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턴, 텍사스-장윤호 특파원>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 에이스 박찬호(29)가 오른 다리 햄스트링(hamstring) 부상에서 급속도로 회복해 예정대로 4월1일 오후7시5분(LA 시간) 오클랜드 A’s와의 원정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레인저스 에이스로서의 첫선이다.
자신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베이스커버 수비를 하다가 오른 다리 무릎 뒷부분 인대 바로 위 부위에 햄스트링이 생겼던 박찬호는 28일 팀과 함께 텍사스의 홈인 알링턴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9일 홈구장인 볼 파크 인 알링턴에서 조심과 확인을 해 가면서 16분간 50개의 불펜 투구를 한 결과 적어도 개막전 선발 등판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레인저스 수석 트레이너인 대니 위트는 박찬호가 우측 외야에서 몸을 풀고, 불펜 투구를 하는 동안 내내 옆에서 지켜 보았다. 오스카 아코스타 투수코치와 오럴 허샤이저 단장 특별 보좌역도 긴장하면서 박찬호의 투구 동작 하나 하나를 살폈다. 제리 내런 감독은 "박찬호가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개막전에 확실히 선발 등판한다"고 자신있게 예고했다.
위트 수석트레이너는 "불펜을 무사히 마쳤다. 매우 좋아졌다. 불펜을 하는 동안 내게 어디가 이상하는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걱정되는 것은 수비이다. 투구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베이스 커버를 비롯한 수비를 할 때 아직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찬호 본인의 표정도 밝아짐과 동시에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박찬호는 "괜찮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개막전에 나선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텍사스 제리 내런감독, 안도의 한숨
텍사스 레인저스의 제리 내런감독이 박찬호가 불펜 투구를 마칠 때까지 조마조마했다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찬호가 27일 미네소타와 트윈스의 시범 경기에서 햄스트링이 생긴 이후 단 한 차례도 밝은 표정을 짓지 않았던 제리 내런감독은 29일 박찬호가 불펜 투구를 무사히 마치자 희미한 미소가 비로소 얼굴에 나타났다. 제리 내런 감독과의 불펜 투구 전, 불펜 투구 후의 인터뷰이다.
불펜 투구 전
-박찬호와 이스마엘 발데스, 데이브 버바, 3명의 선발 투수들이 비슷한 부상을 당했다. 오늘 박찬호가 예정대로 불펜 투구를 하는가.
▲박찬호가 오늘 던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던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오늘 너무 바빴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만약에 개막전 등판이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박찬호의 상태를 보아서 조정을 해야 한다. 2∼3게임 뒤에 나설 수 있고, 또 홈 개막전에 등판시킬 수도 있다.
-개막전에 선발 등판을 시킨다는 계획은 아직 변함이 없는가.
▲물론 내 계획(plan)은 박찬호이다. 박찬호-케니 로저스-데이브 버바-덕 데이비스-이스마엘 발데스가 우리 선발 로테이션이다.
<불펜 투구 후>
-박찬호가 어떻다는 보고를 받았는가.
▲물론이다. 낙관적이다.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박찬호가 이끄는 투수진이 9월까지 버텨 준다면 우리 팀은 플레이오프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 박찬호의 4월2일 개막전 선발 등판이 확정됐다.
박찬호가 못던지면 이라부가 개막전 선발 투수였다.
박찬호가 만약 개막전 선발 등판이 불가능했다면 과연 누가 ‘중책’을 맡았을까.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28일 텍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33)가 히든 카드였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제리 내런감독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생각은 해두었다. 이라부가 선발 등판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찬호가 던질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이라부의 개막전 선발 등판은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말았다.
내런감독이 이라부를 점찍은 이유는 간단하다. 박찬호와 투구 훈련 일정이 같았기 때문이다. 이라부는 박찬호의 시범 경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4회에 등판해 5이닝을 던졌다. 박찬호가 불펜 투구에서 ‘메이저리그의 전설’ 놀란 라이언으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았을 때 이라부도 배웠다. 박찬호와 이라부는 불펜 투구, 경기 등판 등 5일을 주기로 짜여져 있는 훈련 일정이 같았다.
그러나 이라부는 텍사스에서 본인이 원했던 선발 자리를 얻지 못했다. 이라부는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조기 등판하는 롱릴리프를 하면서 선발 자리에 부상 등의 공백이 생겼을 때 선발을 맡게 된다. 이라부는 1년 계약에 최저 연봉 50만달러를 보장받았으며 인센티브 등을 통해 최대 2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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