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골치 아픈 서류들일랑 이리 밀치고, 컴퓨터 마우스도 저리 밀쳐 버리자.
뻣뻣한 목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려보고 상체를 쭉 펴서 스트레칭을 한 뒤, 책상 한쪽에 올려놓은 슬링키(Slinky)를 가져와 스르릉~ 한번 굴려보자. 슬링키가 없다면 실리 퍼티(Silly Putty) 달걀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번 꽉 잡아보거나, 핑~공중으로 던졌다 받아보자.
골치 아픈 프로젝트 생각도 창 밖 허공으로 증발해 버리고, 곤두섰던 신경은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직책 높으신 큰 기업체 간부와 어린이 장난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점잔을 풀고 잠시나마 어린아이처럼 장난감을 갖고 놀아보면 업무 스트레스가 신통하게 풀리고 뻣뻣한 근육이 이완된다.
또 근엄한 방 주인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장식물 내지 소품으로도 근사해 장난감을 집무실에 갖춰두는 최고 경영자들이 늘고 있다. 어릴 적 갖고 놀던 스르릉 스르릉 움직이는 쇠줄 슬링키. 쇠가 아니라 18K 금으로 만들어진 100달러짜리 슬링키를 갖고 있는 이그재큐티브 어디 그리 많이 있어? 한번 뽐내 볼 수도 있다.
어른들, 특히 기업체 고위 간부나 직원들을 겨냥한 장난감 판매가 정체 상태에 빠진 장난감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효자노릇을 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어릴 때 만지작거리며 놀았던 장난감인 레고(Lego)나 슬링키, 실리 퍼티 등을 제조하는 장난감 회사들은 판매 타개책의 하나로 실험적으로 시도한 기업체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 예상 밖으로 먹혀들자 이를 전략 부문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230억달러에 이르는 장난감 시장. 어린이들 위한 장난감 시장은 정체상태에 접어든지 오래됐지만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은 처녀지로 그 수요가 크게 열려 있다고 장난감업계 전문지 ‘더 토이 북’ 발행인 짐 실버는 전망했다.
장난감 회사들의 기업체를 겨냥한 새로운 드라이브의 기본 어프로치는 동일하다. 기업체 간부들도 어른 옷을 입은, 기본적으로는 어린아이라는 것. 어른들도 장난감을 필요로 한다!
기업 컨설턴트 하워드 파푸쉬는 “오히려 장난감을 책상 위에 진정 올려놓아야 할 사람은 어린 아이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어른”이라고 지적한다.
장난감을 간부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 판촉물을 만드는 회사들도 장난감 쪽에 각별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기업체 로고를 새겨 넣은 펜이나 모자, 티셔츠, 머그 잔 등을 돌리는 일은 이제 그만.
화장지 등을 만드는 퍼프사(Puffs)는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 통속으로 향하는 그런 판촉물 대신 실리 퍼티사로부터 자사 마크를 넣은 실리 퍼티를 대량 주문, 회사 파티 때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자사의 기본 이미지 컬러인 푸른색 실리 퍼티를 모두들 매우 좋아했고 한 동아리라는 느낌도 가질 수 있어 효과 만점이었다고.
그림을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판인 ‘에취 어 스케치’(Etch A Sketch)를 만드는 오하이오 아트사는 판매부진 속에 비자와 펩시 콜라사로부터 납품을 받아내고 크게 고무됐다. 비자사는 포켓 사이즈의 에취 어 스케치를 1만개를 주문했고, 펩시도 펩시 로고를 넣은 빨간색 에취 어 스케치를 1만5,000개나 주문했다.
슬링키 제조사인 푸프 프로덕트사도 기업체 주문이 늘면서 희색이 만면이다. 금을 입힌 고가의 슬링키가 특히 잘 나가는데 이같은 어른들을 위한 슬링키는 슬링키 중에서 가장 빠른 매년 5% 이상으로 판매가 신장되고 있고 이미 전체 슬링키 판매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 이윤폭도 가장 커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난감 기차 회사인 라이오넬(Lionel)도 월풀사로부터 뜻밖의 대량 주문을 받고 기업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 월풀사는 장난감 기차 세트를 소매 판매처나 직원들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다. 플래스틱 벽돌쌓기인 레고야말로 기업체 쪽으로부터의 주문이 가장 뜨거운 장난감이다. 레고사는 최고 경영층 세미나용으로 아예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세트를 특별 제작, 판매중이다. 주로 최고 경영층의 기업전략 개발이나 창의력 촉발에 이용한다.
전문적 업무에 매달림으로써 똑똑하나, 유연성을 상실한 간부들에게 발상의 전환 바람을 불어넣는 레고 벽돌쌓기의 효과에 반해 세계적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를 비롯, 터퍼웨어, 다임러 크라이슬러사도 이미 열렬한 고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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