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미국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풍광이 멋들어진 산속, 텐트를 치고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을 이고 일렁이는 장작불 둘레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앉으면 여유와 가족애가 새삼 소록소록 솟아난다. 각 지역의 비경을 배경으로 무려 2,500여개의 캠핑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야영 성수기는 단연 여름철이지만 진정한 ‘프로 캠퍼’들은 가을철인 지금 캘리포니아의 산야로 캠핑을 떠난다. 캠핑장인지 도시 한가운데인지 모를 정도로 붐비던 유명 캠핑장들은 고스트 타운처럼 적막만이 남아있고 간혹 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는 새들만이 쓸쓸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다. 호텔 숙박비 대신 텐트와 버너를 사서 자동차 트렁크에 챙겨 넣고 아이들과 함께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있는 곳으로 주말여행을 계획하자. 가을이어서 더욱 좋은 캘리포니아 유명 캠프장들을 소개한다.
사막 도시인 모하비를 지나서 395번 하이웨이로 약 40마일 정도 북상하면 유명한 서부 영화들의 배경이었던 레드 락 캐년(Red Rock Canyon) 주립공원을 만난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수백만년 동안의 풍화작용으로 붉은 색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이루는 환상 속의 별천지로 영화 ‘혹성 탈출’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여름에는 무더위로 도저히 캠핑이 불가능한 곳이지만 가을인 지금 이 곳은 사막의 황량함을 즐기기 위한 캠퍼들이 텐트를 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별을 관찰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데 캠핑장 레인저들이 그 날의 별자리 차트를 화장실에 걸어놓을 만큼 밤하늘이 아름답다.
리카르도 캠핑장이 있는 화이트 하우스 클립(White House Cliff)은 100피트 높이의 퇴적암 절벽들로 마치 악마가 만들어놓은 무대 커튼처럼 사막을 둘러싸고 있다. 절벽은 시간에 따라 그 색채가 돌변하는데 일출 때는 핑크색을 띠던 절벽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 흙색으로 변했다가 저녁 일몰과 함께 피를 흘리듯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자연의 학습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질학, 고생물학, 화석학 등을 공부할 수 있으며 사진 작가들이 매시간 변하는 절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하루종일 캠핑장 주변을 서성거린다.
지난 1968년 컨(Kern) 카운티 최초의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곳에는 10여개의 트레일이 있어 가을 바람을 등에 업고 가벼운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아침과 토요일 저녁에는 레인저가 가이드로 나서는 하이킹 프로그램도 있다.
모두 50개의 캠프사이트가 있는데 예약은 필요 없고 선착순으로 텐트를 치게 된다. 사용료는 사이트당 8달러. 화장실과 식수는 있지만 샤워시설은 없다. 문의: (661)942-0662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14번 노스를 타고 가다가 모하비를 지나서 나오는 395번 노스로 갈아타면 된다.
카탈리나 섬을 방문해 본 한인들은 많아도 카탈리나에서 캠핑을 즐겨본 한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카탈리나의 중심지인 아발론(Avalon)에 비해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섬 서남부 지역에 있는 작은 타운인 투 하버스는 노동절이 지나면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해진다. 그래서 지금 방문하면 외딴 섬의 낭만과 대자연의 숨소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문명을 피해 섬으로 잠시 몸을 숨긴 이방인의 벗이 되어 준다.
캠핑장은 부두에서 200야드만 들어가면 곧 만날 수 있는데 섬까지 캠핑 장비를 들고 가기 싫으면 캠핑장에 있는 텐트 캐빈을 30달러에 빌릴 수도 있다.
아직도 물이 차갑지 않아 스킨스쿠버를 즐길 수 있으며 마운틴 자전거도 렌트가 가능하다. 좀더 깊은 산 속에 있는 캠핑장에서 묵고 싶으면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리틀 하버 캠핑장을 예약하면 된다.
투 하버스에는 67개의 캠핑 사이트가 있으며 리틀 하버에는 17개의 사이트가 있다. 사용료는 사이트당 12달러, 어린이가 있으면 1명당 6달러를 더 내야한다. 화장실과 유료 샤워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예약 및 문의: (310)510-2500, www.scico.com/camping
샌피드로항에서 떠나는 카탈리나 익스프레스(Catalina Express·800-481-3470)가 매일 투 하버스로 배를 운항한다.
남가주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을 단풍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일년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는 캘리포니아 파인 트리 사이로 떡갈나무와 단풍나무 그리고 애스펜 트리가 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다. 남가주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작은 냇물과 넓은 초원이 캠핑장 주위를 감싸고 있다.
사과의 고장인 줄리안에서 가까운 곳으로 텐트에 여장을 풀고 인근 과수원으로 사과 따기 관광에 참가한다. 샌디에고에서 가장 높은 쿠야마카 픽(해발 6,512피트) 정상까지 이어지는 왕복 5.5마일 길이의 하이킹 트레일이 있어 줄리안에서 구입한 사과파이의 칼로리를 하이킹으로 날려버린다. 초심자들은 왕복 4마일 길이의 스톤웰(Stonewall) 픽 트레일에서 하이킹을 시도한다.
모두 85개의 캠핑사이트가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용료는 사이트당 12달러. 그룹 캠핑장도 있으며 이 지역 인디언들을 삶을 조명한 박물관도 있다.
한편 줄리안에서는 매년 가을철 주말이면 다양하고 독특한 미술 공예품들이 전시 및 판매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화가들과 장인들이 제작한 전시 작품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독특한 선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행사는 10∼11월 토∼일요일 타운 홀에서 계속되며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샌디에고까지 간다. 샌디에고 다운타운에서 나오는 8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나오는 79번 하이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산길을 따라 11마일 정도 가면 주립공원이 나온다. 샌디에고에서 동쪽으로 40마일 거리.
또 다른 방법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가다 라호야(La Jolla)까지 가면 내륙으로 빠지는 52번 하이웨이를 만난다. 이 길을 동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다신 산쪽으로 연결되는 78번 하이웨이가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역시 동쪽으로 가다 보면 줄리안에서 79번 하이웨이가 나오고 이 길로 갈아타 남쪽으로 5마일 정도 내려가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예약: (800)444-7275, www. reserveamerica.com. 주소 및 문의: 12551 Highway 79 Descanso, CA., (760)765-0755.
샌프란시스코 인근 주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가을 캠핑장이다.
남가주에서는 약간 먼 거리에 있지만 한번 찾아가면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나는 곳으로 하늘을 찌르는 높이 300피트의 대형 레드우드가 캠핑장 인근을 지키고 있다. 샌타크루즈 마운틴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캠핑사이트가 깨끗하고 시설이 완벽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매년 아웃도어 매거진이 선정하는 전국 최고의 캠프파이어 캠핑장 중 하나로 선정되는 곳으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면서 캠프파이어를 지피는 맛이 백미라고 한다. 한 봉지당 5달러하는 장작(firewood)은 현장에서 판매한다. 나무를 꺾거나 떨어져 있는 나무를 모으는 것은 불법이다.
캠핑장에서 시작되는 왕복 13마일의 피터스 크릭까지의 하이킹 트레일이 유명한데 중간 중간에 나오는 2,000세된 레드우드가 이 곳을 찾아온 가을철 나그네에게 환영의 손짓을 한다. 마운틴 자전거가 있으면 꼭 차에 매달아 가지고 가는게 좋다.
모두 60개의 캠프사이트가 있으며 화장실과 2분당 25센트하는 유료 샤워장도 있다. 예약: (800)444-7275, www.reserveamerica.com 문의: (650)948-9098.
가는 길은 LA에서 101번 하이웨이를 노스를 타고 북상한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샌호제에서 나오는 280번 프리웨이 웨스트로 갈아탄다. Palo Alto에서 나오는 Page Mill Rd.에서 내린다. 이 길을 타고 서쪽으로 9마일쯤 가면 Skyline Bl.가 나온다. Skyline을 지나면 길이 Alpine Rd.로 바뀐다. Alpine으로 들어서서 3.5마일 정도 가면 Portola State Park Rd.가 나오고 여기서 좌회전해서 다시 3.5마일 정도 가면 공원 입구에 도달한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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