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플러싱에 볼일이 있어 아내와 함께 갈 때였다. 그랜드센추럴파크 하이웨이를 타고 라과디아 공항 앞을 지날 때다. 밤 하늘에 떠 있는 보름 달이 얼마나 밝던지, 둘은 누가 먼저라기 보다 “와, 너무나 아름답다!”고 탄성을 질렀다. 플러싱까지 계속 차를 몰며 달을 보고 가면서 우리는 달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내가 먼저 “저 달에서 이 지구를 보면 똑 같이 지구도 저 달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일꺼야” 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그럼 이 지구도 저 달처럼 아름다운 빛을 내겠네”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날, 달과 함께 그림처럼 밤하늘에 걸려 있던 작은 조각 구름들. 달과 구름. 그것은 정말 자연이 만들어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달은 지구를 돌고 있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혹성(planet)이다. 우리가 밤하늘에 보는 달빛의 아름다움은 태양이 비추어서 보여지는 것이다. 지구는 태양을 돌고 있다. 지구도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혹성이다. 달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도 태양빛을 받아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에 보일 것이다.
태양을 중심 삼아 돌고 있는 혹성은 지구를 포함해 모두 아홉 개이다. 태양을 포함해 이 아홉 개의 혹성을 태양계라고 부른다. 천체과학자들은 이 아홉 개의 혹성 말고도 열 번째 혹성 ‘X’가 있다고 하여 열심히 관측하고 있다. 지구는 태양을 돌고 있는 혹성이지만, 지구를 돌고 있는 혹성도 있다. 그게 바로 달이다.
나이를 따지자면 태양이 약 50억년 살. 지구는 약 45억년 살이란다. 앞으로 약 45억년이 지나면 태양이 커져서 초신성이 되고 그러면 폭발하게 된다고 한다. 태양이 폭발하면 지구의 생명도 마감이다. 그 때까지 인간이 지구 안에 살아 존재할런지는 모른다. 그러나 태양이 커지면서 그 열에 의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태양이 폭발하기 전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태양은 은하계의 한 별이다. 별은 스스로 헬륨폭발을 통해 빛을 내는 존재들이다. 그 별들이 은하계 안에만 수 천 억개가 있다. 태양, 즉 지구를 보살피고 있는 이 별은 은하계 바같쪽에 속해 있는 별들의 군상중 하나이다. 노랗게 빛나는 이 태양은 별 들 중에서도 나이가 좀 들은 별에 속한다.
은하계 내의 수 천 억개 별들은 은하계의 중심을 따라 회전하고 있다. 그리고 수 천 억개의 별을 지닌 은하계가 또 이 우주엔 수 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아직 인간의 과학으로 그 은하계가 얼마나 있는지, 또 어떻게 퍼져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추세다. 인간의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이같이 광대무변한 우주의 끝과 넓이는 아직도 그 파악이 묘연한 상태다.
태양계와 은하계 내에 인간을 비롯해 식물, 동물 등 생명을 지닌 혹성은 지구밖에 없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 그 어느 별이나 혹성도 생명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생명의 존엄성이 바로 여기에 근거한다.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의 보루가 바로 지구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구는 스스로 빛을 발하진 못해도 태양계를 비롯 은하계 내에서도 유일무이하게 가장 가치있는 혹성이 되는 것이다.
가치를 읽을 수 있는 눈은 아름답다. 가치란 희귀성을 내포한다. 돌을 보고 가치있는 존재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는 작지만 가치가 있다. 그만큼 희귀성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도 가치가 있다. 인간이나 다른 모든 동물과 식물도 다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생명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 하지만, 돌과 다이아몬드와 모든 생명을 함께 품고 있는 이 지구는 더욱 가치가 있다.
이 우주 안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나’의 존재 가치다. ‘나’란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희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는 가치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의 가치는 ‘너‘가 있음으로 더 더욱 빛나게 된다. 밤 하늘 조각 구름속에 떠가는 달을 보며 “아름답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가치도 ‘나’라는 개체를 통해 나타난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과, 아름다움을 마음에 그릴 수 있는 사람들로 세상이 넘쳤으면 좋겠다. 나와 너, 달과 지구, 태양과 별들. 모두가 다 소중한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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