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캔들), 밸런타인, 화이트, 블랙, 로즈(옐로), 키스데이…’
한국에서 매월 14일은 나름대로의 기념일로 존재한다. 일명 ‘14th days’.
그 가운데 유래를 밝힐 수 있는 날은 밸런타인데이 뿐. 물론, 각각이 명칭이 달리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밸런타인데이가 국적불명이라고 캔들 데이로 바꾸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 실정. 하지만 ‘14th days’는 신세대뿐만 아니라 30-40대 사이에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14th days’의 정체는 무얼까?
먼저, 첫 달인 1월 14일은 ‘다이어리데이’. 일년 동안 쓸 수첩을 연인에게 선물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할 때는 그 안에 기념일이나 생일 등을 표시하는 것도 아이디어라고.
2월 14일과 3월 14일은 각각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다. 한국식은 밸런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으로, 화이트 데이는 여자에게 남자가 사탕을 선물한다.
하지만 미국에 살면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기만 하려는 남자들은 핀잔 받기 일쑤. 화이트데이가 없는 미국의 밸런타인데이는 남녀 서로가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4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에 남자 친구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지 못한 여자와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주지 못한 남자가 만나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날. 이날은 옷을 비롯해 구두, 양말, 액세서리까지 검정 색으로 입어야 하고 먹는 것도 자장면을 먹고 카페에 가도 블랙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블랙데이’.
5월 14일은 블랙데이까지 애인을 사귀지 못한 사람이 노란 옷을 입고 카레를 먹어야 독신을 면한다는 ‘옐로데이’. 또한 5월은 장미의 계절로 데이트에 안성마춤이라 연인끼리 장미축제에 가는 날로 ‘로즈데이’라고도 한다.
6월 14일은 ‘키스데이’ 또는 ‘레드데이’. 이 날은 연인들이 입맞춤을 하는 ‘키스데이’. 하지만 이 날까지도 연인을 못 만든 사람들은 빨간 홍당무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 날이라 ‘레드데이’라고도 칭한다.
7월 14일은 학교 선배, 직장 상사, 부모님 등 윗사람에게 자신의 애인을 선보이는 날인 ‘실버데이’. 그 자리에 나온 윗사람은 데이트 비용을 최대한 보조해야 한다고. 또한 이 날은 커플링이나 목걸이, 팔지 등 은제품을 선물하는 ‘실버데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8월 14일은 ‘그린데이’.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산을 찾아 삼림욕을 해보는 날. 한편으로는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신세한탄하며 그린소주를 폭음하는 날이라 ‘그린데이’로 불린다고.
9월 14일은 ‘뮤직데이’나 ‘포토데이’. 나이트클럽이나 콘서트를 가거나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서 사진을 찍는 날. 주로 이날은 자신의 연인을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에게 공식화하는 의미를 갖는 날.
10월 14일은 깊어 가는 가을에 연인과 붉은 와인을 마시는 분위기 있는 날이라 ‘와인데이’
11월 14일은 오렌지 주스를 마시거나 오렌지를 선물하는 ‘오렌지 데이’. 연인들이 영화를 보는 날이라 ‘무비데이’라고도 한다. 이날 보는 영화는 주로 공포영화나 야한 영화가 주를 이룬다고.
12월 14일은 연인끼리 포옹하는 것이 허락되는 날이라 하여 ‘허그데이’. 또는 이날은 주로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펑펑 쓴다는 의미로 ‘머니데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러한 ‘14th days’는 상업적 목적이 짙게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상업적 비난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불황을 겪고 있는 한인업소들에게는 ‘14th days’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불황극복의 1순위는 바로 ‘14th days’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꼭 ‘14th days’는 아니더라도 매달 한가지씩 이벤트를 준비하면 매상에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리고 고객의 가치관과 소비패턴을 무시하고는 매출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너무도 명백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14th days’의 교훈은 오는 손님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한인 가정에서도 ‘14th days’처럼 한 달에 하루를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가정의 날’로 정해 실천한다면 행복한 가정은 이미 보장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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