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김명욱 (목회학 박사.종교전문기자)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많은 만남을 갖게 된다. 만남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노사연이 부른 <만남>에서의 노랫말 가사처럼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만남은 사람이 가는 인생의 길을 갈라지게 만든다. 좋은 만남은 좋은 길을, 나쁜 만남은 나쁜 길을 열어서 가게한다.
만남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사람과 자연과의 만남. 사람과 사물과의 만남. 사람과 종교와의 만남. 사람과 책과의 만남. 사람과 직장과의 만남 등등. 이렇듯 수많은 만남 중에 가장 중요한 만남은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사람의 가는 길에 가장 중요한 역할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만남에는 또 육적인 만남, 지적인 만남, 정적인 만남, 영적인 만남이 있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만남도 있다.
불가사의한 만남이란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친척간의 만남이다. 불가사의한 만남은 주어진 만남이다. 하늘이 내려준 만남의 고리이다. 만나려고 의도해서 만나는 그런 만남이 아니라 100% 수동적 만남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내려준 혈연적 만남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인생을 달리 살게 한다. 피가 물보다 진함은 불가사의적인 만남에서 나타난다. 제아무리 못난 자식도 부모 보기에는 세상에 제일 잘난 자식으로 보인다. 불가사의한 만남, 혈연, 하늘이 내려준 만남이기에 그렇다. 이런 만남은 설명이 필요없다. 자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함이 불가사의적 만남의 귀결이다.
종교적 만남과 영적인 만남은 일부 상통한다. 인류 즉, 사람은 영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다른 특수성이 영성에 내재해 있다. 종교는 윤리성을 내포한다. 윤리는 도덕성과 보편성을 끌어 자기편으로 한다. 종교와 영성은 진리를 토대로 구축된다. 종교 및 영적 만남은 사람을 일순간 내, 변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정적인 만남은 사랑의 관계를 낳는다. 부부의 만남이 좋은 본보기다. 사랑 없이 어찌 부부가 되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만나 정을 나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은 정적인 만남의 최고치다. 정적인 만남의 문제는 변한다는데 있다. 정적 만남은 목숨 다바쳐 사랑했던 연애시절을 거쳐 결혼, 아이들 낳고, 세파에 시달리며 변해버린다. 경제가 우위에 선다.
지적인 만남은 배움터 즉, 교육장에서의 만남이다. 좋은 스승 밑에 좋은 제자가 태어난다. 소크라테스, 플레이토,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관계. 예수와 열두제자. 석가와 제자들. 교육은 반드시 학교란 터에서만 이루어지진 않는다.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적 배움터도 교육장이다. 좋은 목사, 좋은 사제, 좋은 승려를 만남도 축복이기 때문이다.
책을 만남도 지적 만남의 일부다. 좋은 책 한 권 만나 읽고 생이 변한 사람들. 한 권의 좋은 책은 자신을 변화시킨다. 사상을 낳게하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특히 고전은 인류의 보물들이다. 방대하지만 반드시 만날 필요가 있다. 책과의 만남은 책속의 저자와의 만남이다. 저자와의 만남은 그 저자가 갖고 있는 인격과 사상 등 모든 경험과의 만남이다.
책을 통해 정보를 만난다. 정보는 21세기를 지배하는 현재와 미래사회 주축이다. 정보를 모르면 바보가 된다.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책을 만나야 한다. 인간의 수명을 80으로 잡자. 80평생에 책을 모두 몇권이나 만날까. 책은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좋다. 약이다. 그런데 좋은 책을 골라 만나야만 된다. 잘못 만나면 시간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 만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니 ‘대단’ 정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좌지우지하게 하는 척도가 된다. 직장이란 개념 속에 자기가 하는 사업도 포함시켜 보자. 좋은 직장과 사업을 만난다 함은 적성에 맞는 직장과 사업을 뜻한다. 직장과 사업의 성과와 능률은 일하는 사람의 적성에 맞느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 판가름 될 수 있다. 직장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사람이 직장을 번영시킨다.
사업을 하나의 직장이라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적성에 맞고 형편에 맞는 사업을 만나야 된다. 무리하게 만나서는 안된다. 즐길 수 있는 사업, 기쁨과 보람을 주고, 이웃에게 득과 덕이 되는 사업을 만나야 한다.
이웃에 해를 주며 자기 뱃속만 채우는 사업은 만나지 말자. 양지를 지향하는 사업이나 직장을 만나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이다. 만남은 생의 활력소다. 만남의 미학(美學)을 통해 생을 멋있게 살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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