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움직이는거야.”
이 한마디로 스타가 된 신민아(17)와 ‘제2의 정우성’으로 불리는 장혁(25). 말없기로 소문난 배우다. ‘화산고’에서 근엄과 엉뚱함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장혁, 검도부 주장’빙옥’으로 영화에 데뷔한 신민아가 만났다. 어떻게 대화를 나눌까. 난공불락!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두 사람. 친근한 듯 인사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자가발전. 我不思(아뿔사)! “누가 말없다 그랬냐” 싶은 듯 따발총 토크가 이어진다. 체급이 높은 장혁의 선제공격. “경수라는 캐릭터는 아직 또렷한 정체성이 없는 인물입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같은. 물론 만화적인 캐릭터이기도 하지만요. 이를테면 ‘오즈의 마법사’의 출연자들인 용기없는 사자나 가슴없는 허수아비 같은 존재랄까요.”
장혁이 웅변조로 설명하자 신민아가 한 수 걸친다. “아, 오빠 정말 말 많이 늘었네. 싸이더스 합병식에서 처음 만났을 땐 인사 한마디만 주고 받았잖아요. 우아 근데….”
장혁 “말이 많아진 것은 너도 마찬가지지. 영화 촬영 초기만 해도 ‘예’ ‘아니오’만 했었는데.”
신민아 “난 목소리가 늘 어색한 것 같아서 아예 말을 안 하는 게 버릇이 된 것 같아요. 아직도 어색한데, 그래도 영화촬영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어색한 느낌을 많이 지울 수 있었던 거 같아”
(잠시 플래시 백. 오디션맨으로 불리던 장혁은 나름대로 고생 끝에 드라마 출연이이어졌다. 그러나 늘 ‘기대주’. 한 건 터지는 것이 없었다. 이때 매니저 정훈탁 “너 무식하면 배우 못해. 하루 책 두 권씩 읽어.” 그 말을 듣고 1년간 장혁은 “진짜” 하루 두 권씩 읽었다.)
장혁 “내가 좀 돌쇠 타입이야. 옛날 생각난다. 97년인가 드라마 ‘모델’ 촬영할 때 딱 두줄 짜리 대사를 32번 NG를 낸거야. “제가모…델이 된 이…유는…”뭐 이런 식으로 엉키는 거지. 카메라를 보면 앞이 그야말로 뿌옇게 보였어. 그런데 이제 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학교 때도 잘 읽지 않았던 책을 읽는다는 것, 그런 것을 자신의 직업에 접목시키기 시작하면 글쎄 할말이 많아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넌 아직도 공부 잘하지. 촬영할 때도 짬짬이 교과서를 보고 있었잖아”
이때 신민아의 매니저가 “바쁜 스케줄에도 반에서 10등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예쁜 데 공부까지!. 그러자 장혁은 “얘는 감기가 걸려 덜덜 떨면서도 병원 한번 안간 ‘진짜 독한 애’라고 덧붙인다. 새침한 인상의 고2. 걱정도, 욕심도 많은 소녀지만 한번 말을 시작하면 자기 생각을 또렷또렷 밝힐 줄 아는 따뜻한 얼음공주. “얼음공주 병원 가는 것 봤어요?”
신민아 “요샌 사실 공부보다‘화산고’ 흥행이 더 신경 쓰여요.”
장혁 “부산서 고등학교 다닐 때 직업반에 가려 했어. 체육대학도 갈까 했었고. 그러다 연극학원에 다녔는데 수업도 안하고, 술도 마시고.뭔가 다른 생활이더라. 대학(서울예전)에 들어갈 땐 왜 연극하느냐는 질문에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만 대답했어. 확실히 연극학원과 진짜 배우 생활은 많이 다른 것 같애.”
신민아 “저도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니까 이를테면 아직 몰라도 될 어른들의 비리(?)같은 것을 너무 일찍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오빠는 오빠 연기가 어때요?”
장혁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다 옛날 드라마 ‘햇빛 속으로’을 봤거든. 예전에는 “대단한 카리스마야. 하하하” 했었는데, 그 순간엔 후회 되더라. 그 안에 빠져있을 때는 결코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내가 TV에 많이 캐스팅 된 것도 IMF 이후야. 아마 나처럼 약간 ‘없어 보이는’ 서민적인 스타일을 캐스팅할 여력이 그 때쯤 생긴 것 아닐까.”
신민아 “사실 CF(‘미에로 화이바’ ‘웰라’)나 ‘뮤직비디오’(god의 ‘니가 필요해’ , 브라운 아이즈의 ‘위드 커피’)로 얼굴을 많이 알리기는 했지만, 연기자로서 신민아는 글쎄. 촬영을 많이 할수록 내가 봐도 연기가 좋아지는 것은 보이는데,‘조금 더’라는 생각만 계속 남아요.”
장혁은 정우성과 많이 달랐다. 아직 정교하지는 않지만 생각도, 할 말도 많은 새내기. “제2의 정우성이요? 처음엔 덕 본 게 많았죠. 하지만 이제는 내가 그리는 나의 세상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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