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환경은 개체를 둘러싸고 있는 외계를 총칭하므로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중요하다. 환경 중에서도 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환경이다.
지금 한국에서 태풍으로 인해 수많은 수재민이 발생하여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런 태풍과 토네이도, 홍수, 한발, 지진 등 자연재해는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기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감기가 만연하고 폭설이 한 번만 내려도 교통이 마비되는 등 사람들의 생활에 자연환경은 참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자연환경 뿐 아니라 또 중요한 것이 정신적 환경이다. 넓은 의미로 사회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정신적 활동의 소산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런 환경의 영향도 대단히 크다. 민주주의가 잘 되고 있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큰 불편 없이 살고 있지만 개인의 자유가 짓밟히고 있는 독재국가나 경제사정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또 부정부패와 악습이 없는 사회에서는 합리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는 불안과 혼미 속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요즘은 또 생활환경이란 말도 있다. 사람들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자연환경을 말한다. 공장과 자동차 때문에 생기는 공기오염, 도시의 먼지와 소음,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 등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생태계 마저 바꿔놓고 있다. 생활환경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사회환경이 나쁠 때 나쁜 생활환경을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환경이든 사회환경이든 또 생활환경이든 모든 환경이 사람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환경이 나쁜 곳으로부터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려고 한다.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적응이 어려울 때는 좋은 환경을 찾아 이동한다.
철새들이 떼지어 이동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 예이다. 이런 이동이 없다면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은 특히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자유의지로 행동하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인류는 처음 아프리카의 적도지대에 살다가 더위를 피해 북쪽으로 이동했고 빙하기의 추위가 닥치자 남쪽으로 다시 이동했다고 한다.
역사시대에는 자연재해와 외부세력의 침략을 받아서 민족 이동이 많이 발생했고 신대륙 발견 이후에는 식민지 개척과 이민 목적으로 이동 행렬이 그치지 않았다. 미국처럼 비교적 환경이 좋은 나라에서도 지난 70년대 유류파동이 나자 중서부의 추운 지역에서 따뜻한 남부로 이사하는 추세가 유행병처럼 번졌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환경이 좋은 곳을 찾기 위해 3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는 오늘날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금과옥조가 되고 있다. 웬만큼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자녀교육을 위해 좋은 동네로 이사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하고 있는 현실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다. 먹고 살 수가 없어 굶어 죽어가면서 희망 조차 보이지 않는 마당에 마지막 길은 다른 곳을 찾아가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이 북한을 떠나면 어딘가서 받아줄 수도 있는데 굳이 못 가게 할 건 무엇인가. 이런 어거지가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만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들어있다는 탓을 한다. 그러나 누가 우리를 미국에 강제로 끌고 오지는 않았다. 좋은 환경을 찾아 우리 스스로 왔을 뿐이다.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사회환경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자연재해도 없고 부정부패 등 사회악이 들끓지도 않고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의 모든 인종과 문화가 어우러지고 있는 이 미국이 다른 곳에 비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마살은 이제부터 행복살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기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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