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풀기 훈련이란 없다.
^한국 대표팀이 9일 미국 도착 후 첫 훈련을 샌디에이고 힉맨 필드에서 오후 3시부터 진행했다. 전날 한국에서부터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를 고려, 이날 훈련은 오후에 한 차례만 실시됐지만 이 시간 만큼은 여전히 강도 높게 훈련을 가져 히딩크 감독식의 지옥 훈련이 이번 미국 전훈에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히딩크 감독의 훈련은 끝나고 나면 선수들이 손 하나 까딱할 힘이 없을 정도로 가혹하게 시키는 것이 특징. 종전 대표팀의 경우 하루 두 차례 훈련을 하면 오전에는 주로 몸을 가볍게 풀고 오후에는 제대로 된 훈련을 했지만 히딩크 사단의 경우 오전 훈련만 마쳐도 땀에 흠뻑 젖을 정도. 특히 기술이 떨어지는 한국 선수들로 월드컵 16강에 가는 길은 체력 뿐 이라며 한국 축구에 대한 파악을 마친 후 훈련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 해 12월 서귀포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급격히 선수들의 움직임이 급격히 둔해진 것도 체력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그 전에 훈련을 강하게 받은 영향 때문이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미국전에 이기는 것 보다 우리 선수들이 체력을 쌓아가는 훈련 과정에 더 중점을 두겠다 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전지 훈련도 특별히 골드컵 대회나 친선 경기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체력 사이클을 맞추기 보다 6월의 월드컵 대회에 맞춰 계속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될 전망이다. 거기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세부 전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등 추가로 요구되는 내용들이 많아 훈련은 강도와 집중도 면에서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예정이다.
^한국 대표팀은 앞으로 이틀 정도만 하루 한 차례 훈련을 갖고 시차 적응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오전, 오후 모두 훈련을 가질 계획이다.
[대표축구]히딩크, 선수들에 대한 정신, 육체적 파악 끝났다
^ 모든 파악이 끝났다.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56)이 이번 미국 전지 훈련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에 대해 체력적인 면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까지도 파악을 마쳤다며 자신감을 보여 한국 대표팀의 향후 훈련이 더욱 내실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그간 선수들의 체력적인 면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분석으로 역시 선진 축구 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평과 함께 외국인 감독은 어쩔 수 없다 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해온 사실.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듯이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히딩크 감독은 일일이 성격의 장단점을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들의 내면에 대한 분석이 끝난 상태. 그래서 최근에는 심리적인 면에 있어 선수들에 대한 충고와 언급이 크게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김태영(32ㆍDF)에 대해서는 강인한 것도 좋지만 때에 따라 성질을 죽일 필요가 있다 는 주문을 자주하고 있다. 활발하고 자신감이 넘쳐 종종 성실성과 진지함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이천수(21ㆍFW)는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경기 중 교체를 시켜버리면서까지 성격 다스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차분하고 조용한 최태욱(21ㆍMF)을 놓고는 동료 선수들 중 너무 얌전하다며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모르는 소리다. 정말 심지가 강한 선수고 지금 그대로가 좋다 며 본인 보다 더 오래 알고 지낸 다른 대표 선수들을 머쓱하게 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 현 시점에서 선수들의 겉과 속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축구]현장메모-호텔 너무 좋아
^ 이런 숙소는 처음이야.
^미국 전지 훈련을 시작한 히딩크 사단이 숙소로 사용하는 호텔의 훌륭함에 감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이 묵고 있는 호텔은 샌디에이고 배이에 위치한 로우스 코로나도 배이 리조트.
^이 리조트는 작은 길로 육지와 연결돼 있을 뿐 사실상 섬처럼 돼 있는 지형에 건설돼 있어 어디서든지 요트들이 떠 다니는 멋진 바다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건물들도 높고 위압적인 고층 호텔식이 아니라 낮은 빌라 형태로 늘어서 있어 안락하기 그지 없다.
^중심부의 주 건물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솟아오른 용궁처럼 보일 정도. 밤이면 멋진 일몰이 펼쳐져 마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번화가와는 멀리 떨어져 있고 외진 곳에 홀로 위치해 선수들이 밖을 나돌아 다닐 일도 없어 훈련지 숙소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대한축구협회가 숙소를 정할 당시만 해도 이런 곳인지는 몰랐다고 한다. 휴양지인 이 곳에 숙소를 구하기가 힘들었던 탓에 자세한 정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여행사를 통해 간신히 구한 호텔이 바로 이 리조트.
^숙박비가 다소 비싸(방 하나 당 215 달러) 한동안 선수별로 방을 혼자 써 오던 대표팀이 이번에는 한 방에 두 명씩 들어갔지만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 특히 이런 시설을 이용해볼 경험이 없었던 어린 선수들은 마냥 신나는 모습이다.
^대표단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쌓인 선수들의 피로를 확실히 풀어 주는 이 곳의 안락한 분위기로 인해 이번 전지 훈련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축구]히딩크, 축구만 아는 바보 되지 마라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56)에게 칭찬 받을 줄 알고 했다가 오히려 혼나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나는 축구 밖에 모른다 이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축구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분야에 관심이 없으면 싫어한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결국 축구를 잘 하는데도 장애가 된다는 생각이다.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인간 자체를 풍성하게 만들고 이는 축구를 멋지게 하는데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본인이 가장 먼저 실천하고 있다. 이번 미국 원정길에서 한국 대표 선수단의 짐 중 히딩크 감독의 것이 가장 크고 무거웠다. 자신의 다양한 취미를 위한 즐길 거리들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어디 갈 때 책을 여러 권 갖고 다닌다. 책을 읽을 때는 한 권씩 읽지 않고 몇 권을 동시에 읽는다. 물론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음악광이라 CD도 잔뜩 가지고 다니고 역시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한꺼번에 듣는다.
^이렇다 보니 상식도 풍부하다. 지난 해 8월 네덜란드 원정길 비행기 안에서 희한한 장면이 벌어졌다. 히딩크 감독이 스튜어디스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타이르는 모습이 목격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과 관계된 뭔가를 물어 봤는데 전혀 모르자 월드컵을 치르는 국민으로서 그럴 수가 있냐고 한마디한 것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기본적인 상식이 없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원정지에서 선수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예전에는 눈치를 보면서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젠 보란 듯이 내놓고 자신을 가꾸는 시간을 갖고 있다.
[대표팀]고종수, 윤정환 발탁 가능성 희박
^여전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고종수(24ㆍ수원 삼성), 윤정환(32ㆍ세레소 오사카)의 대표 재발탁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져 가고 있다.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56)은 최근 측근들과 자신의 선수 선발 방식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이 자리에서 재차출 문제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홍명보(34ㆍ포항)에 대해서만 부상으로 못 뽑는 것 이라고 예외를 뒀다고 한다.
^나머지 선수들에 대해서는 다시 차출을 안 하는 선수들은 이미 수많은 심사숙고를 거쳤다 고 말해 우회적으로 고종수와 윤정환의 재발탁 문제는 이미 물 건너 갔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일단 뽑았다가 다시 안 부르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 뒤에도 그들에 대해 여러 차례 경기 비디오를 점검하며 나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는지를 철저히 검토한다 고 설명하고 즉흥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며 세간의 비난을 반박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결국 고종수와 윤정환은 히딩크 감독이 가장 중시하는 세 가지인 정신력, 체력, 스피드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포지션인 플레이 메이커가 현 대표팀에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없이 가도 괜찮고 필요하다면 현재 선발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만들어 보겠다 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 메이커는 감각적인 패스 능력만으로는 없는 이만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체력과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팀 전체의 수비력과 공격시 기동력 저하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고종수와 윤정환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계속 재발탁 문제가 불거지기는 하지만 히딩크 감독 체제하에서는 월드컵 무대를 밟는 일이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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