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언대
▶ 이해왕 선교사 (www.kamcar-recovery.org)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중독문제가 있는 가정을 함께 생각해 보자. 한번 내 사랑하는 자녀에게 마약, 도박, 알콜, 또는 인터넷 중독 등 어떤 중독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하고 어디에다 어떻게 무엇을 알아보아야 할 지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암담할 것이다.
전화 번호부에서 1~2군데 봉사기관에 전화를 걸어봐도 기대했던 것과 같은 속시원한 회복 안내를 받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봉사기관들은 부분적인 회복 도움만 제공하고 있어 현재 한 곳에서 모든 치료를 안내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에 진학한 후에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마약을 하기 쉽다는 말들을 하였으나 요즘에는 중·고등 학생 상당수가 술과 흡연은 물론 이미 마리화나를 한 경험이 있고 더욱이 최근에는 엑스터시를 복용하는 아시아계 청소년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어 학부모들의 걱정이 대단하다. 또 자녀들의 인터넷 중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상담 전화를 받다보면 아내가 전화를 걸면 대개 남편의 도박 문제이고 부모가 전화를 걸어오면 자녀의 약물남용 문제인 경우가 많다.
중독증 회복 방법은 ‘병원치료’ ‘주거치료’ ‘외래치료’로 구분되며 상호 연관되어 있다.
병원치료는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된 약물을 축출하거나 극심한 금단증상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1주~1개월 정도 걸린다. 주거치료는 병원치료 다음에 바로 외래치료로 들어가기가 어렵거나 가정에서 중독자를 더 이상 다루기가 힘들 때 주거치료소에 보내며 기간은 약 6개월 정도이다.
외래치료는 병원 또는 주거치료가 끝난 다음에 집에서 기거하면서 학교 또는 직장을 다니면서 1주일에 1번씩 해당 회복모임(GA, NA, AA)에서 회복 동료들과 회합을 가지며 회복 12단계 프로그램 과정을 밟는 것을 말하며 기간은 오래 다닐수록 더 좋다.
상담치료는 병원, 주거, 외래치료 전반에 걸쳐서 회복기관, 가족 또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서 병행하게 된다. 일부 선교회에서 합숙하면서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형태가 주거치료에 속하고 단도박 및 금주모임 등이 외래치료 형태이다.
중독 도박자의 경우는 체내에 축적된 중독 물체가 없어서인지 병원치료와 주거치료를 생략하고 바로 외래치료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과 알콜의 경우 증상에 따라서 병원 또는 주거치료가 더 필요하나 이들도 장기적인 외래치료를 계속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회복도 ‘발전적인 과정’이다.
한번은 알콜 병원 치료시설에서 환자를 2그룹으로 나누어서 조사를 했다. 담당의사가 한 그룹의 퇴원 환자들에게는 구두로만 꼭 알콜 회복모임에 바로 참석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고 다른 그룹 퇴원 환자들에게는 알콜 회복모임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서를 주면서 꼭 알콜 회복모임에 바로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 그룹에서는 한 명도 알콜 회복모임에 참여한 사람이 없었으나 후자 그룹에서는 대부분이 알콜 회복모임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우리들은 그들이 "회복할 의지가 없어서 그렇다"고 말하기보다는 한인사회와 각 회복기관에서 조금만 더 중독 환자들에게 신경을 쓰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회복할 수 있다는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사실 중독증은 가족 전체가 어려서부터 만들어낸 결과이고 또 가족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되는 질병이다. 그래서 가족 전체의 회복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중독자들도 가정에서 한국적인 문화와 대가족의 영향을 받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미국 회복 기관보다는 한인 회복기관이 더 효과적이다. 한인을 위한 회복기관들이 더 생겨나야 하고 병원, 주거, 외래치료 시설들의 균형과 연결의식이 형성되어야 한다. 현재 한인을 위한 병원치료 시설과 마약 회복모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 주거 및 외래치료 가관도 한인 중독자 가정의 숫자에 비해 아주 부족한 형편이다.
중독 문제 특히 약물남용 자녀를 둔 부모들은 Ons Stop(한 곳에서) 회복 안내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100만이 넘는 미주 한인사회에 종합적인 중독증 회복대책과 치료체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사회와 이웃에서 중독자들을 일반 환자들과 같이 대하며 중독자 가정을 이해하고 도와줄 때 그들은 수치심을 덜고 더 회복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아프고 싶어서 일부러 아플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독자들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쩌다 중독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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