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 램스 20-17 격파…‘지상 최고의 창’부러뜨린‘최고 방패’로 우뚝
“양들의 침묵.”
“타이타닉의 침몰”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예상을 뒤엎고 수퍼보울 XXXVI(36) 챔피언에 올랐다.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됐던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20대17로 누르고 NFL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의 시즌을 완성했다.
천하무적이라던 램스의 ‘창’은 패이트리어츠의 ‘방패’에 부딪쳐 어이없게 부러지고 말았다.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 경기종료 1분30초전 동점을 이루며 대역전극을 노렸지만 램스의 ‘지상 최고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경기종료와 동시에 골대 한중간을 가른 패이트리어츠 키커 아담 비나티에리의 ‘끝내기’ 필드골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패이트리어츠는 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수퍼돔에서 벌어진 NFL 결승전 2쿼터에서 램스의 잇단 실수를 틈타 일찌감치 승세를 잡았다. 램스에 0대3으로 바싹 붙어가다가 램스 쿼너백 커트 워너의 인터셉션과 백업 와이드리시버 릭키 프롤의 펌블을 곧바로 터치다운으로 ‘환산’시켜 14대3 리드를 안고 해프타임에 들어갔다.
올시즌 단 한번도 8점이상 뒤떨어져 본 경험이 없는 램스는 4쿼터 초반 패이트리어츠의 실수로 반격의 기회를 잡아 동점을 이루며 수퍼보울 사상 첫 연장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마지막 1분30초를 버티지 못해 수퍼보울 사상 최대 이변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1쿼터 (패이트리어츠 0-3 램스)
처음부터 패이트리어츠가 원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램스 활화산 오펜스에 전진은 허용하되 엔드존 침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구부러지되 부러지지 않기(Bend, but don’t break)” 작전이 패이트리어츠의 빌 벨리첵 감독이 원하는 대로 펼쳐졌다. 필드골 2개를 내줘도 터치다운 1개로 받아치면 7대6으로 앞선다는 계산이었다.
선공에 나선 램스는 마이크 마츠 감독이 플레이마다 다른 포메이션을 선보이며 패이트리어츠 디펜스를 혼란에 빠뜨리려 했다. 그러나 패이트리어츠는 마치 공이 어디로 가는지 미리 알고 있는 듯 램스 공격수가 공만 잡으면 벌떼처럼 밀려들었다.
램스는 쿼터백 커트 워너가 5명 리시버에 골고루 패스를 안겨주며 득점의 실마리를 풀려했지만 첫 쿼터 종료 3분15초전 키커 제프 윌킨스의 50야드 필드골로 선취점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2쿼터
(패이트리어츠 14-3 램스)
수비에서는 램스 쿼터백과 백업 리시버의 실수, 오펜스에서는 팀의 제2 리시버인 데이빗 패튼을 활용, 램스의 오른쪽 코너백 덱스터 맥클리안을 집중 공략해야한다는 작전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2쿼터 중반 램스 쿼터백 워너가 첫 실수를 저질렀다. 패이트리어츠 수비수가 뛰어들어 패스를 서두르게 만든 결과, 패이트리어츠의 올프로 코너백 타이 로가 아이작 브루스를 향해 힘없이 날아가던 패스를 가로채 사이드라인을 질주했다. 47야드 인터셉션 터치다운 리턴.
3대7로 뒤진 램스는 곧 반격에 나섰지만 백업 리시버 릭키 프롤의 펌블로 전반 종료 1분20초전 패이트리어츠에 공격권만 넘겨주고 말았다.
패이트리어츠는 램스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호되게 받아쳤다. 패튼이 램스 코너백 맥클리안을 따돌리고 쿼터백 탐 브레이디의 8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내 수퍼보울 사상 최대의 이변이 점점 무르익어 갔다.
◆3쿼터
(패이트리어츠 17-3 램스)
램스 쿼터백 커트 워너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가 패이트리어츠의 3점추가로 직결됐을 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쿼터였다. 램스의 마이크 마츠 감독이 해프타임에 들어가 어떤 재정비를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풀리는게 없었다. 역시 선수를 치는데 강하지 응수에 강한 감독은 아니었다. 패이트리어츠는 3쿼터 막판 코너백 오티스 스미스가 워너의 패스를 인터셉트, 추가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키커 아담 비나티에리가 37야드 필드골을 적중시켜 14점차로 달아났다.
◆4쿼터
(패이트리어츠 20-17 램스)
패이트리어츠의 USC 출신 라인배커 윌리 맥기니스트가 어처구니없는 반칙을 범하는 바람에 램스가 대반격을 펼쳤다.
패이트리어츠는 마지막 쿼터가 시작된지 약 5분만에 램스 쿼터백 워너의 펌블을 주워 97야드 터치다운 리턴으로 우승의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패스를 받으러 나가는 램스 러닝백 마샬 포크를 맥기니스트가 레슬링식 태클로 쓰러뜨린 것이 들통나 24대3 리드가 단숨에 17대10 스코어로 돌변했다.
패이트리어츠의 문전에서 다시 기회를 잡은 램스는 워너의 2야드 러싱 터치다운으로 점수차를 터치다운 1개로 좁힌 뒤 경기종료 1분30초전 워너의 패스를 받은 프롤이 27야드를 질주, 엔드존에 뛰어들며 극적으로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36년 수퍼보울 역사상 첫 연장전의 드라마는 펼쳐지지 않았다.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가 침착하게 전진을 지휘해 ‘버저 비터’ 필드골의 발판의 마련해 냈고, 패이트리어츠의 키커 아담 비나테에리는 결코 동료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48야드 필드골을 적중시킨 비나티에리의 발의 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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