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벤츠 사랑은 유별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직업상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한인들은 더 그렇다.
’뉴스타 부동산’의 경우 직원 350명 중 80명이 벤츠를 탄다. ‘뉴스타 부동산’ 남문기 대표는 "고객을 편안하게 모시고, 에이전트의 격을 높이는 데는 벤츠 만한 차가 없는 것 같다"는 벤츠 예찬론이다. 고객과 함께 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많은 업무의 성격상 벤츠 구입은 곧 비즈니스 투자다. 차량 구입과 유지는 비즈니스 비용으로 제할 수 있어 현실성 있는 투자가 된다.
또 다른 이유는 벤츠가 갖는 상징성이다. "프레스티지 하면 역시 벤츠지요" 벤츠 세일 경력만 12년인 ‘칼리버 모터스 벤츠’의 이성춘씨가 한인 고객들로부터 숱하게 들었다는 말이다.
렉서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와도, 아직 많은 한인들이 벤츠를 고집하는 것은 벤츠가 한인들에게 획득한 프레스티지 이미지 때문이다. 그만큼 무리도 따른다. 세일즈맨들은 대중화를 노리고 저렴하게 출시된 C클래스가 유독 한인들로부터 외면당한다고 말한다.
품질 좋고 실속 있어 인기를 누리다 93년 단종된 190E 모델도 당시 한인들 사이에서는 ‘돈은 없는데 벤츠는 어지간히 타고 싶은 사람들이 타는 차’로 평가절하 됐다고 한인 벤츠 세일즈맨들은 안타까워(?) 한다. ‘시계’하면 롤렉스, ‘바바리코트’ 하면 버버리이듯 품위 있는 고급 차의 대명사격인 벤츠에 대한 한인들의 사랑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다.
■모델과 가격(www.mbusa.com)
벤츠는 C, E, S, CLK, CL, SLK, SL, ML, G, AMG 등 10개 클래스고, 모델은 모두 35개 정도나 된다.
가격은 3만달러선인 C클래스부터 M(4만), E(5만), S(7만달러 이상) 순. 한인들이 ‘꼬마 벤츠’로 친다는 C230 콤프레소 스포츠쿱은 MSRP가 2만5,000달러선, 최고급 모델인 CL600은 약 12만달러 선이다. CL600은 소량 공급돼 디파짓하고도 1∼2년씩 기다리기도 한다.
컨버터블은 SLK(4만∼5만달러), CLK(4만∼7만), SL500(8만) 등이며, 이 중 SL500은 돈 많은 스포츠카 마니아들이 주말용으로 산다. 요즘 한인들 사이에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은 E320 세단과 ML320 라이트 트럭. C클래스는 아니면서 가격도 크게 부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벤츠 역사상 최고급 모델도 몇년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메이박(Maybach)이라고 이름 붙인 이 모델의 가격은 무려 35만∼40만달러로 추정된다. 주문생산에 바이어가 직접 공장을 견학하는 과정까지 거친다고 한다. 일단 가격에서 25만∼30만달러인 롤스로이스를 능가하는 이 야심작이 벤츠의 지형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누가 타나
직업별로는 사업가와 전문직 종사자, 연령별은 40∼50대가 주류다.
특히 S시리즈는 한달 수입이 1만5,000∼2만달러인 40대 중반∼50대 후반의 사업가들이 주고객이며, 한달 페이먼트만 약 2,000달러에 달하는 모델도 있다. 모델별로는 C클래스와 컨버러블 SLK 등은 유학생이나 20∼30대가 많이 찾고, SUV인 ML320과 디자인이 멋진 쿱 CL500과 CL600은 여성들이 선호한다.
요즘은 1.5세로 이민 와 컴퓨터, 엔지니어링, 의사, 변호사, 금융직 등 전문직에서 기반 잡은 30대도 벤츠를 많이 탄다. 이에 비해 20대는 육중한 벤츠보다 쌈박한 BMW를 선호하는 편.
■얼마나 팔릴까
벤츠만 전문으로 파는 한인은 10년 넘은 베테런 3명을 포함해 10여명에 이른다. 이 중 베테런 3명의 세일즈 실적은 경이로울 정도다.
사우스베이 오토 하우스의 데이빗 유씨가 재작년 판 벤츠는 새 차만 모두 691대. 주말 제외하고 하루에 2대씩 팔아치운 셈인데, 그 해 미국 전역을 통틀어 1등을 기록했다고 한다.
다운타운 LA모터스의 영 김씨는 15년 동안 약 2,000대, 칼리버 모터스 벤츠의 이성춘씨는 1년에 줄잡아 150∼200대씩 팔았다.
■벤츠 세일즈맨들의 추천 모델
벤츠 세일즈맨들은 정작 뭘 탈까. 16년 경력의 영 김씨가 꼽은 최적의 모델은 뜻밖에 벤츠 93년형 190E.6(’돈은 없는데 벤츠는 타고 싶은…’으로 회자됐던 그 모델). 당시 2만7,000달러를 주고 구입한 이 차는 성능과 안전도, 경제성을 모두 갖춰 김씨가 가장 아끼는 모델이다. 이성춘씨는 2년 전에 산 ML320이 다용도에다 경제성도 갖춰 팬이 됐고, 데이빗 유씨는 무난한 E클래스를 추천했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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