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 강한 팀은 따로 있다.
디펜딩 수퍼보울 챔피언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비롯, 필라델피아 이글스, 그린베이 패커스, 오클랜드 레이더스 등 포스트시즌에 강한 팀들이 일제히 승리를 거두며 2002 NFL 플레이오프가 8강으로 압축됐다.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사족을 못쓰는 마이애미 돌핀스와 탬파베이 버카니어스는 올해 역시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고, 샌프란시스코 49ers는 패커스 플레이오프 안방불패 신화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뉴욕 제츠도 1주전 정규시즌 피날레에서 물리쳤던 레이더스에 패하고 일찌감치 휴가를 떠나게 됐다.
12∼13일 이틀에 걸쳐 벌어진 NFL 와일드카드 라운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볼티모어 레이븐스 20-3 마이애미 돌핀스
디펜딩 수퍼보울 챔피언의 압승이었다. 레이븐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승리로 간신히 플레이오프 대열에 올랐지만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철통수비를 앞세운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이 빛났다. 반면 돌핀스는 여전히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사족을 못쓰는 ‘쑥맥’이었다. 5년 연속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면치 못했다.
레이븐스는 13일 적지에서 돌핀스를 20대3으로 완파하고 21일 컨퍼런스 탑시드 피츠버그 스틸러스와의 충돌코스에 올라섰다. 양 팀은 올해 2차례 대결에서 각각 원정 팀이 승리, 1승1패를 기록했다. 4강 진출권이 걸린 3번째이자 파이널 대결은 피츠버그에서 벌어진다.
레이븐스는 이날 수비가 지난해 우승팀을 연상케 하는 선전을 보인데다 와이드리시버 트레비스 테일러가 돌핀스의 올프로 코너백 패추릭 세테인을 2차례 따돌리고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내 가볍게 타이틀 방어의 첫 관문을 뚫었다.
돌핀스는 NFL을 통틀어 유일하게 지난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른 결과가 초라하다 못해 비참하다. 5개 플레이오프 경기를 합쳐 무려 16대161로 짓밟힌 충격에서 어떻게 헤어날지 의문이다.
▶탬파베이 버카니어스 9-31 필라델피아 이글스
포지션별 매치업상 우승후보 0순위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최대 난적으로 평가되는 이글스가 버카니어스를 31대9로 완파, 베어스의 소굴인 시카고로 ‘곰 사냥’을 떠난다 간다. 3년에 걸쳐 3개 플레이오프 경기 연속 단 1개의 터치다운도 뽑아내지 못한 버카니어스의 토니 던지 감독은 구단 사상 유일 5할이상 승률에도 불구 곧 해고될 전망이다.
원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NFL 최악 무승6패·토탈 스코어 42대152) 버카니어스는 이날 쿼터백 브래드 잔슨이 인터셉션 4개를 던져 도마에 오른 감독의 체면을 살려줄 수가 없었다.
던지의 후임으로는 뉴욕 자이언츠를 2차례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만든 뒤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 뉴욕 제츠를 수퍼보울로 끌어올렸던 명장 빌 파셀스가 거론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49ers 15-25 그린베이 패커스
구단 역사상 홈구장에서 단 한번도 져 본적이 없는 패커스와 49ers의 차이는 0.5초였다. 패커스 쿼터백 브렛 파브의 총알패스가 49ers 디펜스가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보여주기만 하면 어김없이 뚫었던 반면 49ers 쿼터백 제프 가르시아의 패스는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0.5초 길었던 탓에 수비가 가능했다.
전반에는 49ers가 7대6으로 앞섰지만 패커스는 3쿼터에 파브가 백업 와이드리시버 코리 브랫포드에 51야드 롱패스를 적중시키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7대15로 역전을 당한 49ers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 가르시아가 제3 리시버 타이 스트릿츠와 합작, 15대15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49ers는 이어 패커스에 필드골을 허용해 다시 3점을 뒤진 뒤 가르시아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달리던 터렐 오원에 던진 패스가 인터셉트되는 바람에 무릎을 꿇었다. 0.5초가 늦어 역전 터치다운이 인터셉션으로 변해 분루를 삼켰다.
▶뉴욕 제츠 오클랜드 레이더스
3연패의 미끄럼을 타고 정규시즌을 마감했던 레이더스가 노장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의 눈부신 활약에 힙입어 제츠를 35대24로 꺾고 1주전 정규시즌 피날레 패전을 설욕했다.
레이더스는 12일 홈구장에서 제츠와 난타전을 벌인 결과 38대24로 승리, 다음주 AFC 동부조 챔피언이자 AFC 2번시드인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레이더스는 이날 리시버 라이스가 쿼터백 리치 개넌의 패스를 9개를 받아 191야드 리시빙(1 터치다운)을 기록했고, 경기 막판 80야드 러싱 터치다운으로 쐐기를 박은 러닝백 찰리 가너가 158야드를 뜯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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