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남들이 열심히 돈을 벌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억척스레 한 한인이 있다.
67년도 서울약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약국과 제약회사를 하다가 25년 전 미국에 취업이민 와 약사면허 및 한의사, 침구면허, 문학사 학위증, 영양사 졸업증을 취득한 박경룡씨(60. 브롱스 거주). 현재 브롱스에서 약국과 한의원을 경영하는 박씨는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죽어라 해서 반드시 끝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돈은 크게 못 벌었지만 끈질긴 집념과 남다른 자녀교육으로 딸 셋도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훌륭하게 키워낸 사람이다. 박씨가 여기까지 오는데는 갖가지 힘든 일과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처음 취업이 예정된 알리조나 주의 병원을 마다하고 그는 우선 오하이오주로 가 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직업학교 ‘시다’에서 용접을 배워 콘베어벨트 공장에서 콘베어기계 제조 기술자로 일해 반장노릇까지 했는가 하면 뉴욕으로 건너와서 브롱스에 있는 링컨 병원에서 1년 반 동안 약사 인턴으로 있으면서 먹고살기 위해 청과상 및 생선가게를 하면서 헌츠 포인트시장에 야채를 사러 다녔고, 플턴 어시장에서 생선을 사들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거쳐 그는 결국 링컨병원에서 약사 면허를 취득, 83년도 브롱스에 약국을 개업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약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난제에 부딪치면서 그는 동양의학에 심취, 97년도 약국을 아내에게 맡기고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의 전문 경성대학에 입학, 2년간 공부한 뒤 한의사시험에서 통과돼 면허를 취득했다.
또한 약국을 경영하며 2년간 독학, 미 연방 관리 NCCACOM 침구 및 중국약학 시험에도 합격, 침구면허도 취득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박씨는 "한가지만 갖고 하기엔 역부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한의사 및 침구자격증을 따기 전에도 이미 83년도에 통신을 통해 2년간 독학, 미 영양학교에서 전문 영양사 자격증을 획득했으며 93년도부터 97년까지는 뉴욕총신대에서 문예창작과를 졸업, 문학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이 정도로 자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비즈니스도 마다하고 공부에 열중했다.
박씨가 이렇게 하는 동안 그의 부인 김희자씨(60)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아이들을 보살피며 약국과 가정을 꾸려왔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하는 동안 물론 약국 비즈니스는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아내의 도움으로 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겸손해 한다. 건강과 관련, 간호원과 약사 위에는 항상 의사가 있다는 불가항력의 위치를 깨닫고 뒤늦게나마 관련면허와 자격증을 취득한 박경룡씨.
그는 자식들에게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위치의 자신과 같은 길을 걷지 말라"며 "머리가 없는 꼭대기 공부를 하라"고 권유, 세 딸 모두가 의사,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큰 딸 명수씨(31)는 현재 텍사스 샌 안토니아 공공병원에 외과 소령으로 있고, 셋째 딸 주은씨(31)도 뉴욕 DO의대에서 의학 정골(뼈맞추기) 인턴 중에 있다. 또 둘째 딸은 뉴욕, 및 뉴저지, 메사추세츠 변호사 자격증을 비롯, 연방특허 전문 변호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
박씨가 이처럼 세 딸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한 데는 아무리 그가 비즈니스에는 등한시했어도 단 한가지, 아이들과 항시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적중했다는 것.
"아무리 부모의 잔소리가 싫어도 아이들은 결국 생각의 갈림길에 섰을 때 사랑의 충고를 해오던 부모를 생각하며 따라오게 되어 있다"면서 "그런 아이들은 결코 탈선하지 않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누구보다도 지금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는 박경룡씨. 그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한 벤자민 플랭클린의 말과 ‘반드시 존경하는 사람을 마음속에 가져야 된다’는 생각을 생활신조로 살고 있다.
시간 나는 대로 그 동안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여행과 골프, 부인이 가고 싶어하는 헬스클럽에도 함께 다니면서 생활의 여유를 찾을 계획이라는 그는 언젠가는 꼭 하고 싶었던 ‘사랑의 이야기’가 주제인 ‘역설적 진리’를 소설로 집필, 현재 교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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