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끈한 타력 뒷받침 - 투수무덤 구장, 심리적 부담 걸림돌’
96시즌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는 내년 시즌 데뷔 후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됐다. 더욱이 새로운 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박찬호가 맡게 될 임무는 ‘제1선발’이라는 중책. 97시즌 이후 5년 간 75승(평균 15승)을 올린 박찬호가 내년에도 꾸준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주장과 돌출 변수를 이기지 못하고 시련을 맞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긍정적 요인
18승을 올렸던 지난 2000시즌의 구위만 보여줘도 박찬호는 나무랄 데 없는 제1선발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텍사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LA 다저스보다 박찬호에게 유리한 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끈한 타선.
LA 타선이 ‘물 방망이’로 조롱을 받는 반면 텍사스는 화끈한 타력이 돋보이는 팀이다. 아메리칸 리그 팀 홈런 1위(246개) 타율 3위(.275) 득점 3위(890개)에 오를 정도로 활발한 공격력이 큰 장점이다. 다저스 시절처럼 점수가 앞서고 있는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후 빈약한 공격력을 탓하며 전전긍긍해야 할 일은 없어진 셈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10년 2억 5,200만 달러)의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비롯 파워 넘치는 강타자 라파엘 팔메이로, 정확성이 돋보이는 프랭크 카탈라노토가 타선에 포진하고 있다. 카탈라노토가 3할3푼의 고타율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리그 홈런(52개) 및 득점 1위(133개)를 기록한 로드리게스와 팔메이로(47홈런 123타점)가 뒤를 받쳤다. 또한 텍사스에는 공수겸장의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가 안방을 지키고 있다. 타력이 빈약한 ‘반쪽’ 포수 채드 크루터에 비할 일이 아니다.
▲ 풍부한 불펜.
리그 팀 방어율 최하위(5.71)에 머무른 텍사스는 올 시즌 후 FA 첫 계약자 토드 반 포펠, 제이 파월에 160㎞의 강속구가 돋보이는 잔 락커까지 영입, 중간 계투진 보강에 전력을 다했다. 올 시즌 28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제프 짐머멘과 21홀드를 기록한 마이크 베라프로도 건재, 내년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런 든든한 중간 계투진 덕에 선발 박찬호의 어깨는 한층 가벼워 질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23퀄리티스타트(6이닝 동안 3실점 이하)를 올린 2000시즌엔 18승을 따냈지만 26퀄리티스타트의 올해는 15승에 그쳤다. 갈수록 중간 계투진의 지원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텍사스에서는 일단 리드만 지키면 승리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 부정적 요인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 마운드의 큰 별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어려움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바뀐 홈 구장이나 심리적인 부담감 등은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타자들을 위한 홈구장.
텍사스의 홈 구장인 알링턴 볼파크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인 쿠어스필드와 함께 투수들에게 절대 불리한 곳으로 꼽힌다. 올 시즌 10년 간 2억 5,200만 달러의 비싼 몸값을 받는 ‘귀하신 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유격수 사상 최초로 52홈런을 기록했지만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타자들에게 절대 유리한 구장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알링턴 볼파크는 해발 168m밖에 되지 않지만 건조한 날씨 때문에 공기 저항이 적어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자주 나온다. 외야 파울 지역이 절대 좁아 타자들로선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좌측(101m), 좌중간(119m)에 비해 우측(99m), 우중간(116m) 펜스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좌타자에 약한 박찬호로서는 고전할 우려가 있다.
반면 지난 8년 간 홈이었던 다저 스타디움은 알링턴 볼파크와 달리 투수들에게 절대 유리한 구장이었다. 박찬호는 올 시즌 홈에서 18차례 선발 등판, 10승 4패 방어율 2.36이라는 발군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5승 7패 방어율 4.83(17게임)으로 부진했다.
▲마음이 편해야.
박찬호가 새 정착지로 삼은 텍사스는 LA에 비해 한인 수가 절대 적다. 댈러스와 인근 지역을 포함 5만 여명의 한인이 있긴 하지만 박찬호가 등판할 때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우던 LA에서와 같은 열광적인 응원을 기대할 수 없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최초의 동양 선수인 박찬호는 또 동료들과의 화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박찬호에 앞서 입단한 잔 락커(인종차별 발언)를 비롯 칼 에버렛(심판 폭행) 등 개성 강한 선수들과 어떤 호흡을 일궈낼 지 의문이다. 더욱이 제 1선발로서, 팀 내 투수 최고 연봉 선수로서 걸맞는 성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할 경우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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