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사회는 워너브라더스사의 채널11(WB11)의 ‘사람이 개를 문다’ 보도 이후 각 한인 언론사간의 상반된 논조에 따라 의견이 양분되어 있다.
한 언론사는 ‘과장 왜곡보도’로 한인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전 한인이 분연히 나서 강력 대응할 것을 ‘선동’하고 또 다른 언론사는 일부 한인들이 개고기를 찾음으로써 생긴 일이니 문제를 확산시키기보다는 ‘자숙’하는 편이 피해를 적게 본다고 강조하고 있으니 한인사회가 혼란스럽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어느 신문의 논조가 옳고 그름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제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한민족에게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전통문화가 많다. 특히 우리의 정신문화가 배어 있는 음식문화는 매우 독특하고 창의적이어서 세계인들의 입맛을 놀라게 하며 찬사를 받곤 한다. 뉴욕 일원의 한식당을 가봐도 이제 외국인들끼리 와 한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이렇듯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전통적 미풍양속은 해외에 사는 우리 1세대들이 앞장 서 간직하고 계승하며 후손에게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전파, 세계화의 흐름 속에 세계인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최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개고기 식용판매, 소위 말하는 ‘보신탕’은 어떠한가.
해외에 나와서까지 계승발전 시켜나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나는 개고기 식용이 우리의 ‘전통문화’나 ‘미풍양속’ 범주에선 분명 벗어나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의 일반인들은 개고기 식용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식인종에 버금가는 야만인으로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개고기 식용을 허용하는 국가마저 야만국으로 각인 될 정도이니 월드컵 주최국으로 더 망신당하기 전에 자제를 촉구하는 바이다.
물론 나도 서구인들의 문화 우월적 사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민의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이민자로써 현지 국민의 기존 가치에 정면 배치되며 강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안이라면 우리는 이곳에서만큼은 자제를 넘어 아예 근절해야 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다.
WB11의 보도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은 한인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 보도가 완전히 인종차별적 시각에서 기획된 오보라면 우리는 당연히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 그러나 어떤 길이 진정 한인사회를 위하는 길이고 또 그와 같은 언론사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길인지는 냉철히 따져본 후 나서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믿는다.
달리 말해 감정적 한풀이식 맞대응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보다는 이성적으로 그러나 단호하고도 끈질기게 법적 대응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언론은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생명. 따라서 이번에 과장보도나 오보로 인해 억울하게 오명을 뒤집어 쓰고 손해를 본 사람들에게 법률 자문팀을 구성해 주고 또 몇 년이 소요될 지 모를 법정싸움 기금을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개고기 사태가 있기 직전까지 한인사회 이슈는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샌디 파버 시장의 인종차별적 한인비하 문제였고 그의 행위를 성토하며 법정투쟁까지 불사하는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그런데 한인사회가 ‘개고기’에 묻혀 있는 사이 어느덧 상황은 역전돼 데이빗 정씨 측이 되레 고소 협박을 당하는 사태로 변해 버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을 아웃사이더라고 지칭한 파버 시장이야말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기 때문에 한인사회 차원에서 대응하며 끈질기게 법적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감정 대응으로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곰곰히 따져 볼 때이다. 그 감정 대응의 선두에는 항상 무책임한 한인언론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반성하며 지금이야말로 언론이 정론으로 한인사회를 선도하기 바란다.
조국의 빛나는 전통과 문화유산 그리고 미풍양속은 해외동포사회 어느 곳에까지라도 계승을 해야겠지만 한국에서조차 많은 사람으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는 일부의 먹거리 습성을 ‘고유 음식문화’로 격상시켜 해외로까지 전파, 세계인의 반감을 사는 일은 안 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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