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돈만 벌어다 주면/여자는 집안 살림만 잘하면 된다는 전통적 남자·여자의 가치관만 가지고는 가정을 보호하기 힘든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가정을 지키는 일에도 남편과 아내가 꼭 소유·개발해야 하는 필수적 능력들이 있다.

첫째, 내가 옳다고 또는 틀리다고 믿는 원칙들을 가감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가정은 내가 믿는 어떤 옳은 것을 주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전쟁터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원칙들은 우리가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말과 행동으로 강조된 것들로서 머리 속에 원칙이라는 선들을 그리며 기록된 것들이다.

이렇게 기록된 여자는 이래야 되고 남자는 저래야 된다는 선들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것들이 많다. 부부는 서로 자기 뇌 속에 기록되어 있는 모든 선들을 재검토하면서 가정을 파괴적으로 이끌어 가는 선들은 제거하고 부부의 상황에 맞게 서로의 개성을 살리며 서로를 행복하게 하고 서로의 감정을 포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의 선들을 재정립할 수 있는 힘과 지혜가 요구된다.

둘째, 우리 두뇌 속에 깊이 박혀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빼는 것들을 제거하고 능동적으로 사랑을 해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자기의 사랑의 한계성을 검토하면서 그 한계를 넓히면서 살아가는 자만이 사랑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 "삼세번이야. 난 세번 이상은 용서 못한다"는 사람은 어디에서 누군가로부터 세번 이상을 용서할 수 없도록 훈련을 강력하게 받아온 사람이다. 그 한계를 넓힐 수 있을 때 비로소 능동적으로 사랑을 해나가는 사람이 된다.

"남자가 가정 일에 신경 쓰면 칠푼이다"라는 교육을 받아온 사람은 부인이 너무 일에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있어도 소파에 다리를 척 올려놓고 신문이나 텔리비전을 보면서 스스로 정상인 것처럼 착각한다. 이런 사람은 자기가 받아온 교육에 스스로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배우자의 사랑을 서서히 좀먹으며 살아가게 된다.

셋째, 어린 시절의 삶을 현재에 재현시키며 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차가운 아버지 밑에서 힘들게 커온 사람은 자기도 차가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도 차가운 모습을 잘 보게 되어 있다. 엄마의 과잉간섭을 받고 자란 남자들은 부인의 좋은 면이 많아도 다 보지 못하고 아내가 무언가 의논을 좀 하려고 하면 잔소리로 여기며 말도 못하게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게 된다. 그래서 건전하게 대화할 수 없는 관계가 이루어지고 그럴수록 아내는 더욱 더 말을 많이 하게 되고 아내를 과잉간섭 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넷째, 부부로서 서로 상대방의 감정을 가슴으로부터 함께 느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별걸 가지고 다 우네" "그 하찮은 것 가지고 몇 번씩이나 말을 해야 해요?" 같은 대화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껴 주고 있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내 남편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것일 수 있고, 내 남편에게 가장 큰 슬픔을 가져다 주는 것이 내게는 아무 슬픔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중요시할 줄 아는 사람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다섯째, 사람은 성인이 되면 성인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성인들은 결혼 후에도 10대 정신연령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 결혼 후에도 다른 여자나 남자를 사귀며, 성격 조절의 부족으로 부인이나 아이를 때리며, 늦게까지 놀며 술 주정하고, 경제관념이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10대 성장과정에서 정지된 사람을 결혼 후에 부인이나 남편이 키워줄 수는 없다. 이런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 정지된 상태에서 빠져 나와 어른으로 다시 성장해 나가야 가정을 유지하고 자녀들을 건전하게 키울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내 삶의 모습을 재정리하고 내게 부족한 면들을 개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 스스로도 행복하고 상대방도 행복하게 해주고 자녀들의 성공을 보장하며 또 자녀들에게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능력들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는 건전한 남편과 아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