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타운내 안혜미씨의 자살에 이어 5일 경비원 김태길씨의 권총 자살사건, 팔로스버데스 허모씨의 절벽 투신사건 등 지난 일주일사이에 2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더글라스 김씨도 유서를 써놓고 경찰에 반항하다 목숨을 잃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LA지역에서 자살한 한인 수가 무려 60여명. 전문가들은 한인사회의 자살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안될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인사회 자살문제를 집중 조명해본다.
■한인 자살 실태
LA카운티 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LA지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은 모두 60여명에 달하고 있다. 연평균 20여명, 한달에 약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98년에 19명(남자 14명·여자 5명), 99년에 24명(남자 18명·여자 6명), 2000년에 17명(남자 14명·여자 3명) 등이다. 올들어 2월까지만해도 LA지역에서 한인 4명(남자 3명·여자 1명)이 자살했으며 1명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한인들의 자살은 목을 매 자살하는 경우와 권총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발생한 자살사건 중 지난 1일의 안혜미(22)씨, 올해초 코로나 기도원의 황미연(42)씨, 지난해 11월의 한인타운 김덕용(35)씨, 10월의 박도식(50)씨, 7월의 이희훈(40)씨 등이 목을 매 자살했다. 이밖에 지난 5일의 경비원 김태길(61)씨, 지난해 11월의 김대철(45)씨, 이태홍(35)씨 등이 권총으로 자살했으며 지난 99년의 백무본(58)씨는 부인 등 일가족 4명을 권총으로 쏘고 자신도 자살했다.
인구대비자살률을 보면 아시안중 일본계가 11.7%로 가장 높으며 두번째로 한인이 9.1%, 세번째가 중국계 4.9%였다. 백인들의 자살률은 14.6%이다. 연간 전국의 자살자수는 3만여명으로 피살자수보다 3배나 많다.
■한인자살 원인
전문가들은 한인들의 자살 원인을 ▲직업·경제적 갈등 ▲건강악화 등 신체적 문제 ▲인간관계 파괴(부부갈등, 이혼,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등등)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며 문제해결에 실패, 우울증 또는 정신질환으로 발전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하는 한인 중 60대 이상 노년층이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40~50대 중년층, 30대이하 청년층 순이다. 중장년층의 경우 생활속에서 쌓일대로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심신이 극도로 피곤해져 충격흡수 능력이 저하돼 자살충동을 느끼게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장수경 임상심리학 박사는 "젊은이들이 더 많이 자살을 시도하나 실제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중장년층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사전에 철저히 자살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
▲장수경(임상심리학자) - 갑자기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좋아하는 일에 관심을 잃을 경우 일단 초기증세가 있다고 봐야 한다. 주위사람들에게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평소 안하던 술 또는 마약에 손을 대고 소중한 소지품을 남에게 줄 경우 바로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조만철(정신과 전문의) - 전에 자살시도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특별히 위험하며 부모, 형제자매 등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잘 지켜봐야 한다. 한인들의 경우 수치심 때문에 상담기관에 도움을 청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히 체면이나 수치심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동호(한인가정상담소 카운슬러) - 우울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당히 위험하다. 자살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볼 경우 주위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shgoo@koreatimes.com
<한인 자살사건 일지>
▲3월5일 - 경비원 김태길(61)씨 근무중 머리에 총 쏴 자살
▲3월1일 - LA한인타운서 안혜미(22)씨 아파트서 목매 자살
▲2월8일 - 리버사이드서 강두용(56)씨 총 쏘며 전 부인 쫓아가다 경찰에 포위되자 총격 자살
▲1월3일 - 코로나 기도원서 황미연(42)씨 목매 자살
▲2001년 11월11일 - LA한인타운서 김덕용(35)씨 아파트서 목매 자살
▲2001년 11월5일 - 실형살고 한국으로 추방된 LA출신 김대철(45)씨 사격장서 권총자살
▲2001년 10월22일 - LA한인타운서 박도식(50)씨 직장에서 목매 자살
▲2001년 7월10일 - LA한인타운서 이희훈(40)씨 아파트서 목매 자살
▲2001년 1월23일 - LA한인타운서 유학생 최남선(36)씨 아파트서 목매 자살
▲2000년 11월29일 -앤젤레스 내셔널 포레스트서 이태홍(35)씨 차 트렁크 안에서 권총자살▲2000년 10월6일 - 뉴포트비치서 이순옥(40)씨 병원 7층서 투신자살
▲2000년 8월27일 - LA한인타운서 김창욱(79)옹 집 차고서 목매 자살
▲1999년 8월27일 - LA한인타운서 백무본(58)씨 부인 등 일가족 4명 총격 살해후 권총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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