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축구평가전
▶ 포르투칼 참패, 폴란드 참패, 미국 완패
미국이 독일땅에서 독일에 2대4로 졌다. 태극사단과 태극축구팬들의 귀를 의심케 한 진짜사단은 다른곳에서 빚어졌다. 폴란드가 자기땅에서 일본에 0대2로 완패했고 포르투갈은 바로 얼마전 한국이 2대0으로 박살낸 핀란드에 1대4로 참패를 당했다. 그것도 포르투갈땅에서였다.
국제축구연맹 지정 A매치(국가대표팀간 공식경기) 데이인 27일 유럽전훈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국대표팀에 시시각각 전해진 월드컵 D조 라이벌 3개팀이 모조리 백기를 들었다는 전황보고는 반가움에 앞서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러나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 한국팀이 골드컵 부진때 월드컵이 아니라고 자위하며 힘을 추스렸듯이 라이벌들의 ‘어느하루’ 몰락에 너무 희희낙락할 이유는 없다.
포르투갈 1 - 4 핀란드
포르투갈의 홈 18전 무패끝에 첫 패배이자 핀란드전 6승끝에 첫 쓴잔. 침체기때도 안당해본 호된 경험이었다. 루이스 피구·루이 코스타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졌지만 그게 핑계가 될 수 없음은 8,000여 홈팬들이 핀란드에 보낸 박수갈채와 포르투갈에 퍼부은 야유에서 드러난다.
경기양상은 포르투갈의 느슨한 밀어붙이기와 핀란드의 날카로운 역습. 핀란드는 전반9분 카운터어택에서 유나스 콜카가 홀로 남은 수비수 누노 프레샷을 드리블로 제치고 단숨에 문전으로 돌진, 기습선제골을 작렬시켰다. 다시 문잠그기에 들어간 핀란드는 27분 미카엘 포셀의 한방으로 2대0. 포르투갈은 총반격끝에 40분 파울로 콘세이상의 만회골로 반전의 실마리를 푸는 듯했으나 42분 야리 리트마넨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하며 다시 기우뚱. 잉글랜드 프로명문 리버풀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는 리트마넨은 후반8분 포르투갈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골을 박아넣었다.
폴란드 0 - 2 일본
폴란드는 지난해 9월 벨라루스에 진 이후 홈·어웨이 불문무패가도를 달려왔고 일본은 지난해 10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긴 이후 원정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거기서 비롯된 지레짐작은 히데토시 나카타의 발길질에 여지없이 묵사발났다. 필리페 트루시에 감독과의 불화끝에 오래간만에 대표팀경기에 나선 나카타는 현란한 돌파력과 정확한 볼배급으로 폴란드진영을 안방처럼 들쑤셨다. 전반9분 어수선한 수비라인을 틈타 벼락같은 선제골을 잡아낸 것도 나카타. 기세가 오른 일본은 나오히로 타카하라의 추가골로 일찌감치 전세를 결정지었다. 월드컵 대망을 위해 폴란드로 귀화한 나이지리아 출신 간판골잡이 엠마뉴엘 올리사데베는 일본의 조직수비에 막혀 공 잡을 기회조차 드물었고 어쩌다 잡은 기회마저 헛발질로 날렸다.
미국 2 - 4 독일
독일만 아니라 붙박이 최전방 공격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와 플레이메이커 클라디오 레이나가 빠진 미국도 순100%는 아니었다. 경기초반 분위기는 오히려 미국. 전반17분 독일문전 깊숙히 파고든 클린트 매시스가 골대맞고 안쪽으로 빨려드는 선제골을 뽑아냈다. 독일은 전반44분 크리스티안 시게의 절묘한 25m 프리킥 동점골로 수렁탈출.
후반은 독일 페이스. 올리버 누빌(16분)과 올리버 비어호프(18분)가 연쇄포를 명중시키며 추격권을 벗어난 독일은 23분 토스텐 프링스의 슈팅이 또 한번 미국 골네트를 갈라 99년초 미국에게 당한 2연패를 모질게 앙갚음했다. 미국은 매시스가 25분 한골을 만회했으나 더이상 쫓아가기엔 숨이 가빴다.
한편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지네딘 지단의 첫골(12분)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4골을 퍼부으며 5대0 완승을 거뒀고 지역예선 탈락팀 네덜란드는 최소한 8강후보 스페인을 1대0으로 물리쳐 ‘장외 최강’임을 입증했다. 전문가·도박사들이 한목소리로 꼽은 우승후보 0순위 아르헨티나는 아프리카대표 카메룬과 2대2로 비겨 체면을 구겼고 영국옆 섬나라 아일랜드와 카프카스산맥의 작은나라 그루지아는 덴마크와 남아공을 각각 3대0, 4대1로 제압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선수들의 몸집이 올망졸망한데다 공격을 포기한 듯한 철저한 수비위주 전술때문에 실력보다 덜 대접받기 일쑤인 이탈리아는 ‘요즘 최강’ 찬사를 듣는 잉글랜드를 2대1로 잡아채며 저력있는 우승후보임을 다시금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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