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장하다 태극전사들이여.
한국 축구가 16강의 명함을 찍는 날 LA한인들은 한마음으로 응원의 붉은 함성을 토해냈다. 14일 새벽 LA한인타운 곳곳에 마련된 합동 응원장소에는 경기 전부터 수많은 한인 축구 팬들이 몰려들었고 90분 내내 목 터져라 응원했다. 한국의 1대0 승리로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한인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일부 한인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타운은 하루종일 축제분위기속에 업소들은 16강을 기념하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인타운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한-포르투갈전을 맞아 LA한인회 등이 마련한 코리아타운 갤리리아 합동 응원장에는 새벽에도 불구 무려 1,000여명의 한인들이 몰려들어 16강 응원열기를 반영했다. 하나같이 붉은 티셔츠로 무장한 한인 축구 팬들은 110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90분 내내 목터져라 응원했고 한국의 16강이 확정되는 순간 일제히 뛰어오르며 환호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이겼다’를 연호하며 자리를 뜰 줄 몰랐고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에 뒤질세라 응원을 펼친 한 할아버지는 기쁨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한인사회 전체가 한국의 16강 진출의 기쁨에 들뜬 14일, 한인타운에는 각종 축하 행사가 이어졌고 이날 밤 식당과 카페 등 곳곳에서는 16강 진출의 흥분을 감추지 못한 한인들의 ‘건배’ 소리로 하루종일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가자 미용실는 LA와 가든그로브, 풀러튼, 토랜스, 하시엔다 등 5개 지점에서 이날 고객들에게 무료 헤어 컷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알배네와 교토스시, 카페 단센 등도 자장면 등 무료 음식과 공짜 생맥주를 제공하기도 했다. 요식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류판매는 평소에 비해 20∼30% 늘어났다고.
◎…월드컵 기간동안 24시간 영업체제로 전환,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는 한인타운 사우나 업소들에는 한인 손님들이 몰려들어 북적북적. 이날 각 사우나에는 13일 밤부터 시작된 일본 대 튀니지 전을 보고 이어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보느라고 뜬눈으로 지새운 한인들이 출근전 사우나로 무더기로 몰렸다. 이들은 목욕을 하고 대부분 수면실로 향했는데 직장인 김모(38)씨는 "두세 시간이라도 자고 출근할 생각"이라며 "상사도 오늘 같은 날은 약간의 지각은 너그럽게 용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남가주지역의 한인들이 밀집한 아파트는 이날 새벽 한-포르투갈전을 시청하는 한인들의 열기로 들썩들썩. 탄성과 한숨이 흘러나왔고 후반 들어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 김철민(31·가디나)씨는 "전체 6집 중 5곳이 한인 입주자인데 중계시간 동안 옆집에서 지르는 함성소리가 크게 들려왔다"며 "이웃들의 항의가 있지 않을까 잠시 걱정도 됐지만 한국의 승리 기쁨에 금방 잊게 되더라"고 전했다.
◎…이날 한-포르투갈전을 지켜본 일부 한인들은 프랑스, 아르헨티나에 이어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한 포르투갈에 동정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들은 포르투갈이 2명이나 퇴장 당한 뒤 동점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좀 안쓰러워 보이더라고 한마디씩. LA의 김모씨는 "후반 종반에는 차라리 한 골을 먹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며 "그래서 미국 대신에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나가면 좋을 뻔했다"고 말하기도. 또 밸리의 안모씨는 "한국이 16강 상대로 멕시코를 피한게 천만다행"이라며 "한인과 히스패닉 주민들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어떻하느냐"고.
<김종하 기자>
◎…한국이 예상을 깨고 16강에 진출하자 8강, 4강을 넘어 한국의 월드컵 우승을 점치는 한인들이 급증. 많은 한인들은 한국팀 실력이면 세계 어느 나라와 싸워도 승산이 있다며 홈그라운드 어드밴티지를 적절히 살릴 경우 월드컵 제패가 결고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주장. 그러나 일부에서는 ‘16강에 올랐다고 너무 흥분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탈리아가 한국축구가 아직도 세계정상급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확실히 가르쳐줄 것이라고 흥분을 가라앉힐 것을 충고.
◎…집에서 아내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월드컵을 시청하는 한인 축구광들이 상당수에 달해 주위의 동정을 사고 있는데. 이들 축구광들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밤이건 새벽이건 만사를 제쳐놓고 TV앞에 앉아 게임을 시청하는데 축구광들의 아내들은 한결같이 ‘모든 일을 축구보듯 하면 금방 성공할 것’이라며 한심하다는 표정들.
◎…월드컵 남가주후원회가 마련한 6가와 알렉산드리아 몰 주차장과 호텔, 식당 등 다른 공동응원 장소에도 적게는 10∼20명에서 많게는 2∼300명이 모여 합동 응원에 참가, 이날 새벽 한인타운은 한인들의 응원 열기로 폭발적 분위기를 연출. 일부 젊은이들은 자동차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고 지나가는 승용차들이 경적을 울리면 길가의 한인들이 ‘대∼한민국’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