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연휴 첫날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총격사건이 발생했던 LA국제공항(LAX)은 5일 경비병력이 증강 배치돼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공항경찰과 LA경찰국(LAPD) 등 테러관련 치안기관들은 또다른 사태에 대비 보안검색을 대폭 강화하고 공항출입구등에 경비병력을 증강하는 등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은 정상 운항됐다. LA경찰국(LAPD)은 시전역에 발동중인 비상경계령을 연휴가 끝나는 7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시점에서 이 사건이 ‘테러’로 규정할 만한 정보나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정확한 동기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 범죄수사과 리처드 가르시아 수사관은 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이 일반적인 테러사건들의 형태와 다르다며 증오범죄 또는 가정불화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범인 하다옛이 연방정부의 감시대상이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하다옛이 45구경 및 9밀리 등 권총 두정과 6인치 크기의 칼을 소지하고 공항으로 들어간 점을 들어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상황
FBI는 이날 범인이 살고 있던 어바인의 아파트를 수색, 컴퓨터 등을 압수해 조사중이며 일주일전 이집트로 여행을 떠난 가족들과 접촉하기 위해 이집트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가르시아 수사관은 "범인이 테러리스트처럼 보이게 행동했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중이며 제보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범인 하다옛은 항공권이나 짐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1992년 미국으로 이민와 ‘파이브 스타 리무’라는 리무진 서비스업에 종사했으며 1997년부터 어바인소재 아파트에서 거주해 왔다.
또 하다옛의 총격을 받고 숨진 희생자는 보석무역업에 종사하던 야콥 아미노브(46·노스할리웃)와 항공사 직원 빅토리아 헨(25·채스워스)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태생이다.
한편 제임스 한 LA시장은 오후 4시 파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테러징후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모든 수사기관들이 공조해 전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 동요하지 말고 평시와 같이 독립기념일 연휴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항경비강화
치안기관들은 톰브래들리 터미널 등 LAX에 대한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LA공항경찰과 LAPD 등 치안기관들은 정복 순찰경관과 사복경관들을 크게 늘려 모든 공항시설에 대한 순찰을 늘렸으며 폭발물 탐지견들을 배치, 공항내를 돌며 수상한 물건들에 대한 감시를 펼치고 있다. 또 자전거 순찰 경관들은 공항 실내를 돌아 다니며 긴급상황 발생시 신속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낸시 캐슬 공항대변인은 "이미 작년 9월 테러사건 이후 최고의 경계태세를 유지해 온 상태여서 보안시스템이 특별히 변경된 것은 없다"고 전제한 뒤 "총격사건 이후 치안력이 증강됐으며 모든 상황에 즉각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 공항은 매우 안전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항공사들 표정
이 터미널에 입주한 항공사들은 전말 발생한 총격사건에 충격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탑승자와 항공권 및 여권의 일치여부 확인절차를 대폭 강화했으며 각종 수하물에 대한 X레이 검색절차도 세밀하게 진행했다. 전날 총격사건으로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고 탑승객들을 공항 인근 호텔에 투숙시켰던 싱가폴 에어라인 등 일부 항공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공항에 나온 승객들을 맞이하느라 바쁜 모습이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도 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탑승업무를 실시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엘-알 카운터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어제 오후 5시 부분적으로 터미널이 오픈됐지만 경찰들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각 카운터로 향하도록 해 큰 혼잡이 있었다"면서 "비록 출발시간이 지연되기는 했으나 차질없이 모든 승객을 태워보냈으며 오늘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요일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인 엘-알 카운터는 항공사 깨진 유리조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벽과 카운터 등에 총탄이 뚫고 들어간 자국이 선명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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