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개성상인을 송상, 의주상인을 만상이라 하였다. 화상은 해외거주 중국상인을, 인상은 해외거주 인도상인을 일컫는 말이다. 한상은 ‘해외거주 한민족 상인’의 준말로 세계 각지에서 제조업, 상업 및 무역, IT 및 벤처, 금융, 과학·기술, 법조 및 언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민족 경제인을 총칭하는 말이다.
지난 8일-10일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제 1차 세계한상대회는 한상을 이처럼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이번 한상대회에는 남가주에서도 한인무역협회를 주축으로 LA 한인상공회의소, 미주 한미식품상총연합회 회원등 100여명이 참석해 세계각지에서 온 동포들과
각종 경제정보를 교환하고 세계 어디에 흩어져 살아도 ‘우리는 하나’ 라는 핏줄의식을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는 Leading-CEO포럼, 차세대 경제리더포럼, 각 단체별 총회, 투자유치 설명회, 재외동포 경제인의 고향방문행사등 다양한 순서가 마련됐으며 실제로 1,000여 국내기업들과 재외동포경제인간에 1억달러이상의 수출상담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수출상담외에도 Leading-CEO포럼에 참석했던 리퀴드메탈 제임스 강 이사장은 IT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고려해 평택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번 한상대회를 개최한 한국정부의 의도는 세계 140여개국에 흩어져있는 재외동포를 한상으로 엮어 글로발 경쟁시대의 첨병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6,000만명의 중국 화상이 중국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준 사실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전세계 해외동포들이 같은 값이면 한국과 교역, 투자하여 자신의 사업체에도 득이 되고 본국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재외동포재단은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가 주최하는 세계해외한민족 경제공동체 대회(10월7-8일)와 같은 주에 한상대회를 열어 무역인들과 상공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공인들은 상공인들대로 지난 93년부터 세계 한인상공인 총연합회모임을 자체적으로 해왔으며 무역인들은 무역인들대로 96년부터 해외한민족 경제공동체대회를 열어왔다.
이번 한상대회에서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와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간에 한상대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위한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일부 단체는 본국 정치인과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움직임까지 있어 한상대회의 순수한 의미가 퇴색될 우려마저 있다. 이번 대회는 또한 외형에 너무 치우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식으로 참석한 한인경제인들간에 정보교환이라든가 교역의 기회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전 세계에 흩어져 활약하는 한인경제인들이 하나로 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을 때 우리도 예기치못한 시너지효과가 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못할때는 오히려 분열만 조장시킬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거주지역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필리핀 어디가 되었든 해외에 나가 사는 한인들의 심정은 비슷하다. 서로가 서로의 삶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고 있으며 조국인 대한민국의 경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다. 이번 한상대회의 의미는 일단 전세계 한인경제인들이 일단 한 자리에 모였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할 것 같다. 또한 www.korean.net이라는
도메인네임을 미주한인사회에서 기증해 전세계 해외한인경제인들이 사이버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사이버장터를 만들어준것도 성과다.
박흥률<경제부 부장대우>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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