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역사의 전과자, 마약중독자 재활 프로그램
샌프란시스코의 범죄 심리학자 미미 실버트(59)는 ‘거리의 대학’을 가꾸는데 평생을 바쳐왔다. 정부 보조금이나 공공기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시작한 재활 프로그램 ‘딜랜시 스트릿’을 30년째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포주, 창녀, 마약 상습범 및 밀매자, 무장 강도나 부랑아 출신 학생들로 붐비는 자신의 콘크리트 캠퍼스를 ‘낙오자들의 하버드’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모두 1만4,000여명의 전과자들과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밑바닥 인생들을 법을 준수하고 정직하며 스스로를 존중하는 모범 근로자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버트의 비결은 문맹에다 별다른 기술도 없는 ‘학생’들에게 동정심을 베푸는 전통적인 상담 방식에서 탈피해 실제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 식당, 서점카페, 이삿짐 센터, 케이터링 업체 등 12개의 딜랜시 사업체를 분양해 주고 직접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사업의 노하우를 터득하도록 한다.
이런 방식으로 실버트는 한 채의 주택을 자산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을 뉴욕,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연간 2,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커다란 제국으로 발전시켰다. 모두 단 한푼의 공공기금 보조 없이 이루어낸 것이고, 지금도 사업체에서 얻어지는 수익과 매년 1,000만달러가 넘는 개인 기부금으로만 운영된다.
지난달 창립 30주년을 맞은 딜랜시 스트릿은 자축연으로 오랜 후원자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상원의원(민주, 캘리포니아)을 위한 디너파티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실버트는 자신의 재활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새 파트너십을 공개했다. 실버트가 물색할 장소에서 사업을 시작할 신세대 전과자들을 자영업자가 되도록 훈련시킬 프로그램을 운영할 전국 규모의 비영리재단이 설립됐고, 파인스타인 의원의 노력으로 이 재단이 1,000만달러의 연방 법무부 기금도 보조받게 된 것이다. 공공기금과 사설기관의 파트너십인 셈이다.
"우리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게 꿈이었지만 정부 기금을 받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실버트는 "하지만 이제 마침내 방법을 찾아낸 셈이다. 돈은 새로 설립된 재단으로 들어가니까 우리 딜랜시 스트릿은 그와 상관없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계속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버트는 알래스카에서 뉴잉글랜드에 이르기까지 사업이 가능한 장소들을 찾아냈다. 이제는 딜랜시 스트릿의 고객이 되기에 적당한 재소자들을 찾아내는 일에 노력을 쏟아야 할 때이다. 그런 후엔 또 지역 판사들을 일일이 찾아가 해당 재소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석방 조치를 취해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
지금까지 실패만 해온 사람들이 과연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까란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버트는 이런 확률 게임에 매우 친숙해져 있고, 또 확신에 차있다. 지난 90년 실버트와 그녀의 학생들은 시에서 리스한 40만스퀘어피트의 공간을 낡은 창고 마을에서 화려한 주거지 및 소매상가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재소자들의 사업체와 500명의 주민을 수용하고 있는 날로 번창하고 있다.
실버트의 부모를 포함한 많은 유대계 이민들이 한때 모여 살던 곳인 뉴욕시의 딜랜시 스트릿에서 이름을 딴 이 재활센터의 시설은 마치 호텔 같은 느낌이다. 수영장은 플로리다의 포시즌 호텔의 것을 본 따 만들었고 150석의 영화관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기증한 선댄스 영화제 시사회장 청사진에 따라 지었다.
지난달 디너파티를 준비하느라 바쁜 사람들에게선 불량기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마약 혹은 범죄의 과거를 지니고 있다. 요리사는 마약 상습범 출신이고 웨이트리스들은 무장 강도였으며 거리의 화가들은 창녀 출신들이다.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는 실버트는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는데 그녀가 이야기할 때는 모든 사람이 귀를 기울여 경청했다.
’브룩스 브라더스’ ‘갭’ 등이 기증한 멋진 옷들을 입은 실버트의 측근들은 가석방 상태의 재소자라기보다는 마치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직원 같은 분위기였다. 실버트 역시 그들과의 연대를 위해 똑같은 옷을 입고 센터 내의 1베드룸 아파트에 산다.
센터는 성범죄자나 정신병 환자는 수용하지 않으며 폭력, 협박, 마약이나 알콜 사용은 강도 높게 단속한다. 이들은 평균 4년간의 교육을 마치고 외부 직장에 배치돼 트럭 운전사, 변호사, 심지어는 보안관이 되기도 한다. 3차례에 걸쳐 총 15년을 감옥에서 보냈고 한번도 직장이라곤 가져본 적이 없는 제럴드 밀러(45)는 10년을 여기에 있으면서 지역 칼리지에서 학위를 받았고 세일즈맨으로서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이제 자동차와 여자 친구, 장밋빛 미래를 지닌 그는 "만일 이곳이 아니었다면 난 벌써 죽은목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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