가 2단으로 돼 있으며 뒷좌석을 높여 뒷좌석의 승객도 편안함과 시원한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내리막경사조절장치(Hill Descent Control)과 4륜 전자 트랙션 컨트롤시스템이 오프로드에서 디스커버리의 진가를 발휘하게 한다. 5인승과 7인승이 있으며 기본 가격은 3만 4,350달러.
막내인 프리랜더는 올해 첫 선을 보였다. 눈이 내린 비포장도로에서 특히 신뢰감 있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 특히 프리랜더 중 신형 SE3는 3도어 버전으로 차 지붕과 적재함 커버를 떼 낼 수 있어 오픈카의 기분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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